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파스트] 흑백논리의 세상에서 컬러풀한 세상을 꿈꾸다. (강스포)
밤을 꼬올~~딱 새고 처음 서쿠로 봤을땐,
오프닝의 그 미세먼지 한톨도 없을듯한 청명하고 쨍~한 벨파스트의 컬러풍경에 입 벌리고 봤다가,
(왠지 비와서 씻긴 담날일듯한?? ㅎㅎ)
우왓? 담넘어 갑자기 흑백으로 전환?!!!
흑백마저 톤이 쨍~한 것이 오히려 더 찬란하게 빛나는 느낌이 나더라구요.
"버대~~~"하고 엄마와 동네주민들이 다같이 쥔공한테 고만놀고 밥먹으라며 찾는 장면부터...
아아... 이영화 완전 취향저격이겠다... 싶었습니다.
그러나... 그날 26시간을 깨있던 제 뇌는 산소부족으로 깜빡깜빡거리다 수시로 전원이 꺼졌고;;
엄빠가 거리랑 펍에서 춤추는 장면에선 신기하게도 눈이 팟! 떠지긴 했습니다만...
왠지 상반기 최애영화가 될듯한 작품을 이렇게 허망하게 졸면서 보다니 아까워 죽을 거 같더란...ㅜㅜ
그리고 결국 어제 다시 봤는데요.
역시나 영화가 너어~무 좋으면 분석이고 자시고 다 필요없이 그냥 감탄만 하게 되는거 같아요. ㅎㅎㅎ
이영화는 60년대말 북아일랜드에서 구교(카톨릭)와 신교(개신교) 간의 종교분쟁 및,
영국 본토와의 정치적 갈등이 막 발생된 초창기를 다루는데...
벨파스트 분쟁에 대해선 문외한인 저도,
(걍 90년대 액션영화에서 종종 테러집단으로 나오던 IRA가 저쪽동네일 때문이다 정도만 알던...)
마냥 푹 빠져서 볼 수 있을 정도로 아이의 시선으로 그렸기에 내용도 전~혀 어렵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깔끔하게 각잡힌 구도의 화면 속에서 인물들이 자유롭게 뛰어노는 걸보니...
정리벽 있는 저는 진짜 넘 좋아서 숨이 멎을거 같더라구요. ㅋㅋㅋㅋㅋ
게다가 어른들의 이분법적인 세상을 바라보는 아이의 시선에, 아이러니하게도 너무나 낭만적인 브라스풍 음악이 깔리는 데다...
개판인 상황속에서도 시종일관 추억보정?된 유쾌한 톤을 잃지않으니,
이 영화 정말 너무나도 사랑스러웠습니다.
영상미와 화면 구도도 죽이고, 음악도 죽이고, 연기도 죽이고, 내용도 죽이는데...
특히 엄마아빠의 외모가 너무나도 출중해서 매력이 철철 넘쳐흐르는군요. +_+
묘하게 제니퍼 로렌스와 르네 젤위거를 섞은듯 시원시원한 느낌의 알흠다운 엄마와...
낯이 좀 익은데 싶더만 세상에?!!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의 걔(그 뵨태)였어?를 깨닫곤 경악을 금치못할 정도로...
아이들의 가치관을 바르게 잡아주는 멋진 아빠...
특히 엄마는 가만히 서있어도 길쭉길쭉하니 비율이 너무 멋진데, 춤출 때도 어우... 화면도 커플도 빛이 납니다.
솔직히 감독님께 "어머님이 누구니?" (feat.박진영) 묻고 싶더라는...ㅋㅋㅋㅋ
양갈래 삐삐머리의 이웃(친척?) 누나와 공부잘하는 짝사랑 아니 양방향? 풋사랑의 소녀는...
버디와 가장 가까이에 있는 존재인 만큼,
현재/향후 개신교vs카톨릭의 구분을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을 던져주는 존재인 듯 합니다.
이름만으로 구분이 가능하다는 개신교(버디와 같은) 누나 vs 과학숙제를 같이하는 카톨릭 소녀,
그리고 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할머니 vs 할아버지 장면은...
마치 미래세대들에게 이제는 종교로 성급하게 재단하기 보단,
처음엔 다소 애매모호?하더라도 합리적으로 이해해나가기를 바라는 것 같았어요.
그 누나에게조차 너가 잘못된거야!라고 비난하지않고 같이 끌어안아주구요. :)
(선물받은 책도 '수학참 쉽죠잉~' 같던데...ㅎㅎ)
BUT! 땀을 뻘뻘 흘리며 종국엔 두 갈래 길만 있다고 불신지옥?설을 설파해 아이들에게 겁을 잔뜩 주던 목사님과,
피-아를 식별하고, 아빠에게 동참할 것을 강요하며 천주교 집들을 테러하던 이웃남자의 광기는...
그 어마무시한 흡입력만큼이나, 어린 버디가 아직은 이해/감당할 수 없지만...
