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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리뷰(시원하게 스포)

소설가 소설가
2645 18 13

<닥터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입니다.

많은 분들이 특정 마블 히어로나 이와 연계된 세계관이나 단어, 설정 등등 깊이 있고 풍부한 서사로 설명해 주시므로, 저는 짚어 볼 만한 키워드와 함께 이 영화와 영화를 둘러싼 마블 드라마 등 영화 전체를 "제 기준에서 심도 있는 리뷰"가 되도록 쓰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제목에서도 썼지만 스포일러는 시원하게 까고 가겠습니다. 

 

 

닥터4.png.jpg

 

리뷰 들어가기에 앞서! 익무의 정신적 지주이자 익무의 닥터스트레인지와 같은 다크맨 님께서 친히 스포일러를 발설해 주셔서 영광스럽게 영화를 관람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헛 이게 뭐지 하다가 다크맨 님 메롱, 하고 싶었던.)

 

닥터7.png.jpg

 

각설하고.

리뷰 들어가 보겠습니다. 

 

 

1. 아이언맨이 없는 어벤져스

 

마블이 성공가도를 달리는 데에 이바지한 가장 큰 영웅은 아이언맨입니다. 마블을 상징하고 페이즈 전체를 아우르는 대사가 된 "I am Ironman!"

 

닥터8.png.jpg

 

이토록 투박했던 질감의 아이언맨이 빚에 허덕이며 자신들의 대표 아이콘들을 팔아넘겨 회사를 꾸려가야 했던 마블을 구해낼 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없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결과만 놓고 보자면 영화계 전체를 혁신적으로 바꾸어놓은 유행이자 흐름으로 자리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 인생처럼 꽃길만 있을 수는 없다는 듯 거듭하면 거듭할수록 난관에 봉착하고 해결 불가한 상황에 맞딱뜨리는군요. 여러 이유를 떠나 아이언맨은 사망했고, 캡틴 아메리카는 은퇴했으며, 오랜 기간 마블의 한 축을 담당해 줄 것으로 믿었던 와칸다의 왕 블랙 팬서는 현실의 벽 앞에서 산화하고 말았습니다. 거기에 마블의 가장 인기 아이콘인 스파이더맨 역시 복잡한 계약 관계로 인해 매번 영화마다 풀어야 할 숙제를 던져줍니다. 스파이더맨이 솔로 무비에서야 거대한 영향력을 발휘한다지만, 어벤져스에서 겉도는 상황은 이래서야 어쩔 수가 없습니다. 이러한 문제와 더불어 3년에서 5년에 한 번 꼴로 만들어지는 시리즈 영화에서 주연배우는 빠르게 늙어갑니다.

종합한 결과! 어벤져스는 그들을 엮어주고 이끌 리더, 즉 중심을 잃고 말았습니다.. 

 

중심축이 빠져버린 어벤져스의 상황을 타개해 줄 영웅이 누구일까? 

 

페이즈4로 넘어오며 샹치가 소개되었고, 캡틴은 안소니 마키의 팔콘에게 넘어갔으며, 이터널스를 통해 새로운 영웅의 소개와 더불어 마블이 쌓아왔던 기존의 세계관을 메타포 처리하듯 자세한 소개 없이 열어 놓았습니다. 물론 이러한 밑밥에는, 별다른 대항마 없이 떠도는 우주의 영웅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가 특별하지 못했으며, 성공도 실패도 아닌 어정쩡한 이터널스, 블랙 팬서의 향후 불안정, 부상하지 못하는 팔콘과 윈터솔져 등 한마디로 말해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를 뒤이를 "슈퍼슈퍼히어로"가 없다는 사실 때문일 겁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상황이 무분별한 히어로를 소개하는 과욕으로 피로를 넘은 실패의 수순으로 가게 되지는 않을지 우려스럽기도 합니다.

 

과연 이 상황을 닥터 스트레인지가 타개해 줄 수 있을까요?

