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유)[매스]리뷰; 개운치 못한 태풍의 눈
블로그에 후기를 써 보았는데 글 그대로 가져왔습니다(반말 양해 부탁드립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영화가 시작되고 오래 지나지 않아 바로 알 수 있었다. 배우의 호흡으로 이끌어 나가는 영화라는 것을. 영화가 끝나고 나서야 감독 프란 크랜츠가 배우 출신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바로 납득할 수 있었다.
무의식적으로 들어가길 거부하는 방에 강제로 들이밀어져서 빠져나가지도 못하게 만드는 영화다. 방 안에 있는 것은 피해자도 가해자도 아닌 그들의 부모라는 점, 그리고 누군가나 어떤 것을 힐난하고 싶어도 그 가능한 요소들을 죄다 차단해 버려서 보는 사람을 꽤나 불편하게 만드는 영화다. 그리고 이것이 이 영화를 봐야 할 이유이다.
배우의 호흡은 영화의 흐름이 되어 관객을 싣고 클라이막스까지 태풍처럼 몰아친다. 그리고 나오는 용서의 현장은 감독에게 주어진 영화라는 질문에 대한 나름의 답변이리라. 그러나 그것은 이제껏 휘몰아쳤던 템포에 비하면 어딘가 개운치 못한 답으로 느껴졌다.
용서란 무엇인가?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하는 것이다.
영화에서 우리를 불편하게 만들었던 지점은 방 안에 있는 사람들은 아무도 잘못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비록 우리가 가해자의 부모를 매도하고 그들의 잘못된 양육방식에 대해서 힐난하고 싶더라도 그럴 수 없다는 사실이다.
그렇기에 이들이 하는 용서는 아이들을 대변하는 용서가 아니라(아이들은 이미 죽었으니 그런건 가능하지 않다) 그들 자신을 위한, 용서라는 이름의 생존법이다. 너무나도 불안정한, 재앙을 마주한 사람들이 하루 더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그런 종류의 희망.
이런 찝찝함마저 지독하게 현실적이라는 점에서 가산점을 주고 싶지만, 분명 강렬한 카타르시스를 의도한 것 같은 클라이막스 장면조차 개운치가 않다. 감독이 의도한 것이라기보단 이 영화 안에 담아낸 것이 이미 너무나 현실이라 명확한 답을 찾아낼 수 없는 문제였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마음속 깊이 눈 돌리고 싶은 방에 마치 낭떨어지에서 미끄러져 떨어지듯 관객을 인도하는 영화다. 이것만으로도 볼 가치는 충분하다고 느낀다.
https://blog.naver.com/runwayaway1224/222754304933
추천인 2
댓글 0
댓글 쓰기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