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2-리뷰
코로나19로, 영화계는 쑥대밭이 되었습니다. 영화 관객이 코로나 이전에 비해 30%대에 머물다 보니, 영화관도 또 제작사도 그리고 영화를 위한 돈을 융통하는 투자사도 고사상태에 다다랐습니다.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진다고 하나 실질 물가에서 얼마나 지나야 영화계에 긍정적인 상황이 펼쳐질지는 알 수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 괴물 영화 하나가 나타났습니다. 바로 범죄도시2입니다.
1. 그때도 그랬다. 한국영화의 구세주.
흐름으로 보자면 한국영화가 식상해지며 또 구태의연해지며 관객들에게 아주 살짝 외면 받기 시작하는 때가 있습니다. 소위 고퀄 대사라고 우대하며 한국 영화 대사가 은유나 상징으로 치달는 시기였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대사를 위주로 합이 짜이다 보니 액션이 말랑말랑해지고, 배우들 역시 몸값이 천정부지로 오르자 제작비 회수를 위해 어떻게든 전체관람가를 받으려던...
"밥 먹었니?" 물어보면 상대가 "밥 먹었어!"(짜장면 먹었어, 김치찌개 먹었어 같은) 라고 대답하지 않던 이상한 은유적인 대사와, 관객인 제가 느끼던 한국의 액션영화가 몸을 사리던 시기! 바로 2015년 즈음입니다.
소위 "선수 입장입니다!" 같은 대사에 액션과 플롯마저도 클리셰로 점철되던 때! 칼로 목을 찌르면서도 주저함 없고, 상대의 목숨 따위 관심없다는 듯 자비라고는 1도 보이지 않던 악역 장첸과 보통사람에게는 한없이 여리고 순하면서도 악인이라면 내가 다쳐도 응징을 마다하지 않겠다던 마석도의 격투!
한국 액션 영화를 올바로 돌려놓은 단초이자 상징이 <범죄도시>였습니다.
올해도 한국영화는 위기입니다. 관객이 들지 않으니 돈이 돌지 않고, 극장 인원 감축과 투자가 정상적이지 않은 상황, 천만을 기획했던 영화는 300만 즈음에서 나부러지는 영화계의 보이지 않는 위기!
그리고 범죄도시2가 나타났습니다.
실로 3년 만에 특정 극장인 메가박스 코엑스는 발디딜 틈 없는, 더 클리셰적인 표현으로 써보자면, 입추의 여지 없는 관객이 범죄도시2를 만나기 위해 나타났습니다.
영화도 보기 전에 두 가지 키워드가 스칩니다.
천만? 이번에도 구세주?
2. 액션영화 범죄도시2
범죄물입니다. 그리고 액션영화입니다.
위에서도 언급했습니다만! <범죄도시>의 장점이라면 몸사리지 않는 액션이 특화된 영화였습니다.
액션영화의 로직은 매우 단순합니다. 유쾌, 상쾌, 통쾌 3쾌를 영화적으로 구현하는 것!
그리고 돌아봅니다. 아니 떠올려봅니다. 한국영화 중에서 아니 세계 영화 중에서 이렇게 액션영화의 간단한 로직에 순응하는 영화가 있었던지. 트랜스포머 시리즈를 제외한 마이클 베이의 영화라면 쉽게 연상이 될까요? 멀리는 <다이하드>가 떠오르고 가깝게는 <노바디>가 떠오릅니다.
이제 한국영화 중에서는요?
한국 액션영화도 분명 멋집니다. 좋습니다. 그런데 다른 하나가 기능합니다. 저 역시 한국영화의 강점이라고 말합니다만! 희한하게도 한국영화는 조금 다른 게 들어 있습니다. 양념처럼 또는 부록처럼 또는 주인공처럼 자리한, 바로 신파입니다. 액션에 신파가 붙으니 유쾌하고 상쾌하다가 커브를 틀고, 상쾌하고 통쾌하다가 커브를 틉니다.