 

영화를 통한 결과만 놓고 보자면, 절반의 성공이라는 말씀을 드려야겠습니다. 멀티버스를 유영하고 과거의 영웅이자 동료를 구하려 죽을힘을 다했다고는 하나, 여전히 닥터스트레인지의 모습은 이기적이고 천재적인 "한 남자"의 모습일 뿐 아직 어벤져스를 이끌 만큼의 포스를 보여주었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하지만, 페이즈4의 히어로 면면을 살피면 적자가 닥터스트레인지뿐이지 않을까, 생각하게도 됩니다. 이 말씀은 헐크가 그랬듯이 토르가 그랬듯이 닥터스트레인지 역시 아이언맨만큼의 인지도를 위해 마블의 영화에 엄청나게 등장하지 않을까.(물론 그러고 있지만)

이러한 결과를 뒤집을 한방도 없지는 않습니다. 많은 이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아이언맨의 재등장. 그게 톰 크루즈라면! 상황 종료!!!

 

 

 

2. 스파이더맨 노웨이홈, 완다비전의 진정한 결말

 

마블은 아이언맨 이후, 쿠키 영상을 통해 일종의 예고편 영상을 영화에 삽입하며 대히트를 쳤습니다. 이 역시 마블이 잘한 일 중 하나입니다. 하나의 흐름이 되기도 했지요. 현재 마블과 관련이 없는 영화들에까지 시리즈를 예고하는 쿠키 영상의 삽입은 느끼기에 따라 당연한 것처럼 영화의 한 부분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다만 이를 제 식으로 표현하자면, 영화 한 편으로 완벽하게 끝내지 않은 채 자꾸만 질척거리며 다음 영화를 어떻게든 보게 만드는 성공한 상술이 아닐 수 없습니다. 최근 이 질척거림은 점점 선을 넘어갑니다. 특히 OTT가 대세로 콘텐츠 업계를 이끌어나간 뒤부터는 더욱 노골적으로 변했습니다. 

이러한 질척거림이 쿠키를 넘어 영화에서까지 확장되기 시작했지요. <어벤져스 : 엔드게임>에서 사라진 로키는, 디즈니플러스의 드라마 <로키>를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캡틴이 넘겨준 방패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오로지 <팔콘 앤 윈터솔져>에서만 진정한 결말을 맛볼 수 있습니다. 아주 그냥, 질척거림의 끝판왕 마블 같은 느낌입니다. 물론 팬들은 아니 저부터 즐거워하며 기꺼이 이 질척거림에 동참하지만요. 

 

닥터9.png.jpg

 

<스파이더맨 : 노웨이홈>에서 닥터가 열어버린 멀티버스는 역시나 예고편에 상응하는 쿠키로 끝나지 않았음을 암시했지요. 과연 닥터가 스파이더맨과 함께 친 사고의 진정한 결말은 어떻게 될까요?

마찬가지로 디즈니플러스에서 <완다비전>이 한 시즌을 끝맺으며 다크홀드를 얻게 됩니다. 이 드라마에서 완다는 비전과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이를 지키기 위해 악행도 불사하는 자신만의 정의를 실천합니다.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바로 <스파이더맨 : 노웨이홈>과 <완다비전>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일종의 "1+1"판매 방식에 즉 하나의 영화에서 다른 영웅이나 다음 영화의 단초를 맛보며 환호했던 관객에게 이제는 미리 학습하고 구매한 기존 "1"이 없으면 "플러스 원"도 없을지 모른다는 확연한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덕택에 영화만을 본 관객은 왜 완다에게 자식이 둘이고, 스칼렛 위치는 어떻게 되었으며 특히 그녀를 흑화해버린 다크홀드를 어떻게 얻었는지 등. 그냥 받아들이며 영화를 보아야 하지요. 

<스파이더맨 : 노웨이홈>의 결과론적인 연장 플롯인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역시 풍부하게 이해하고 닥터의 행동을 아우르려면 마블의 전작을 보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어땠을까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만을 본 관객에게 이 영화는 하나의 영화로 기능하는 수퍼히어로 무비였을까요?

 

 

 

3.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제가 기대한 이 영화는, 스트레인지가 차베즈와 함께 수많은 멀티버스를 통과하며 그러한 상황 하나하나가 통과의례로 작용해 자신의 능력치를 얻어가는 소위 판타지 정석의 영화였습니다. 

그러나 영화를 보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차베즈가 통과해온 72개의 멀티버스는 하나의 흐름으로 보여주기에 지나지 않은, 쇼로 나타나고 말았습니다.

