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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TV 넷플릭스)마이코네 행복한 밥상 시즌1-리뷰

 

마이코1.png.jpg

 

 

이 드라마를 본 뒤에 글에 넣을 사진을 캡처하려 보니, 몇몇 OTT에서 애니로 공개되어 있더군요. 그리고 한국에서는 아니지만 코믹스로도 정발되어 있었습니다. 역시 원작이 있는 작품을 드라마나 영화로 만드는 일에서, 일본은 단연코 최고의 국가가 아닌가 싶어요.

 

들어가기 전에. 마이코? 게이코?

일본 책을 읽으며 자연스레 접한 제가 아는 정도의 지식은. 게이샤를 교토지방에서 부르는 명칭이 게이코인데 게이코가 되기 전 15세에서 20세까지 수련생들을 마이코라고 부른다, 정도. 게이코의 오이란은 마이코에 비해 단출하다, 그리고 수련생 마이코는 아랫입술만 붉게 바른다, 정도입니다. 

물론 상당히 미화된 이야기인 줄 압니다. 얼마 전까지도 미성년 성 착취 대상에 대한 고발이나 르포타주에서 다루어지던 이야기, 반면 현재는 이러한 성매매나 성 착취는 없다고 주장하기도 하죠. "아니다, 내지 없다"는 아마도 매우 높은 확률로 아닐 거라 생각합니다. 

 

이들이 활약하는 곳이 흔히 우리가 아는 요정입니다. 료테이, 라고 부르죠. 요정, 하면 연상되는 이미지들 있을 텐데요, 현재는 내국인보다 외국인 위주의 관광으로 연회를 여는 료테이가 꽤 있다고 합니다. 

현재 즉 오늘도 교토의 료테이에 예약을 하면 이러한 마이코와 게이코가 온다고 합니다. 적게는 10만 원 정도의 연회에 공연을 하고 함께 담소를 나눈다고 하네요. 

 

 

이러한 일본의 전통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의 이름이 올랐습니다. 일단 저는 고레에다 감독님 열혈 팬입니다. 한국에서 볼 수 있는 감독님의 작품 빼놓지 않고 다 봤죠, 최근 <브로커> 역시 아주 약간의 아쉬움(아마 다들 아실 듯한)도 없지는 않았습니다만 충분한 감정이 전해져서 감동적으로 보았습니다. 

 

<마이코네 행복한 밥상>으로 들어가 볼게요. 

키요와 스미레(모리 나나와 데구치 나츠키)는 단짝입니다. 갓 고등학생이 되는 둘은 아오모리 지역에 홍보를 온 마이코에게 빠져서 인생의 항로를 조금 일찍 정합니다. 

드라마에서는 깊이 다루어지지 않습니다만 마이코는 모든 교육을 담당하는 곳(가게라고 할지, 드라마에서는 바 사쿠가 있는 곳입니다)에서 게이코가 되기 전까지 일종의 "도제식으로" 모든 비용을 담당해준다고 합니다. 게이코가 된 뒤로는 독립하되 역시 자신이 자란 가게에 소속해 보통은 일한다고 합니다.

교토로 온 키요와 스미레는 함께 교육을 받지만 마이코에 천부적인 스미레에 반해 키요는, 그만 나가는 게 어떠하냐는 제안을 받습니다. 그즈음에 "하필" 허리를 다친 가게의 마카나이(요리사)로 인해 키요는 음식을 도맡아 하게 됩니다. 이후는 상상하는 또는 기대하는 단계의 음식과 마이코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뭐 이런 정도의 줄거리. 

 

이런 류의 드라마에서 한국인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드라마라면, 아마도 <심야식당>이 아닐까 싶습니다. 음식을 아이콘화시켜 그 음식에 대해 가게에 오는 손님과 찰떡같은 케미로 버무리고 감동적인 결말에 다다르게 하지요. 

이런 정도를 기대하신다면, 아마도 실망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야기의 주인공이 키요와 스미레 두 명인 것처럼, 플롯 역시 마이코와 그 외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그런 탓에 음식에 집중하는 모습은 없습니다. 아마도 심야식당 생각하며 보시는 분들에게는 많이 심심하실 듯합니다. 

또 이러한 드라마에서 정말이지 닳고 닳아 반드시 나온다고 할, 음식을 앞에 두고 눈물 흘리는 상투적인 장면도 등장합니다. 그런데 다른 드라마라면 이러한 눈물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마련인데 마이코네 행복한 밥상에서는, 왜(정말 뜬금없었거든요), 하고 보게 되더군요. 

결론으로 달려가 보면, 마이코네 행복한 밥상은, 키요와 스미레가 각자의 자리에서 하나의 인격체로 자리 잡아가는 성장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키요는 요리사로, 스미레는 마이코로. 즉 음식은 부수적인 그래서 거의 기능성을 잃은 장치일 뿐 거의 모든 내용이 키요와 스미레의 성장에 맞추어져 있습니다. 그 관점에서 드라마를 본다면 훨씬 즐길 게 많다는 사실을 꼭 짚고 싶습니다.

