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사실은 지난주)의 엄마들
가정의 달...과 그렇게 연관은 없기는 하지만 지난주는 감상한 영화들이 공교롭게도 엄마들이 인상적으로 나온 영화들이라 ‘엄마지수’와 함께 짤막한 감상기로 후기를 남겨봅니다.
A plein temps 5/10(화)
엄마지수: ★★★★★
올 해 전주국제영화제 폐막작이자 베니스 2관왕에 빛나는 《풀타임》이라는 영화인데 첫 영화부터 최강 엄마를 만났네요.
이 엄마는 현재 남편과 별거 중으로 자녀들의 환경을 위해 파리 외곽에서 아이들을 키우고 파리 시내에 있는 (아마도) 상급 호텔에서 떼제베를 타고 출근했다가 해가 지면 퇴근해서 이웃집 할머니에게 애들을 데려가는 엄마입니다.
그런데 남편은 양육비도 안 내고 가뜩이나 파업의 폭풍이 불어닥쳐서 출근길이 어려워지는 가운데 이직 인터뷰를 봐야하는데 동료들이 비번을 잘 안 내주어서 애를 먹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주인공을 이렇게 극단으로 몰아넣는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는 않은데 이 영화는 아마도 저희 어머니 생각나서 몰입해서 봤던 것 같습니다. 굳이 논쟁을 만들면 만들 수는 있겠지만 적어도 저는 이 영화는 ‘각자의 사정의 충돌’이라는 정도로 받아들이고 싶었습니다. 뭔소리인지 모르겠죠? 궁금하시면 영화를 봐 주세요. 추천합니다.
범죄도시 2 5/11(수)
엄마지수: ★★★
아저씨들밖에 안 나오는 영화에 웬 엄마냐고 하실 수도 있지만 영화에 중요한 엄마가 나옵니다. 잔혹한 범죄자이자 먹튀계열의 파렴치한 범죄를 함께하는 강해상이라는 인물과 마주해야 하는데, 만약에 일반인이 이런 범죄자를 마주한다면 말도 제대로 못하고 두 손 두 발 다 들텐데 이 엄마는 어떻게 했을까요? 스포의 영역이라 안 알랴줌...
다만 아들(영화 초반에 나옴)이 엄마를 닮았더라면 인생을 막살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양H인 아빠 닮아서 싸각스가 바각스였네요. 그래서 가정교육 점수에서 안타깝게 감점...
Doctor Strange in the Multiverse of Madness 5/12(목)
엄마지수: ★★☆(완다 말고 스칼렛)
올 해의 엄마에 오를법한 캐릭터죠. 마치 2003년 《피터팬》에서 아빠와 후크 선장을 같은 배우(제이슨 아이삭스)를 썼던 것처럼 엄빠의 모습에 히어로와 빌런이 공존한다는 이야기를 이 영화를 통해 보여주고자 했던 건 아닌가 저만 생각해 봐~요
그런데 (완다가 아닌) 스칼렛은 어떤 아이들을 키우는 데 가족드라마에서 보여지는(마치 드라마 ‘완다비전’처럼 희화화 된) 달콤한 모습만을 생각한 건 아닌가 싶습니다. 실제 토미와 빌리를 키우는 완다의 실제 삶은 앞서 소개한 《풀타임》의 주인공처럼 살림과 생계 등을 모두 감당해야 하는 슈퍼히어로보다 더 가공할만한 능력을 지닌 인물의 삶일 수 있다는 것이죠.
그것마저 감당하겠다고 생각하고 한 행동이라면 제가 오해한 것이겠지만 그 유니버스에서의 완다의 입장이 되어보기 전까지는 금쪽같은 내새끼 하면서 마냥 좋아할 일은 아닐 것 같습니다.
내가 니 Ammy다
UMMA 5/12(목)
엄마지수: ★★★★ (산드라 오 한정)
이건 제목부터 '엄마'죠. 그리고 영화 자체는 진짜 별로였지만 어쩌면 산드라 오를 위한 영화기는 했습니다. 한국인 디아스포라로서의 빡빡한 삶을 딸에게 푸는 못된 엄마의 자장 속에 계속 시달리면서 살아야 하는 한 어머니가 갈굼을 대물림하지 아니하고 저렇게 착한 딸을 키웠다면 상이라도 줘야하는 건 아닌가 싶고요.
물론 스마트폰과 현대 문명에 익숙한 우리들의 정서로는 전원일기 찍는 딸의 모습을 보면 속으로 ‘우왕 무지 답답하겠다’ 하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영화 초반 친구처럼 소탈하고 연대하는듯한 모습을 보면 밖으로 벗어나고 싶어 하는 딸을 억지로 그루밍해 이곳에서 키워냈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물론 감독님의 판타지일 수는 있어요 ㅎㅎ)
그런데 문제의 하회탈(?)의 등장 이후 Ye-Ui & Beom-Jeol을 중시하는 환청이 들리자 UMMA도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어쩌면 상관 없을 수도 있는 한국문화 이야기를 해 주는데 좀 웃겼습니다. 미국식 입문서인 ‘코리안 컬쳐 포 더미스’ 같은 느낌이었달까요. 그런데 정말 미국까지 와서 제사 지내고 싶을까요? 미국에서 황태포 공수하기 참 힘들었겠다 ㅋㅋㅋ
아직 제가 보지 않은 《오마주》나 《허셀프》 그리고 익무엔 저만 본 것 같은 《K.G.F. Chapter 2》까지 하면 최근 크게 작게 엄마들이 나오는 영화들이 진짜 많긴 했네요. 재미로 후기를 썼지만 어찌 우리의 어머니들에게 감히 별점을 매길 수 있겠습니까. 우리를 위해 애써주신 그 모든 어머님들 사릉합니다. 🥰
raSpbe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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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진짜 어무이들이 보시다가 PTSD 오는 건 아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