제목을 떠올리기를 버리고 <범죄도시>를 생각해 봅니다. 마동석 배우가 이렇게 말할 것 같습니다. "응, 액션영화야!"
이번 <범죄도시2> 역시 액션영화입니다. 몸사리지 않고, 주저하지 않고, 거침없이 보여줍니다. 그야말로 유쾌, 상쾌, 통쾌 삼쾌한 한국영화입니다. 오랜만이라면 오랜만이고 독보적이라면 독보적입니다. 상당한 유머가 윤활유처럼 기능하지만 영화의 흐름을 깨지 않습니다. 오로지 직진합니다. 액션영화라면 범죄도시2처럼!
감히 말씀드리자면!
범죄도시2는, 한국의 대표 액션영화입니다.
3. 프랜차이즈 영화
1편보다 나은 속편은 없다는 게 영화계 속설입니다. 이 속설에서 피해간 영화는 드뭅니다. 멀리는 터미네이터2가 떠오르고, 기대 없던 존윅 시리즈도 생각이 나네요. 조금 상황은 다르지만 어벤져스 엔드게임도 떠오릅니다. 프랜차이즈를 잘 만들기는 그만큼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한국영화로 눈길을 돌려봅니다.
한국의 프랜차이즈 영화!
장군의 아들, 두사부일체, 그리고......!
사실 정확히 떠오르는 "잘 만든" 속편이 드뭅니다. 물론 실망적인 속편으로 눈길을 돌리면! 이루 말할 수 없는 영화가 떠오릅니다.
범죄도시는 이상용 감독과 장원석 대표의 GV에서도 드러났던 바이지만 3, 4편을 동시에 기획하고 제작,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다이하드에 견줄 프랜차이즈로 성장할 한국영화라고 감히 말씀 드릴 수 있겠습니다. 물론 이렇게 말씀드리는 저변에 깔린 건 영화를 보았기 때문이고, 본 영화를 통해 판단한 때문입니다. 프랜차이즈 영화라면 반드시 특화해야 할 캐릭터에서 마석도는 독보적입니다. 심지어 조연인 박지환마저도 캐릭터로 기능합니다. 이는 소모하지 않고 기능하게 만든 제작진의 노력입니다.
영화 정말 재미있습니다!
마석도의 다음 활약이 정말로 기대됩니다. 이 말씀은 캐릭터 프랜차이즈로 정확히 세팅된 제작진의 노림수가 통했다, 말씀 드릴 수 있을 겁니다. 이 영화는 정말 잘 만든 프랜차이즈 영화입니다.
4. 범죄도시2
몇 가지 키워드로 살펴본 한국영화는 현재 코로나19에 걸려 죽기 직전입니다. 어떤 영화이던지 앞장서서 영화계 산소 호흡기가 되어주기를 극장도 관객도 기다립니다. 그러나 결과는 그리 낙관적이지 않았습니다. 스파이더맨노웨이홈(7,551,990) 아래가 모가디슈(3,614,234)였습니다. 제작비조차 회수하지 못한 채 끝났습니다. 물론 지원이 있었다고는 합니다만. 저도 그랬지만 모가디슈에는 선의의 N차도 꽤 있었음을 감안하면 순수 관객은 더 적었을지도 모른다는 비극적인 생각도 한 방울 첨가할 수 있습니다.
한국영화는 위기입니다.
이런 가운데에 천만을 기록하는 한국영화가 나타난다면, 여러 부분에서 한국 영화는 이 상징으로 인해 흐름을 탈지도 모릅니다. 관객 동원, 자본 순환, 제작 열기 등으로!
범죄도시2는 영화를 판단하는 여러 기준으로 보자면 분명 최고의 영화는 아닙니다. 그러나 관객이 느끼는 카타르시스에 한정하자면 최고의 영화에 가깝습니다.
피가 튀는 액션과 이를 덮는 유머와 따로 놀지 않는 플롯의 전개, 그리고 멋진 캐릭터가 조화를 이룬 영화입니다.
