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아이들
영화 <한밤의 아이들> 마법과 같은 사랑의 대물림
노벨 문학상, 콩쿠르상과 더불어 세계 3대 문학상인 부커상 3회 수상에 빛나는 살만 루시디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인도 출신의 디파 메타 감독이 연출한 영화 <한밤의 아이들>은 현실의 어두움을 그리는 독특한 감수성이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인도가 영국에서 독립하던 1947년 8월15일 자정에 태어난 1001명의 아이들이 있다.
이들은 각자 신비롭고 특별한 능력을 갖고 있는데 자정에 가장 가깝게 태어난 주인공 ‘살림’은 그중에서도 좀 더 특별한 힘을 가졌고, 일명, ‘한밤의 아이들’을 불러 모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그런데 살림이 자신의 능력을 막 자각했을 무렵 그는 태어나자마자 병원의 간호사가 경제적 계급 붕괴에 일조하고자 했던 이유로 자신과 ‘시바’가 바뀌었고, 자신의 부모가 친부모가 아니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다.
결국 남들과는 다른 사춘기를 보내게 된 살림은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상처를 받으면서도 자신의 초능력을 통해 희망을 찾으려 한다는 이야기였다..
이 영화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특징은 ‘초능력’이라는 비일상적 소재를 인도와 파키스탄, 그리고 방글라데시의 비극적인 근현대사와 접목시켰다는 점이었다.
‘살림’의 기구한 출생의 비밀에는 파키스탄의 독립 문제가 연관되어 있으며, 또 한명의 초능력자 ‘시바’가 겪는 갈등은 인도 사회의 심각한 빈부격차 문제를 부각시켰다.
결국 ‘살림’의 인생은 인도와 파키스탄의 종교적 갈등 및 영유권 분쟁, 정체성의 혼란까지 수많은 난제들에 부딪히며 표류하게 되는데, 이것은 1001명의 초능력을 가진 아이들, 곧 살림의 세대가 공통적으로 겪어야 했던 인도 현대사의 굴곡과 맥을 같이 한다.
가끔은 환상, 마법 등 판타지적 요소가 개입되면서 황당무계한 장면이 보여서 조금 궤도에서 벗어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감독은 순탄치 않았던 조국의 운명과 함께 해온 살림 세대의 삶을 차분하게 그려낸 현실의 비극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의 모습을 가감 없이 묘사하였다.
또 하나 이 영화에서 도드라지는 건 19세기 말부터 시작해 100여년에 걸친 다양한 민족과 국가의 역사를 짧은 시간에 단숨에 훑어버렸다는 점이었다. 그러면서 어느 특정 집단의 관점을 고수하기보다는 긴 혼돈의 시간에 걸쳐 ‘보통 사람’들이 끈질기게 살아가는 모습 자체에 주목하였던 작품이었다.
그리고 결말에서는 후손들에게 지금 같은 세상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드러내었다. 또한 ‘살림’은 자신의 어머니가 그랬듯이, 살림은 자신의 피가 한 방울도 섞이지 않은 아이를 맡아 키우기로 하면서 절망과 슬픔을 다시 희망과 감동으로 전환시켰다.
‘한밤의 아이들’ 사이에서 탄생했고, 자라게 될 이 아이 또한 예고 없는 역사를 꿋꿋이 버텨낼 것이라는 희망과 함께~~~.
그런 맥락에서 영화 <한밤의 아이들>은 언제, 어디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든 희망은 여전히 존재한다는 지극히 보편적인 주제에, 독특한 소재와 함께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는 영화였고 낭만적 판타지와 냉혹한 현실 그리고 나라의 재앙을 하나로 연결하여 잘 표현한 영화였다.
‘진짜 마법이란 이런 사랑의 대물림으로부터 비롯된다’는 마지막 메시지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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