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카타야마 신조 감독 인터뷰 (번역)
[실종]을 인상깊게 봐서 감독님 인터뷰를 번역해보았습니다:D
Q : 영화 [실종]은 짜임새 있게 짜여진 압도적인 강도와 완성도를 자랑하는 엔터테인먼트인데요, 기획부터 완성까지 어느 정도의 기간이 걸렸나요?
카타야마 : [시블링스 오브 더 케이브] 개봉 때 프로듀서인 야마노 아키라씨가 말을 걸어 주셨어요. 그게 2019년 2월이었고...그 후 크랭크인 한 게 2021년 2월이라 약 2년 동안 각본을 썼어요.
Q : 감독님 외에 코테라 카즈히사씨, 타카다 료씨와 3인 공동으로 각본을 집필하셨는데요, 작업분담을 어떻게 진행하셨나요?
카타야마 : 우선 기획 단계에서 제가 짧은 플롯을 쓰고, 그것을 바탕으로 타카다씨와 야마노 프로듀서가 각본 작업을 시작했어요. 처음에 제가 쓴 플롯은 딸의 파트까지였기 때문에 그 앞을 어떻게 전개시켜 나갈지는 셋이서 이야기를 나누면서 만들어갔죠. 타카다 씨가 필자가 되어, 올라온 각본에 대해 여러 가지 의견을 내었고 그것을 반영했어요. 그래서 완성된 것이 초고죠.
초고는 부녀 이야기에 특화되어 있어서 완성된 영화와 비교하면 좀 취지가 달랐어요. 부녀와 살인범의 싸움 같은 걸로 끝나거든요. 그 후에 다른 촬영이 생겨서 그동안 각본은 일시적으로 손을 놓았는데, 야마노 프로듀서로부터도 뭔가 충격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어 그때부터 여러가지 고민 끝에 지금(완성된 영화)의 아이디어를 생각해냈어요.
당시 다른 촬영 중이여서 코데라 씨에게 그 아이디어를 전하고 각본 수정을 받았죠. 그렇게 주고받기 시작해서 결국 10번 정도의 수정을 거듭해 최종 각본이 완성되었고, 캐스팅이 시작되었는데 제가 또 수정해서 겨우 지금의 형태가 된 거예요. 그래서 작업분담이라기 보다는 릴레이 방식이라고 하는 게 맞을지도 모르겠네요.
Q : [시블링스 오브 더 케이브]는 감독님 혼자 쓰신 각본이었는데, 이번에는 공동 각본이여서 객관적인 의견이 다양하게 들어온 것 같네요. 어떠셨나요?
카타야마 : 야마노 프로듀서나 영화사의 의견을 듣고 있으면, 엔터테인먼트성이나 상업성을 보다 요구받는 기분이 들었어요. 저는 좀 더 작가성이 강한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차이를 느꼈죠. 만약 저 혼자 했다면 더 난해하고 잔혹한 방향이 되었을 거예요.
Q: 시계열이 랜덤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것이 '영화의 재미'를 증폭시키는 장치로서 자유로이 다루는 듯한 인상을 받았어요. 이 기법을 채택하신 이유가 있으실까요?
카타야마 : 타란티노를 좋아하거든요(웃음). [펄프 픽션(94)]처럼 시계열을 여러 가지로 바꿔, 죽은 줄 알았던 인간이 살아 있거나 같은 장면을 다른 시선으로 말하거나 하는 그런 영화를 좋아해요. 단 그것도 '사실은 이런 것이었다'라는 답 맞추기로 일관해 버리면 안목 높은 현대 관객에게는 통하지 않아요. 거기에 어떻게 새로운 정보를 담아갈지가 과제였어요.
또 시간축의 조각이 완전히 맞지 않더라도 그건 관객의 상상력으로 보완이 가능하다고 생각해, 알기 쉽게 도와주는 장치로 사용되지 않도록 조심했어요.
Q : 전 무의식적으로 답을 맞춰가면서 봤는데, 점점 예상외의 전개여서 더 이상 답과는 전혀 관계없는 쪽으로 끌려가는 것 같았어요.
전작 [시블링스 오브 더 케이브]는 자체 제작이었고, 이번에는 상업영화라 예산이 많이 늘어난 한편, 내용이나 스케줄 등 제약도 있었을 것 같은데...어떠셨나요?
카타야마 : [시블링스 오브 더 케이브]는 모두 제 돈으로 만들었으니 제 책임 하에서는 거의 뭘 해도 되는 상황이었죠(※[시블링스 오브 더 케이브] 예산은 300만엔). 한편으로 상업영화의 첫 감독작은 대체로 예산이 정해져 있고, 여러 제약 아래 한정된 예산을 어떻게 하면 가장 유용하게 쓸 수 있을지 고민했어요.