웃길 때는 확실히 웃기고 때릴 때는 확실히 때리고 부술 때는 어느 영화보다 멋지게 부숩니다. 그리고 주먹을 쥔 채 강렬하게 나타나는 형사 마석도의 활약은 관객이 영화 한편으로 느낄 수 있는 감동의 정점을 선물합니다. 영화가 주는 감동! 그게 최고조라면 그 영화는 멋진 영화입니다. 뭐가 더 필요할까요?
5. 빌런 V 수퍼히어로, 멋진 조연
좋은 영화는 좋은 악역이 생명입니다. 이는 전작인 범죄도시가 간단하게 증명했습니다. 거기에 더해 멋진 대사 역시 한몫하지요. "너 혼자 니?" 하던 장첸의 말에 "어, 아직 싱글이야." 같은.
이번에도 빌런으로 나온 강해상의 손석구는 피도 눈물도 없는 악역입니다. 그 악역이 악한 역할을 하면 할수록 영화는 진흙탕으로 빠져듭니다. 이 진흙탕을 수퍼히어로가 지지부진하게 해결해 낸다면 영화는 성공합니다.
그래서 마석도는 그것을 해냈을까요?
정답만 말하겠습니다.
멋지게 해냈습니다. 마석도가!
더불어 조연의 활약 역시 두드러집니다. 반장인 최귀화는 이번에도 반장으로 웃기고 또 웃깁니다. 박지환은 짠하고 또 짠하게. 심지어 박지영 씨가 분한 사모님 역마저도 멋지게 기능합니다. 특히 극 후반부에 혼자 뛰어다니며 강해상을 찾는 허동원 배우 역시 형사의 역할로 임무를 다합니다.
빌런에 수퍼히어로, 그리고 멋진 조연까지!
캐릭터와 플롯에 붙은 "배우가 배우할 수 있는 영화", <범죄도시2>입니다.
2022년 상반기가 다다라가는 이즈음에, 그리고 2022년이 저물어가는 즈음에 한국영화는 여러 이야기를 말하고 논할 겁니다. <범죄도시2>가 극장에서 내려가는 그때에, "한국영화의 구세주" 같은 타이틀을 볼 수 있기를 누구보다 희망합니다.
추천인 26
댓글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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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더없이 상쾌유쾌통쾌합니다.
이영화는 꼭 만원관객과 함께 극장에서 보시길…돈값함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즐겁게 관람하시길 바라며, 저는 추천!!!
좋은 일만 가득하세요!!!
통쾌한 액션을 배꼽 잡고 웃으면서!!!
타격감 갑!!!
글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되십시오.
웬만한 전기 충격보다 더 효과가 있을 것 같네요 (아니면 갈비뼈가 부러지거나 ㅋㅋ)
문득 어제 갈비뼈 타격음... 그 생각이 나네요.
오늘도 좋은 일 가득한 하루 되십시오.
특히 손석구 배우님 연기가 궁금해서 더 기대되네요!
후기 감사합니다! 😄
압도적인 존재감...뭐 이런 말이 절로 나오는 악역이었답니다.
꼭 챙겨 보십시오!!!
좋은글 넘 잘읽었습니다
이번 영화 많이 흥해서 극장도 부활하고
한국영화도 부활하는 신호탄이 되기를 ㅠㅠ
다크맨 님 덕에 늘 익무에서 좋은 영화 먼저 봅니다. 늘 감사해요.
매력적인 캐릭터와 배우의 합이 좋은 시리즈물을 만들어낸다고 생각합니다.
부디 오래오래 장수하는 사랑받는 시리즈물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말씀처럼 프랜차이즈로 자리매김해서 오래 사랑 받았으면 합니다.
전 1편도 잼있었고 2편은 더 잼있었어요~!!ㅎㅎㅎ
영화가 둘 다 재미있어서 정말 보는 관객이 뿌듯하더라고요.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십시오.
즐겁게 관람하시기 바랍니다. 영화 완전 신납니다.
영화 잘 나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