 

닥터3.png.jpg

 

더욱이 영화의 설정에서 우리는 지금껏 MCU에서 보지 못한 하나의 설정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는 <완다비전>을 시청하지 않았다면 알 수 없는 설정이기도 한데 차베즈의 능력을 닥터나 완다가 흡수하려 든다는 겁니다. 지금껏 MCU에서 이게 가능했던가, 즉 드라마가 없다면 일반 관객은 이해하기 힘든 설정입니다. 특히 마지막에서 차베즈가 자신의 능력을 각성하는 대목은, 더많은 부연이 필요하지 않았던가 싶어요. 

그래, 할 수 있어. 그래서 할 수 있는 수퍼히어로라면 뭐 하려 멀티버스를 72개나 건넜을까요? 

그런 까닭에 우리는 영화적으로 필요했던 인커즌이나 기타 여러 필요했던 의문마저 제기하기 어려운 소위 영화적인 "맥거핀"으로 인해 그랬나, 하는 망각의 상황에 맞딱드리고 맙니다. 

아무리 일루미나티가 상황을 설명했다손 치더라도 말이죠. 

 

 

 

4. 수많은 까메오, 향후 페이즈를 위한 타진?

 

이번 <닥터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에서 잘하고도 못한 것 하나가 바로 까메오의 등장과 활용입니다. 뭐 이를 이야기하기 위한 것은 아니나 이를 정말 적절히 잘 사용해 기존 팬에게 눈물샘을 자극했던 <스파이더맨 : 노웨이홈>이 있음에도, 정작 영화를 보면 결과적으로 실망하고 마는 것은 왜일까 생각하게 됩니다. 

 

닥터10.png.jpg

 

이미 예고편에서 공개된 프로페서X와 함께 838지구에는, 우리가 살고 있는 616지구와 다른 일루미나티라는 초월적 지성이 모여 지구의 현안을 결정합니다. 여기에는 캡틴 카터(이 역시 왓 이프에서 연장이죠!), 판타스틱 포, 인휴먼즈, 캡틴 마블, 모르도, 프로페서X 등이 등장합니다. 

 

아마도 여기서 다들 와, 하고 환호를 질렀을 듯합니다. 그러나 마블 영화를 지금껏 보아왔던 우리에게 이 생각도 스쳐가지요. 밑밥깔기 그리고 밑장빼기! 이들은 분명 어떤 형태로든 어느 모습으로든 향후 MCU에 등장하게 될 거라 여겨집니다. 

그리고 이들의 등장이 불러온 환호와 반대로 실망하는 수없는 팬들의 모습도 곧 그려집니다. 바로 이들을 소모시켜 완다의 무시무시함을 보여주기 위한 모습 때문입니다. 

 

어땠나요? 

 

다만 향후 페이즈에 안착할 영웅이 있을지, 그것만큼은 의문입니다. 시리즈가 파멸을 맞은 엑스맨과 파멸에서 더 깊은 지구핵 아래로 끌어내려져 폭발해버린 판타스틱 포의 경우, 제대로 된 리부트가 가능할지. 아무리 마블의 수퍼히어로 도움을 받는다 해도 산으로 가버린 초기 마블의 드라마 시리즈 역시 부활이 가능할지. 

특히 캡틴 카터의 마지막 모습에 비명을 지르지 않은 팬이 있었을지. 아무리 멀티버스에서 벌어진 일이라지만!!!

 

<스파이더맨 노웨이홈>을 기대했던 관객에게 <닥터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속 까메오의 활용은 아쉽지만 낙제점은 아니었을까. 

 

 

 

5. 완다! 

 

마블이 지금껏 창작해왔던 영화와 드라마에서 이토록 절망 속에 빠져버린 캐릭터가 있었던가 생각해 봅니다. 물론 대부분의 캐릭터들이 수퍼히어로가 되기 위한 통과의례로 상당한 아픔을 겪은 상황만큼은 인정해야겠지요. 전작인 <스파이더맨 노웨이홈>에서 드디어 등장했던 "with great power comes great responsibility"에서 상당한 관객이 눈물을 흘렸죠. 영웅이 되기 위한 통과의례!

