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펜서' 주관적 끄적임 (스포o)
감독: 파블로 라라인
평점
★★★★☆
한 줄평
'찬란하면서 아름다우며 애환이 담긴 매 순간 프레임 안으로 들어가 스펜서를 안아주고 싶었다.'
'왕관, 자리, 지위의 무게가 아닌 시선들의 중압감'
'고결, 고위, 품위 속 시든 가장 아름다운 여인'
the most impressive line
' 윌리엄 소령이 다이애나 병사에게 묻겠다.
뭐 때문에 슬픈지 소령에게 말해라. ' -윌리엄
' 과거 때문입니다. '-다이애나
' 현재가 아니라? '-윌리엄
' 내 생각엔 미래 같아.'-해리
' 전하는 치료가 아니라 사랑이 필요해요. '
다이애나 왕세자비를 탐미하는 영화로 크리스마스 이브, 크리스마스, 박싱데이 총 3일을 다룬다.
왜 스펜서를 괴롭게 할까, 외도를 하는 남편, 내연녀와 똑같은 선물을 하며 관심도 주지 않고 규율에 맞추라는 말만 한다.
그 외 그레고리경, 왕실 하인, 청소부, 옷관리인들은 스펜서를 걱정하지만서도 그녀가 미쳐가고 있다는 소문을 퍼뜨리며 그녀의 모든 행동, 몸무게, 입는 옷가지까지 모든 것을 관여한다. 말한마디, 행동 하나하나 모든것이 감시당하고 통제당하는 삶을 사는 다이애나.
그녀는 자신의 생가도 못 가는 고역을 겪게되고 자신의 이름까지 잃는다. 자기자신을 찾기 위한 스펜서의 여정.
왕세자비 다이애나가 아닌 스펜서 가문의 발랄한 여자 스펜서로.
매순간 스크린 너머 스펜서를 안아주고 싶었다. 위로해주고 싶고 슬픔을 덜어주고 싶었다. 그녀가 기대는 사람은 오직 아들 윌리엄과 해리, 그리고 오랜 하인 매기이다.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거식증까지 앓고 있는 스펜서.
그녀는 자신의 아름다움과 품위에 옭아매어져 밥을 먹으면 화장실로 가 토를 한다. 먹은 음식을 배출한다는 느낌보다는 자신의 영혼을 내보내는 느낌이다. 분명 화장실은 사람이 대소변을 배출하거나 세면대에서 용모를 깨끗이 정돈하는 곳이지만, 다이애나는 자신의 일부를 배출하는 것처럼 자기자신을 잃어간다.
얼마나 자유롭고 싶었을까. 왕실에서 주는 최고급 요리들이 아니라 드라이브 스루로 먹는 kfc도 좋다.
드레스만 입는 다이애나보다는 모자를 푹눌러쓰고 후드티를 입은 스펜서가 좋다.
얼마나 괴로웠을까, 자신이 외도를 하는 사람으로 누명을 쓰고 죽임을 당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녀의 떨리는 목소리와 눈빛, 손은 마음을 아리게한다.
모든 사람들이 똑같은 대답, 위선적인 대답, 품위를 지켜라, 당신은 왕세자비이다, 라는 말들을 듣는 스펜서. 왜 그녀를 틀에 가두려고만 하는가. 그녀는 왕세자비라서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한 여자로서 아름답다. 모든 옷들이 어울리며 거식증으로 인해 얇고 가는 몸은 정말 금방이라도 부러질 것 같다. 마치 허수아비처럼. 입히고 싶은 옷만 입히고 외부에 전시하듯이 스펜서를 그러려고 했다.
진주 목걸이.
그녀를 옭아매던 진주 목걸이. 외도의 결과물. 진주목걸이를 끊어서 씹어 먹어도 다시 나와 그녀의 목에 안착되어있다. 얼마나 슬픈가. 벗어날 수가 없다.
클래식.
마음을 찢는 듯한 현악기들의 절규와 마음을 떨리게 하는 피아노. 아름답지만 슬픈 연주. 마음을 파고든다. 다이애나를 위한 노래인가, 그녀의 마음을 잘 대변해준다.
아들 둘과 함께 햄버거를 먹으러 떠나는 길에 흘러나오는 팝송은 일시적으로라도 해방감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