저는 어떻게든 촬영 기간을 늘리고 싶어서 스태프를 최소한의 필요 인원수로만 하고, 그만큼 촬영 일수를 늘리는 방법을 제안했어요. 2~3명이 30분 걸리는 일이 혼자서 1시간~1시간 반 걸린다고 해도 그만큼 촬영 기간이 늘어난다면 그게 더 낫다고 생각했거든요. 제작 초기 단계부터 그 점에 대해서는 계속 말을 했고, 실제로 그 방법으로 촬영을 하게 되어서 잘 된 것 같아요. 물론 그만큼 스태프 개인이나 저도 부담은 컸지만...새로운 시도였다고 생각해요.
Q : 조감독 경력 덕분인지, 감독님은 돈을 들이지 않고도 영화를 풍요롭게 보여주는 방법을 잘 알고 있는 것 같아요. 또, 로케이션을 선택하는 방법도 훌륭하고요. '배경'이 좋아서 화면의 풍부함이 느껴지는데, 물론 미술의 힘도 크겠지만 공짜로 찍을 수 있는 장소를 굉장히 잘 사용하고 있는 듯 한 인상이었어요.
카타야마 : 그러셨군요. 어디서 촬영하느냐가 역시나 중요하고, 돈을 들이지 않고 배경이 좋은 곳에서 하고자 하면 실내 장면을 줄이고 등장인물은 최대한 밖에서 행동해야 했어요. 게다가 말씀하신 대로 공짜니까(웃음). 이건 [시블링스 오브 더 케이브]를 찍었을 때도 생각했던 거라, 각본 단계부터 굉장히 의식하고 있었어요.
Q : 앞의 시계열 이야기, 옷이나 미술·소품 등의 아이템, 카메라 워크나 앵글 등 스토리를 견인하는 장치가 영화 전체에 내장되어 있어서 그것이 재미있을 정도로 작렬하는데, 특별히 신경 쓰신 점이 있으시다면 들려주세요.
카타야마 : 한국에서 조감독으로 일할 때, 촬영이 없을 때는 종종 극장에서 영화를 봤어요. 물론 언어를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봤지만, 그래도 재미있는 영화와 그렇지 않은 영화의 차이를 잘 알 수 있었어요. 재미있는 영화는 말을 모르고 그림만 봐도 등장인물의 관계성이나 이야기의 흐름이 신기하게 들어오거든요. 덕분에 공부가 되었어요. 제가 목표로 하는 게 바로 그 점인데, 대사에 의존하지 않고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또 이번 영화에서는 이야기의 포인트가 되는 아이템이 처음부터 끝까지 많이 나와요. 이걸 굉장히 의식하고 있었어요. 주된 등장인물이 3명 있는데, 사실 모두가 같은 프레임에 들어가지는 않아요. 그렇게 해 버리면 영화를 만드는 데 실패할 가능성이 높거든요. 한 컷으로 인물의 관계성을 알리지 않고, 아이템을 구사해 인물의 연관성을 부각시키는 것이 제 과제였기 때문에 상당히 고민했어요.
인물 개개인을 다 그리다 보면 굉장히 긴 영화가 되고, 예산에도 한계가 있죠. 그것을 어떻게 생략하고 관계성을 보여줄지가 신경 쓴 포인트예요.
Q : 시미즈 히로야씨가 연기하는 야마우치 테루미가 연기 속에서 등장하는 장면은 소름끼치고 멋있었어요. 짜릿할 정도로...
카타야마 : 사실 그 장면은 각본에는 없었지만, 촬영 중에 문득 떠올랐어요. [택시 드라이버(76)] 첫머리에 연기 속에서 택시가 나오잖아요. 제 안에서는 그런 이미지였거든요.
특수효과 출신의 스태프가 자작한 특수 기계를 사용해서 연기를 내뿜었는데, 바람의 영향으로 컨트롤이 쉽지는 않았어요. 그래도 스태프들 모두가 열심히 해줘서 굉장히 풍성한 장면이 되었어요.
Q : 예전에 '두 번째 작품은 데이빗 핀처의 [세븐], 마틴 스코세이지의 [택시 드라이버]와 같은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말씀하셨는데, [실종]도 그 수준에 육박했다고 생각해요. 본인의 감상은 어떠신가요?
카타야마 : 제 자신은 '조금만 더 이렇게 할 걸' 이런 반성을 하고 있지만, 한정된 예산과 촬영 일수로 따지면 잘했다고 생각해요. 완전히 만족했다면 또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것 같은데, 제 마음속에는 지금도 창작 의욕이 있으니 그런 의미에서는 아직 멀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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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질문 엄청난 호평인데요.^^
포스터만 보고, 정보를 1도 모르고 갔는데...
내용전개를 전혀 예측할 수 없더군요. ㄷㄷㄷ (이랬다고? 실제론 이랬다고?! 의 연속...)
아빠분 연기가 대단했습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테루미 첫 등장장면을 가장 좋아합니다, 영화의 주제랑 딱 맞는 등장이었어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