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랑지구 2' 봤습니다. 1편 좋았다면 추천하는 프리퀄

제목은 2지만 프리퀄 영화고요. 세계관을 확장하며 1편 이후의 이야기를 다룰 3편 떡밥도 던집니다.
원래는 수십억년의 수명이 있다는 태양이 100년 뒤 소멸되려 하고 그로 인해 인류 전체에 위기가 닥치자, 지구 자체를 거대한 우주선처럼 만들어 다른 행성으로 이주하는 웅장한 계획이 '유랑지구'인데요. 1편에선 이미 여행을 시작한지 수십년 지난 뒤의 이야기를 다뤘죠. 2편에선 여행을 시작하기 전 인류가 분열을 겪다가 단합해서 위기를 해쳐나가는 과거의 모습들을 다룹니다.
먼저 이 영화는 중국 영화니까, 중국인 캐릭터들이 세계를 지키는 영웅으로 나오는 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1편의 주인공이었던 오경이 디지털 기술로 디에이징돼서 젊은 시절 모습으로 활약합니다. 그리고 유덕화가 본의 아니게 악역 같은 캐릭터로서 유랑지구 계획을 방해하는 역할을 합니다. 여기까진 저는 별 거부감은 없습니다.
그런데 분열된 인류를 일깨우고 단합시키는 중국 정부의 대표자 장관 캐릭터가 나와요. 현실이라면 절대 화합할 수 없을 각국의 대립, 갈등이 이 사람이 연설만 하면 해결됩니다. 여기서 어색함을 느끼거나 소위 중뽕이 심하다고 느낄 수 있겠습니다. 근데 재밌는 건 이 중국 대표가 미국의 과학자 칼 세이건, 마가렛 미드의 말들을 인용해요. 공산당의 논리가 아니라 말이죠. 이 부분에 관해선 제작진의 설명을 한번 듣고 싶네요.
그밖에 다른 단점으로 주로 서양인 캐릭터들의 연기가 어색하고 때론 과장돼 있습니다. 캐스팅 좀 신경 쓰지 말이죠. 영어 쓰는 캐릭터말고 러시아인 캐릭터 비중이 큰데 러시아어로 연기를 잘했는진 모르겠네요.
그래도 이런 단점들을 물량공세 스펙터클, 세계적인 SF 작가인 원작자 류츠신의 기발한 발상으로 꽤 커버를 해줍니다. 영화 초반의 우주 엘리베이터를 배경으로 하는 액션들이 정교하고 박진감 있고, 후반에 지구와 충돌하려 하는 달을 폭파시키는 미션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못잖은 상당한 스케일로 전개됩니다. 눈물샘 자극하는 신파 장면도 있지만, 이 정도 규모의 영화에 기본적으로 들어갈 양념 정도라 봅니다.
이야기는 1편엔 없던 AI와 가상현실까지 더 깊게 다루는데, 할리우드 영화와는 색다른 방식으로 그 두 가지를 다루는 게 좀 신선합니다. 중국식 유물론적 사고라고 할지... 이 부분은 미스터리한 떡밥들을 남기고 있어서 3편까지 봐야 판단이 될 것 같네요.
중뽕 요소를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볼 수 있다면 스케일 크고, 신선한 SF 재난 영화로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엔딩 후 크레딧 영상이 잠깐 흐른 뒤 쿠키 영상 있는데 중요한 이야기들 나오니 꼭 봐야합니다.
golgo
추천인 7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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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편 예고까지 있다니 더더욱😁

스포라 자세히 말할 순 없고... 모 일본 애니스러운 떡밥이더라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