 

닥터2.png.jpg

 

그러나! 완다만 놓고 보자면 마블 최악의 비극을 가진 수퍼히어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쌍둥이 동생 막시모프의 죽음 이전, 부모의 죽음과 더불어. 비전을 자신의 손으로 처연하게 폭발시키던 장면에서 그 표정과 눈물을 기억하지 않는 마블 팬이 과연 있을지. 그런 그녀가 <완다비전>에서 느꼈을 배신감과 상실은 깊이도 넓이도 알 수 없는 궁극의 슬픔이었습니다. 

 

그녀가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해서라도 멀티버스 속 자식을 얻으려는 상황은 질척거리는 마블의 모든 영화와 드라마를 봐왔던 관객에게는 확연한 당위성으로 다가왔을 겁니다. 

 

(여기서 다시)그러나!!!

실수로 병원을 폭발시켜 타인의 죽음에 책임을 지고 슬퍼하던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 속 완다가 같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은 왜였을까요?

영화만으로 MCU를 즐겨왔던 관객에게 이것은 당연하게 설명될 일일까요? 아니라면 그냥 봐 왔을거야, 하고 안일하게 생각한 제작진의 판단이었을까요?

 

완다의 슬픔을 이해하고, 흑화해버린 스칼렛 위치에게 동조한 관객은 아마도 마지막 장면에서 상당한 슬픔을 공감했을 겁니다. 반대로 또 상당한 관객은 닥터스트레인지와 대치하며 멀티버스를 위협하는 완다의 모습에서 상당한 이질감도 느꼈을 겁니다. 

그냥 저는! 다시 부활해 환골탈태해서 선량한 수퍼히어로로 거듭난 완다를 기다리렵니다. 

 

 

 

6. 샘 레이미는 샘 레이미!

 

샘 레이미는 거장보다는 장인입니다. 초 저예산으로, 친구 블루스 캠벨과 만들었던 영화 <이블데드>에서 보여준 기발했던 공포 기법은 나날이 진화했습니다. 그가 만드는 공포는 블록버스터에서도 충분히 먹힌다는 사실을 보여준 걸작이 <스파이더맨2>였습니다. 이렇게 칭찬을 깔았지만, <닥터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연출은 진부와 진일보가 결합한 느낌이었습니다. 

몇몇 특정 장면이 진행될 때면 상당히 고루한 연출로 느껴졌습니다. 반면 또 몇몇 특정 장면에서는 진일보한 모습도 보였지요. 

 

다만! 제가 기대했던 모습에서는 많이 벗어났습니다. 학습효과라고 할 수도 있는게, 저는 <닥터 스트레인지> 1편에서 눈이 휘둥그레지는 그저 쇼킹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었던 미러 디멘션을 만났습니다. 이번에는 미러 디멘션과는 잽도 안 되는 스케일의 멀티버스였습니다. 결과적으로 멀티버스를 샘 레이미 방식의 호러 지구를 만들어내는 데는 탁월하게 성공했으나 망토와 개그를 주고 받고, 미러 디멘션에서 입이 쩍 벌어졌던 영상 쇼킹은 없었습니다. 

 

아쉽다면 아쉽고, 그래서 서운하다면 서운했습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샘 레이미가 어디가지는 않습니다. 흑화해 버린 스칼렛 위치를 연출하기 위해 또 그러한 완다와 대결하기 위해 짜넣은 밑밥을 회수하고 결전에 임했던 여러 장면들은 장인이 만든 칼이나 벼루, 붓처럼 한치의 오차도 없이 털끝하나 빠지지 않는 완성도를 자랑했습니다. 

 

이를 결론하면 샘 레이미는 딱히 전작의 유산을 이어오는 것에 관심이 없었다, 그리고 자신의 방식으로 대혼돈의 멀티버스를 연출했다, 라고 평할 수 있겠습니다. 

 

 

 

7. 51%의 성공, 닥터 스트레인지

 

한국 드라마 유명 대사 중에 그런 게 있었습니다. 51%를 인정하면 다 인정하는 거라고.(아시는 분은 아재 인증하시는 걸로?!)

중심축이 빠지고 아직 대체할 마블의 근간 히어로가 없어진 상황에서 오롯이 이 책임을 물려받은 히어로는 이제 몇 명 되지 않습니다. 헐크, 닥터 스트레인지, 캡틴 마블, 토르 정도가 전부입니다. 이 자리를 아이언맨이나 캡틴 아메리카 같은 아우라를 가진 히어로가 들어오려면 쉽지 않을 겁니다. 

