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스즈메의 문단속] 다음이 더 기대되는 작품
스즈메의 문단속을 보고 왔습니다.
감독이 지난 두 편을 통해 이어왔던 주제의 근원을 파고 들어갔네요
주인공의 개인사를 직접 동일본 대지진과 관련지었다는 점에서
이제 하고싶은 이야기를 모두 털어낸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아마 다음 작품은 전혀 다른 주제나 소재를 다루지 않을까요?
유려하고 세밀한 작화는 여전히 좋았습니다.
적어도 이 정도는 되어야 극장서 보는 맛이 나지 싶은 완성도... 그런 거 있잖아요.
감독의 작품들이 예전 지브리와 비견되는 이유이기도 하고.
특히나 시간의 흐름에 따라 구름의 모양과 하늘빛이 변하는 과정을 타임랩스 식으로 구성한 연출이나
처음 뒷문을 발견하게되는 장소에서 CG를 활용한 배경을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방식 등이 기억네 남네요.
작중 한 캐릭터의 취향(?) 덕분에 흘러간 옛 노래들이 나오는데
이래저래 미디어와 관련된 곡들이 많아서 저도 괜히 추억여행 했습니다.
예컨데 그 남자 그 여자의 사정 오프닝 떠올린다거나
이야기는 크게 나쁘지 않았습니다.
재난을 막으려 동분서주하는 인물의 이야기지만 실상은
'재난 이후'에 관해 말하고 있는 작품이지요.
주인공의 여정에서 만난 이들이 그녀를 직간접적으로 포옹하는 것을 반복적으로 보여줌으로서
여전히 거대한 재난의 기억을 품고 있는 피해자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연출적인 측면에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데요
'고양이를 쫓아간다 사람들을 만난다 미미즈 등장 문을 닫는다'로 이뤄지는 구성이
지나치게 반복된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물론 매번 연출이나 상황이 달라지고
그 속에서 조금씩 정보를 보여주고는 있습니다만.....
더불어 뭔가 진지한 얘기를 나누다가 뭔가 깔끔하게 끝을 내지 못하고
꼭 남자 캐릭터가 '하하하하' 어색한 웃음을 터뜨리는 방식은 게을러 보였습니다.
그 연출 자체가 어색하고 난망한 것과 별개로 너무 반복해서 나오잖아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다음 프로젝트는 무엇일지 영화를 다 보고 나니 궁금해졌습니다.
너의 이름은 부터 이어진 3 작품과는 다른 무언가가 될지 아니면 또 같은 이야기를 다룰지.
개인적으로 전자이길 바라게 되네요.
아는 노래들 나와서 속으로 흥얼거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