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자본으로 이탈리아 사람들이 만든 프랑스 관광영화
이탈리아 영화인데 일본에서 출자했다고 하는, 그래서 일본에서 대히트한 영화입니다. 당시 일본에 문화적으로 종속되어있던 한국에서도 덩달아 히트... 그래서 추억의 명작으로 남은 영화죠.
과거에 스스로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돈이 많이 남아돈다고 믿고 있던 일본 사람들이 해외에 돈을 마구 뿌려댔었는데 그렇게해서 일본 자본으로 만들어진 유럽쪽 영화들이 여럿 있고 이걸 국제방화라고 한다든가... 이 라스트 콘서트는 국내에서는 국제방화의 대표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본 웹에서 '국제방화'라고 쳐보면 걸리는게 하나도 없는 걸 보면 이 용어가 정작 일본에서는 안쓰는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뭐 어쨌든... 일본 자본에 감독과 제작진 및 여주인공은 이탈리아 사람들, 남주는 영국사람, 영화의 배경은 프랑스, 언어는 영어... 참으로 국제적인 영화이긴 합니다.
근데 한국 일본을 제외하면 제작당사국인 이탈리아를 포함해 다른 동네에서는 거의 듣보에 가까운 처지라는 말도 있고.... 어쨌든 해외에서 크게 유명하지는 않은 영화인듯 합니다.
감독이 나름 특이한 편입니다. 루이지 코지....라면 루 페리그노가 나오는 쌈마이 환타지 영화들이라든가, 스타워즈를 베낀 쌈마이 SF 영화라든가 다리오 아르젠토를 추종하는 쌈마이 호러라든가 원조 고지라를 쌈마이스럽게 개조한 영화라든가... 대체로 쌈마이를 달고 사는 이미지이고 감성과 거리가 꽤나 있어보이는 사람인데 여기서는 의외로 정통 멜로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스펙트럼은 참 넓은 분이었던듯요...
스토리는 무척 진부하고, 아마도 70년대 당시에도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었을듯 싶지만, 그래도 영화 내내 깔리는 스텔비오 치프리아니의 불후의 명곡들, 글고 루이지 코지라는 이름과는 참 안어울리게도 감성적으로 뽑아낸 아름다운 프랑스의 풍경들이 어우러져, 옛사람들에게는 충분히 감동적이었을것 같아요.
영화의 중반까지는 스토리 진행과 직접적인 관계는 없는 프랑스의 이런저런 풍경들이 참 근사하게 여기저기 깔립니다. 감독님이 왜 다른 장르 영화들에선 이런 감성을 보여주지 못했는지 아쉽다 싶네요.
영화의 소재나 스토리가 딱 일본(및 한국)사람들이 좋아할만한 거기도 하고... 불치병, 엉뚱발랄한 미소녀, 중년남자와 연하녀의 살짝 위험해 보이는 관계 등등... 뭐 어쨌든 70년대에 한국과 일본 관객들에게는 확실히 먹혔던 감성이었죠.
그치만 당시의 추억이 없는 사람이 지금 처음 본다면... 통할지는 잘 모르겠어요. 오래된 영화라 촌티도 꽤 나고 지금 시선으로 보자면 불편할 수 있는 요소들도 있는듯 하고...
저는 뭐... 이 영화에 대한 직접적인 추억같은 게 있는 게 아니고 어렸을 때 라디오 영화음악 프로그램에서 줄창 틀어주던 단골 넘버였기 땜에 음악만큼은 참 익숙했습니다. 정작 TV 방영했을 때는 (새나라의 어린이라) 일찍 잔다고 영화는 못봤더랬어요.
글고 한참 지나서야 처음 봤는데, 그때는 이미 감수성같은 거 말라버린 뒤라서... 그래도 음악이 반가워서 좋았어요
-러브스토리라든가 라스트콘서트라든가 하는 영화들에서 백혈병 환자를 마냥 아름답게 묘사해놔서리 예전에는 그런 불치병에 환상을 가진 사람들이 꽤 있었더랬습니다. 그런 환상을 가진 사람이 또 백혈병 멜로를 창작하고 그래서리 예전에는 국산 드라마/영화에 백혈병이 넘쳐났었더랬죠.
satt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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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런 건 어떻게 아세요?
보진 못했지만 음악은 너무 많이 들어서 익숙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