결론은 안정적인 페이즈의 진행을 위해 이들을 더욱 키워 활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닥터 스트레인지의 활약은 51%의 성공이라고 말해야 하겠습니다. 51% 인정이니 저는 다 인정했습니다.

 

닥터1.png.jpg

 

OTT 속 마블 드라마의 인기와 이를 위한 영화적 연계, 수없이 뿌려놓은 쿠키 영상과 소위 이들 떡밥 회수를 위한 거대 페이즈의 진행 등 분명 마블만 성공시킨 것임에도 마블이 또 성공시켜야 하는 시험대에서, 닥터 스트레인지 속 멀티버스의 활약은 완다와 스트레인지의 희생이라고밖에 평하지 못하겠습니다. 

팔을 잘라 상대를 취한다, 는 전법처럼 수많은 난관을 헤쳐 나가는 것과 동시에 미래를 위한 포석이 <닥터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가 아니었던가. 적어도 또 다른 아이언맨과 캡틴이 자리 잡으려면 이러한 희생과 연계는 어쩌면 계속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마저 하게 됩니다. 

 

물론 이 결론은 제가 쓰는 영화 리뷰라면 꼭 들어가는 말이기는 합니다. 그래서 재미 없었느냐? 물론 재미있었습니다. 다만 통쾌하고 통렬한 재미와는 분명 달랐던, 51%의 닥터스트레인지 재미, 라고 말하겠습니다. 

 

 

8. 결론

 

이제 MCU는 OTT와 전작을 챙겨보지 않으면 온전히 이해할 수 없는 단계에 다다랐습니다. 많은 분들은 <닥터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를 <완다비전>의 속편이라고 얘기하실 것도 예상이 됩니다. 특히 미래를 위해 심어놓은 차베즈는 어떤 활약을 펼칠지. 그리고 고통의 아이콘이 된 슈프림 소서러 웡 역시 어떤 역할을 MCU에서 담당할지. 결정하지 않은 미래도 남겨 두었습니다. 

여기에 얼마 전 끝난 <문나이트>는 이번 닥터스트레인지의 특정 장면과 유사한 사후 세계 이야기를 펼쳤습니다. 아쉽다면 <문나이트>는 일반적인 마블의 주요 까메오를 배제시켜 MCU와 연계하지 않을지 모른다는 추측도 낳게 합니다. 

 

이토록 높아진 허들과 더불어.

 

피로도 역시 가중합니다.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은 반갑기도 합니다만. 등장해 소모하고마는 까메오는 오히려 반감을 사고, 전반적인 공감대가 형성이 어려운 수퍼히어로의 등장은 지엽적일지언정 MCU 전체로 보자면 미미한 먼지바람 같은 것은 아닐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보는 영화가 피로하지 않을 리 없습니다. 왜 마블 영화는 하나의 영화로 이제 온전히 기능하지 못할까. 

 

그러한 까닭에 <닥터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마블의 51%의 성공과 49%의 숙제"라고 표현하겠습니다. 그저 영화 한편으로 다른 생각, 다음 생각 없이 유쾌하고 통쾌하며 통렬하고 상쾌하게 극장을 나오게 만들어 주기를 바라게 됩니다. 저는 여전히 제 인생의 상당 부분을 할애해서라도 마블이 주는 영화적 즐거움을 기꺼이 받아들일 것이거든요. 물론 저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기꺼이 그러시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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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인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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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저도 윈터 솔져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때의
한편으로서도 정갈했던 그 때의 모습이 너무
그립습니다. 지금은 너무 후속작으로 사람을
불러모으기 위한 이른바 떡밥만이 난무하는 모습인 것
같다는 생각이 3회차를 한 지금도 지워지지를
않네요.

또한 페이즈 3때의 마블의 모습은 분명
토니와 스티브가 구심점의 역할을 제대로 해주었지만
지금은 이들을 한데 묶어 줄수 있는 캐릭터가 부재하다는
이 지점이 상당히 공감이 많이 가네요.
그렇기에 오히려 마블은 새로운 토니, 새로운 스티브를
만들어내려고 하기보다는 왠지 오히려 악역의
빌딩에 집중할 듯 합니다. 패이즈 1이 상당히 완성도

측면에서는 아쉬워도, 그 중심에서는 토니가

불러모으는 역할, 그리고 그들을 한데 묶는

스티브의 서사가 정말 잘 맞아떨어졌는데 말이죠.