 

9편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변화-오타후쿠-금기-소원-선택-짝사랑-병-축제-출발> 등입니다.

이 9편의 에피소드는 유기적으로 마이코가 겪거나 격어야 할 모습들을 나이대 별로 보여줍니다.

어린 소녀들이 시골에서 교토라는 대도시로 오는 변화와, 요리에 들어서는 키요에 어울리는 제목인 오타후쿠.

이혼하고 은퇴한 마이코가 불쑥 돌아와 다시 일하려 하는 금기.

각자의 역할을 하려는 키요와 스미레의 소원, 그런 가운데 청혼을 하는 남자로 인해 게이코와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는 이야기인 선택!

짝사랑을 마이코의 입장에서 또 가족의 이름으로 풀어낸 짝사랑, 어린 소녀들이 반드시 겪을지 모를 향수병을 다루는 병. 

신년 연례행사를 통해 전통을 개혁해보려는 축제, 그리고 어엿한 마이코가 되는 스미레와 요리사로 자신의 미래를 곤고히 결정한 키요의 모습을 다룬 출발까지. 

누가 보아도 소녀가 마이코로 성장해 가는 이야기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나이 많은 아저씨 입장에서는, 낯선 소녀들의 모습을 드라마를 통해 훔쳐보는 듯해서 내심 미안하더랍니다.

 

결론에 다다라.

일본의 문화 특히 료테이에서 주로 활약하는 마이코라는 "특이 문화"와 그들이 마이코로 자리를 잡고 게이코가 되어가는 과정, 또 누군가는 게이코가 되기를 거부하거나 거부했어도 다시 돌아오는 그러한 사연들에 초점이 맞추어진 드라마입니다. 이를 통한 목적은 바로 성장입니다. 즉 에피소드는 성장통을 위한 과정 즉 통과의례가 되는 것이죠. 그에 반해 이러한 사연들이 나열에 그쳐버려 아쉬움은 진하게 남습니다. 

제가 쓴 텍스트에서도 느끼시겠지만 일본의 전통이나 문화, 계승이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분명 장점도 다분합니다. 눈이나 귀가 즐거운 부분도 분명히 있거든요. 

앞서 제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열혈 팬이라고 했습니다. 일본적인 관점이나 디테일에서는 어떨지 모르겠으나 보편적인 정서의 감수성과 감동까지는 들어가지 못한 것 아닌가, 생각하게 되네요. (평점 놀이는 이제 안 합니다만)아마도 평점순으로 나열한다면, 꽤 아래에 있을 것 같습니다. 

 

저의 한줄평은. 

 

말랑말랑한 두 소녀의 우정과 성장기, 그런데 왜 고레에다 감독이?

 

 

소소하게 볼 만한 드라마입니다. 가급적 많은 기대보다는, 주무시기 전이나 감정이 가라앉을 때 맥주 한 잔 놓고 조용한 시간을 누릴 때 어울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소소하다 보니 흥미로운 기사나 유튜브에 금세 눈길을 빼앗기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소설가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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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golgo 23.01.13. 18:48

고레에다 감독이 제자들과 분담해서 연출했다고 들었습니다. 

감독 스타일이 크게 묻어나진 않나 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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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작성자 23.01.13. 18:56
golgo
아 그렇군요. 제자들과 분단해서...
왜, 하는... 생각이 보는 중간중간 듭니다.
2등 이상건 23.01.13. 18:52

일찌감치 완주하셨군요. 확 끌어당기는 요소는 없는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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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작성자 23.01.13. 18:57
이상건
소소합니다. 소녀의 성장기, 로 그런데 여기에 고레에다 감독님, 이름 넣으면 약간 갸웃하게 되는...
뭐 그런 드라마였습니다.
3등 록산 23.01.13. 19:02
잘 읽었습니다^^
마이코라는 제목이 있어서 다큐인가 싶었는데 극이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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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작성자 23.01.13. 19:12
록산
소녀들이 성장기더라고요. 소소한 맛으로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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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작성자 23.01.13. 21:43
즐거운인생
좋은 생각이십니다. 행복한 하루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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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란 23.01.13. 22:06
원작 자체도 진짜 소소해서 다소 심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긴 해요^^;
그리고 고레에다 감독님은 총감독이시더라고요

참고하시라고 고레에다 감독님 제작 코멘트입니다:)

배우들 오디션 때 분부쿠(고레에다가 설립한 제작사)에 소속된 감독들도 불러 즉석에서 연출시켰다.
그래서 그들의 말이 배우에게 얼마나 잘 전달되는지 지켜본 결과, 이 세사람이 확실히 좋았다.
그리고 각 화의 플롯을 구체화하는 작업은 연출을 맡은 감독들과 신중히 소통했지만, 현장은 감독의 것이니 기본적으로는 그렇게 개입하지 않았다.
세 사람 모두 각각의 이야기에 잘 빠져들어 개성있게 훌륭히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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