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바운드] 내 인생 최고의 실화영화 중 하나
[리바운드] 내 인생 최고의 실화영화 중 하나
장항준식 코미디
영화 <리바운드>는 딱 봐도 감이 오는 한국식 코미디 영화이다. 여기에 장항준 감독 특유의 개그감이 가미된다. TV예능에서 보여주던 그 촐싹맞음과 유쾌함이 영화에 전반적으로 녹아내리는데 장점이자 단점이다. 개인적으로는 단점에 더 가까웠다. 안 그래도 엔딩까지 뻔히 보이는 영화인데 개그 때문에 영화가 더 가볍고 촌스럽게 느껴졌고 극장까지 왔는데 자꾸 TV를 시청하는 느낌이 올라왔다. 그럼에도 관객 분위기가 점점 좋아지니 그 긍정적인 분위기에 동화되는 건 기분 좋은 느낌이었다. 요약하자면, 진중감 없어 아쉬웠지만 스크린에서 해피바이러스를 퍼뜨리는 느낌이 좋았달까?
족구왕에서 코치왕이 된 안재홍
가장 대단한 것은 뻔한 것을 뻔하지 않게 보여주는 힘이다. 안재홍의 연기가 딱 그랬다. 정말 좋았다. 약간 과잉 연기 씬들은 장항준 감독의 디렉팅이었겠거니 하는 추측이 되는데 안재홍을 거치니 그것도 나름대로 나쁘지 않았고, 전체적으로 정말 연기가 좋았다. 특히 이 영화는 후반부(본선 진출~결승전)가 정말 빛나는 영화인데, 뻔하고 밋밋할 수 있는 초중반을 안재홍이 멱살 잡고 이끌어간다. 만약 안재홍의 연기가 안 받쳐졌다면 후반부까지 가기 전에 영화가 가라앉았을 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괜찮은 실화영화의 탄생
위에서 언급했듯 <리바운드>는 딱 봐도 감이 오는 영화이다. 한 치의 벗어남 없이 포스터와 예고편이 보여주는 그 방향 그대로 나아간다. 플롯, 웃음포인트 등 내러티브가 딱 예측 범위에 들어가 있는 영화이다 보니 '뻔하다', '전형적이다'라는 느낌이 쉽게 든다. 게다가 애초에 이런 영화는 대개 '청춘의 꿈'으로 시작해 '언더독의 실패, 그리고 재도전', '마침내 기적으로 써낸 성공으로 해피엔딩' 대개 이런 구성 방식이다. 한마디로 중꺾마로 돌진하는 영화. 그 . 런 . 데 이게 실화라는 게 대박이다. 실화 모티브도 아니고 그냥 실화이다. 제 아무리 뻔한 성장물, 뻔한 청춘드라마라 해도 내용 자체가 '있었던 이야기'이니 관객들은 더 몰입할 수 밖에 없다. 역시, 각본 없는 드라마가 가장 짜릿하다.
그래서인지 마지막에 배우와 실존 인물이 겹쳐지는 모습이 정말 좋았다. 감동적이면서도 싱크로율 그 자체에 놀랐다. 현실고증 디테일 무엇? 실제 이야기도 서프라이즈급인데 영화의 현실 고증이 정말 잘 되어서 내 인생 최고의 실화영화 중 하나로 기억될 것 같다.
후반부에 아쉬웠던 부분을 굳이 찾자면, 안재홍의 독려 씬에서 너무 노골적으로 메시지들을 뿌리는 게 느껴져서 약간의 유치함과 그 때문에 손발이 좀 오글거렸지만(사투리도 좀 어색했음) 뭐 '고교대전'스러운 연출이었다고도 본다. 여담이지만 이 씬에서 분명 더 신파적으로 터뜨릴 수 있었는데 일부러 조절한 것 같다.
독려 씬 끝나고 다시 경기장으로 들어갈 때 BGM으로 깔려지는 'Fun. - We Are Young'은 정말 최고의 선택이었다. 진짜 누가 골랐는지 몰라도 이거야말로 적재적소의 배치. 보면서 조용히 엄지를 치켜세웠다.
[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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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될 수 밖에 없는 <슬램덩크>는 허구지만 <리바운드>는 실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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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바운드>. 스포츠 영화로써의 역동성도 기대 이상으로 구현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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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끝났구나' 싶을 때가 종종 있지만, 사실 그럴 때마다 새로운 기회는 다시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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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반 전에 개봉했던 <카운트>와도 상당히 비슷하다 (이준혁 배우님은 '리바운드'와 '카운트' 모두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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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의 영화 1호 투자작이 <리바운드>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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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성 배우님은 김은희&장항준 작품에 정말 엄청 자주 등장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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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램덩크>처럼 멤버 한 명 한 명 모두 조명을 받으니 괜히 기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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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희와 녹양>에서 눈여겨 봤던 안지호 배우가 까불이라고 나오니 괜히 기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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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사람으로서 아는 장소들이 자주 나오니 괜시리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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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전 4쿼터에 부산 중앙고 선수는 5명 중 3명만 뛰었는데, 그럼에도 그 쿼터는 점수차가 10점 밖에 안났다'.. 이것만으로도 진짜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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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좋아지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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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은 10점 만점에 8점. 근데 위에서 언급했듯 점수 상관없이 굉장히 좋은 실화영화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창민쓰
추천인 10
댓글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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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좀 아쉽던데 뭐 사람마다 평가가 각기 다르니깐
슬램덩크 아맥때매 걱정되는데 잘되었으면 좋겠네요
게다가 <슬램덩크>는 23년도 개인적 No.1 영화입니다!헤헷


봐야하나 고민중...인데...이 글을 보고 많이 기울었어요...
장항준 감독의 개그 코드 안 맞아서 중반까지 진짜 힘들게 봤는데
배우와 실제 선수들 겹치는 장면에 감탄했습니다.
권투로 치면 계속 실점하다가 마지막에 KO 승을 하는 느낌.

그런 느낌일까? ㅋㅋㅋㅋㅋㅋ


독이든 성배라 없는겁니다

거짓말같은 실화도 그렇고요
단지 넘을수없는 슬램덩크의 긴 서사시를
짧은 2시간에 담기는 영화가 이길수가 없으니
사람들이 슬램덩크와 비교하게되는거죠
슬램덩크 2시간vs리바운드 2시간이면
리바운드가 무조건 이기죠

컸다니요 ㄷ ㄷ ㄷ
뻔하고 예상가는 스토리였음에도 불구하고 재밌게 봤다는 말이 공감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