물론 닉퓨리의 역할도 무시할 수 없겠습니다

 

그렇게 되면 인피니티 워에서
보여주었듯 히어로들을 한데 모으기는 쉬워지니까요.
그런 지점에 있어....이번 완다의 빌런은 어떻게
보면 상당히 성공적이라고 평가할 수 도 있겠네요.
그럼에도 구심점이 없다는 지금의 시기를
어떻게 타개해 나갈 지 궁금합니다.

리뷰 정말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13:13
22.05.11.
profile image
소설가 작성자
당직사관
당직사관 님의 긴 댓글에 그냥 한마디로 답할게요.

다 인정!!! 동감!!!!!!

날이 엄청 덥네요. 행복한 오후 되십시오.
만두 밥 먹이고 등등등 엄청 정신이 없어요, ㅎㅎㅎㅎㅎ
14:01
22.05.11.
소설가
만두 잘 지내고 있나 보네요 ㅎㅎㅎㅎ
소설가님도 즐거운 오후 시간 보내십시오!
14:38
22.05.11.
profile image
소설가 작성자
당직사관
바쁘고 덥고...ㅎㅎㅎㅎㅎ
시원한 시간들 되세요. 행복하게요!!!
16:15
22.05.11.
profile image 2등
개인적으로 완다는 사고를쳐도 올곧은 마음을 잃지않은 사람보다는
그냥 애였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이번에 터질게 터진거라고 생각하고 즐겁게 본듯해요
13:36
22.05.11.
profile image
소설가 작성자
CG의포텐
그럼요, 즐겁게 보셨으면 그게 백점인 거쥬!!!
여러 생각이 많아지면 영화 보기 불편하잖아요.

그냥 즐감, 이게 제일 좋은 것 같아요.

날이 덥네요. 오후 잘 보내십시오.
14:02
22.05.11.
profile image 3등
와 정성스런 후기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
공감가는 글이 억수로 많네요 ㅋ
동상에 깔려 죽는 캠마보고 어이상실 ㅋㅋ
20:24
22.05.11.
profile image
소설가 작성자
리얼쿄
많은 이들이 놀라고 그래서 또 불호라고 말씀하고 그럴 것 같아요.
여튼 그렇다고 안 볼 MCU는 아니니 잘 만들어주기를 기다릴 뿐입니다.
23:46
22.05.11.
profile image
소설가 작성자
golgo
아유, 죄송스럽게. 그리고 감사합니다.
아이맥스 보러 가려다 생각이 났어요.

익무가 있어서 정말 많은 위안도 행복도 받습니다. 감사합니다.
12:35
22.05.15.
profile image

멀티버스란 치트키를 쓴게 너무 아쉽습니다

이걸로 모든걸 다 할수있는 떡밥을 해버린지라...기존 계속 보던 관객도 영화만으로는 온전히 즐기기도 힘들게 디플까지 얽혀버렸으니 진입장벽은 더 높아졌다는거에 깊게 공감하구요

 

닥스2자체로는 나름 재미있게봤지만 앞으로의 마블영화를 계속 볼지는 물음표에요

17:26
22.05.15.
profile image
소설가 작성자
북회귀선
여러 의문과 숙제도 그리고 동시에 희망도 던져준 영화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별개로 진입 장벽이 너무 높아진 것은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해요.

마블이 그래도 마블하기를 기다려 봅니다.
18:05
22.05.15.
profile image

어제는 찾아놓고 오늘 읽고 있는데 제가 페이즈 부분은 몰라서 그 부분은 어렵고 잘 들어오지 않습니다 (100프로 제문제) 그래도 이런 좋은 글들 (제 관심영화에 관한 부분은 또 읽고 또 읽고 한답니다) 글 쓴 분의 좋은 글 이전 리뷰 도 잘 읽어 보겠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글을 쓴 다는 것 만큼 어렵고 능력이 필요한 부분은 없는 것 같아요 

12:34
22.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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