'가오갤'.. 노력해봤지만 넘기 힘든 벽이었습니다.
MCU의 국내 개봉작 전편을 극장에서 보신 분들이 많지 않은 이유는 <캡틴 아메리카 : 퍼스트 어벤저(2011)>의
공식 관객 수가 514,417명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저는 MCU 개근에 있어 가장 중요한 퍼즐이 되어버린 퍼스트 어벤저를 극장에서 본 사람 중 한 명입니다.
아마 저처럼 퍼스트 어벤저를 N차 관람한 사람도 있고, 퍼스트 어벤저 관람 이후 마블 영화를 끊으신 분들도
계실 것이며 (추가적으로 발할라로 떠나신 분들도 계실테니...) 현존 국내 개근 멤버의 숫자는 보수적으로 추산하면
30만명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해봅니다.
그런 제 레이스에 가장 큰 시련으로 다가 온 작품은 바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였습니다.
1편부터 오늘 관람한 3편에 이르기까지 아무리 집중을 하고 보려고 해도 어떠한 교감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따지고 보면 가오갤의 세계관 자체가 어벤저스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지라 이 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도 아니고
OST는 또 어떻습니까. 거를 곡이 없을 정도로 훌륭한 선곡이 감성을 자극합니다.
영화가 끝나도 플레이 리스트는 끊임 없이 반복 재생하곤 했으니까요. ^^
그럼에도 마블의 모든 작품을 통틀어 유독 이 시리즈만 보면 집중이 안 됩니다. ㅠ
오늘 본 3편이 가오갤의 마지막 작품이라는 말을 듣고 혹시나 이번엔 다른 느낌을 받지 않을까 싶어 조조 상영회차에
극장을 찾았지만 역시 허사였고요. 영화를 봄에 있어 굳이 노력까지 해가면서 봐야 하나 싶다가도
왠지 모를 오기가 생겨서 계속 두드려 보긴 했지만 항상 결과는 같네요.
그럼에도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무렵 두 가지 이유로 인해 왠지 뭉클했는데
첫번째로 각 등장인물에 대한 애정이 없는 것은 아니기에 캐릭터에 대한 애잔한 감정이 발동했습니다.
그리고 두번째 이유로는 제 딴에는 노력했는데 끝내 이뤄지지 않은 교감에 대한 작은 원망 같은게 있었습니다.
사실 이 부분은 오늘 불현듯 발생한 감정이 아니라 오랜 세월 동안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며 누적된 것인지라
그 근원에 대한 생각도 좀 해봤더랬는데 확신까지는 아니지만 제가 도출한 나름의 답안은 이렇습니다.
저는 80년대부터 프로 레슬링을 사랑한 골수팬입니다.
하지만 WWE의 슈퍼스타들 중 배우로 전향한 분들이 출연하는 작품에는 도무지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헐크 호건의 '람지', '죽느냐 사느냐'에서부터 로우디 로디 파이퍼, 더 락, 존 시나 등의 출연작 중 다수를 봤지만
감동을 받거나 재밌게 봤던 작품은 단 하나도 없었다는 것을 자각했습니다.
데이브 바티스타의 경우도 링에서 활약할 당시 현지로 직관을 갔을만큼 애정했던 레슬러인데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려 노력해도 그가 기괴한 분장을 하고 마블 영화에 출연한다고 할 때부터 이미 마음이 틀어졌던 것 같습니다.
어찌 보면 그들이 링에 섰을 때의 모습을 뜨겁게 사랑했음을 반증하는 셈도 되겠지만 두 가지의 모습을 공히
사랑할 수 없음이 잡식성으로 영화를 보는 저로서는 실로 가슴 아픈 부분이기도 합니다. ㅠ
오늘도 노력해봤지만 역시나였습니다.
가오갤을 즐겁게 보신 모든 분들... 많이 부럽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런 좋은 느낌을 공유하지 못함이 살짝 슬픕니다.
아.. 그리고 작은 노력의 일환으로 특수효과의 힘이라도 빌려보고자 조만간 용포디에서 2회차를 해볼까 합니다.
여기에서는 뭔가 다른 체험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
두서 없이 너무 긴 글을 썼습니다.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모두 즐거운 영화관람 하세요!
네버포에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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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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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용포디에서 특수효과 체험이라도 신나게 한 번 더 해보고 싶어서 2차 도전해봅니다.
저도 다가서보고 싶은 욕심이 컸던 것 같기도 합니다.
여기에 프로 레슬러 출신 배우가 등장한 것도 제게는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였던 것 같고요. ^^
그래도 이번 3탄은 안졸고 재미있게 봤습니다.
후기를 읽어보니 영화 자체의 장단점에 의한 불호가 아닌 특정 배우에서 비롯된 마음의 영향이 큰 듯 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이번 가오갤3는 본연 그대로의 것을 사랑하라고 말하는 듯 한데요.
작성자 분께서도 일종의 편견을 갖지 마시구 박대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면 좋을 것 같네요 ㅋㅎㅎ
아이러니하게도 그 드렉스를 통해 위 주제를 말하니까요.
아무래도 한 번 접한 스토리이다보니 집에서 케이블 티비를 보는 것과 비슷한 느낌의 다소 릴랙스된 상태에서 볼 수 있었고요.
당장은 어렵지만 시간이 흐른 뒤에는 어쩌면 가오갤에 대해 지금보다는 호의적인 감정이 생길 수도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이와 비슷했던 전례들도 있으니까요. ^^
가오겔의 방향성이 저랑은 좀 안 맞더라고요.
제 주변에도 1편을 최고로 꼽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저는 애석하게도 이 시리즈의 스타일 자체가 제 취향에 맞지 않았고
1,2편은 모두 극장에서 4번씩 관람했고, 3편도 2회차까지 하는 등
나름 애를 써봤지만 저와 안 맞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 같습니다. ㅠㅠ
다만 어벤저스를 즐기는데 있어 가오갤이 차지하는 비중이 실로 컸고
바티스타를 제외한 나머지 캐릭터들 역시 꽤 괜찮았다고 생각합니다. ^^
1~3편의 극중 삽입곡들 역시 모두 훌륭한 선곡이었다고 생각하고요.
제가 좋아한 시리즈는 아니지만 아름다운 안녕을 외쳐주고 싶습니다.
(이기적으로 말하자면) 더 안 봐도 되어서 기쁜 마음도 조금 있고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