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녹턴 시사 후기 - 가족이란 이름으로 억지로 묶일 수는 없어요. 다만...
한순간에 말이 아니더라도 통할 수 있는 게 가족이네요.
시사회 시작 전 위의 전단지를 본 거 말고는 영화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었습니다.
오로지 제목이 쇼팽의 음악 '녹턴'이었기 때문에 신청했던 시사회였죠.
그렇다고 제가 클래식 덕후냐.. 그렇지도 않고,
그저 우리나라 사람들이 클래식 한두 번 들었다면 다 좋아하는 쇼팽의 녹턴. 딱 그정도였을 뿐이었습니다.
첫 장면에서..
아, 장애가 있으신 연주자에 대한 다큐구나.
혹시 '그것만이 내세상'에서 박정민 배우의 실제 모델이신가?
이런 생각으로 내용이 어떻게 전개될 지 전혀 예상 못하고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아니, 건기씨는 자신의 거친 모습들이 저렇게 여과없이 나오는 것에 동의를 했다고?
엄마는 성호씨를 건사하는 게 대단하긴 하지만 건기씨한테는 너무한데?
이건 성호씨가 주인공이 아니라 건기씨가 주인공인 영환가?
건기씨랑 엄마는 감정을 표출하고 내면을 드러내는데 성호씨는 무슨 마음일까..?
이런 질문들을 하면서
거친 건기씨의 모습에 안타까워하고,
매 시간이 치열한 엄마의 모습에 안쓰러워하며,
마지막으로
감정을 표현못하는 성호씨의 마음을 헤아려보며,
가족들의 마음이 다 따로따로 있고, 한데 모아지지 않는 것 같아
보는 내내 속상하고 마음만 아팠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러시아!
건기씨와 성호씨의 러시아 성당 투어.
건기씨는 이탈리아 투어가이드로서의 자질을 십분 발휘하며 성호씨를 잘 케어하기 시작했고,
성호씨는 건기씨의 가이드에 아기새가 엄마새 따르듯 순순히 따라오면서
이 둘의 거리가 좁혀지더니
공연장에서의 연주회 장면에서
둘의 협연과 겹쳐지는 건기씨의
처음으로 형하고 소통하는 것 같았다.
라는 대사.
앞에서 속상했던 마음이 사르르 풀리면서 힐링되었습니다.
음악이 이런 힘이 있구나.
수많은 갈등을
함께 이루는 음악속에서
해소시키는구나.
이제 건기씨는
엄마가 성호씨를 건사했던 것을 이어받아
형에게 코인 20개를 배팅하며 투자하고,
평생 말이 안통한다고 생각했던 형하고 음악으로 정상인하고 소통하듯이
마음을 나누며 사는 방법을 터득했나봅니다.
다큐는 우리네 현실을 여과없이 보여주기에
보기에 힘든 면이 많아
사실 외면한 적도 많았는데,
익무의 은혜로 보게 된(감사합니다!!)
서정적이며 감성 충만한 쇼팽의 음악이 바탕이 되고
긴 호흡의 집념이 만들어낸
음악으로 갈등을 넘어서는 아름다운 영화 '녹턴'.
결국 우리네 삶이 가장 진실한 예술입니다.
빵개주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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