그들의 사고방식이 엄청나게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세계임을 잘 보여주네요.
두번째 보니, 신기하게도 세무서?에서 온 편지를 받고 슬퍼하던 엄마를 버디가 위로하던 씬에서...
주부의 희망? 어쩌구 하며 그 효소(바이올로지칼!!!) 세제를 광고하는 라디오 소리가 들리더군요.
천진난만한 버디는 얼레벌레 나쁜짓에 휘말려갔음에도 그와중에 엄마를 위한 세제를...(으이긍~!ㅜㅜ)
저 난리통에 애를 훈육시키려고 저길 다시 데려가는 엄마도 참 대단하다 느꼈습니다.
혼나는 와중에도 엄마! 이거 바이올로지칼이야!!😢 라고 외치는 버디가 넘나 사랑스럽고 짠하더라는...
짧은 분량임에도 명불허전인 할머니 주디 덴치와, 지혜롭고 따뜻한 사랑꾼 할아버지 시아란 힌즈도 넘나 좋았어요.
비록 본인에겐 길이 없었지만,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흔쾌히 가족을 멀리 떠나보내는 그 아련함이,
눈빛에서 오롯이 느껴지더라구요.
특히 할아버지의 대사들은 참 주옥같은 명언이 많았습니다. ㅜㅜ
애매모호하게 숫자를 써서 일단 가까이 가고, 그저 사랑하란 조언을 해주던 할아버지는,
본인도 소싯적에 아일랜드를 떠나 레스터에서 석탄광부를 했던 만큼... (그때문에 폐병을 앓은듯한...ㅠㅠ)
아들과 손자로 하여금 언제나 나의 뿌리를 잊지말고, 앞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길을 알려주는 현자같은 느낌이었어요.
아아... 이렇게나 아름답고 따땃한 가족들과의 추억이 넘쳐나다니... 왠지 케네스 브레너 감독님이 부러워지더라는... ㅎㅎ
(넘나 이상적인 할아버지할머니, 엄마아빠, 형!)
비록 저는 아파트키드지만 아무나랑도 금방 친해지는 인싸재질이라 단지안 놀이터에서 다같이 씐나게 놀았던 기억과,
이사가기 싫어서 지랄발광했던 기억이 있는데...
희안하게 중후반부엔 눈물이 쪼꼼 나더라구요.
솔직히 지금은 아이 눈에나 부모가 듬직한 어른이지,
뒤에서는 똑같이 무섭고 막막했을 젊은 엄마아빠의 입장에 더 공감이 가는데, 그또한 참 서글펐어요.
참! 영화는 오프닝과 엔딩, 그리고 중간에 가족들이 보는 영화와 연극만 컬러였는데요.
뭔가 이분법적인 세상에서 벗어나있는 판타지한 세상이란 측면에서 컬러를 쓰는거 같기도 합니다 (아...아닌가...?ㅋㅋ)
거의 60년대 작품들이라 아는게 1도 없지만,
고른 작품들이 왠지 이질적인 존재/집단들이 서로 소통하거나, 꿈같은 세계인 어딘가로 떠나는 내용일 거 같은...ㅎㅎ
특히 공룡영화인줄 알았다가 원시적인? 자태의 여주들에 눈총주던 엄마아빠씬과
이효리가 잠시 떠오른 영화 치티치티뱅뱅은 저시대 4dx가 있었나?싶은 리액션이라 가족들 모두 귀여웠어요. ㅋㅋㅋㅋ
(근데 집단 노...노래 관크를??!! ㅋㅋㅋㅋㅋㅋ)
연극볼때 할머니 안경에 비친 컬러도 신기했구요. (순간 돈에 환장한 스크루지 영감님처럼 보임! ㅋ)
무엇보다 버디(아역배우 주드힐)의 유리구슬 같은 눈동자와 표정연기가 엄청납니다.
세상 그렇게 귀여울수가 없더라구요. +_+
보는 내내 이 아이가 커서 케네스 브레너(감독님)가 되는거구나? 란 생각을 자꾸 하게되던데...
영화볼 때 황홀해하는 눈빛과 토르(1편 감독) 만화책 보던게 눈에 밟히네요. (진정한 성덕이었구만?! ㅋㅋㅋㅋ)
아아...솔직히 저한테 오스카상 고르라 했다면 작품상이나 감독상 중 하난 무조건 벨파스트 꼽았을듯요.
그래도 무관이 아니라 각본상 챙겨가셔서 다행! ㅜㅜ
<벨파스트>는 흑백영화인데다 눈뽕이랑 음악뽕이 엄청나기 땜에...
극장에서 안보고 나중에 집에서 쪼~꼬맣게 본다면 무조건 손해일 영화 같습니다.
참!! 개인적으로 마지막 자막은 왠지 행방불명된 사람들이 아닌...
그 삐삐머리 누나나 이웃집 아저씨처럼 잘못된 방향으로 길을 잃었던 사람들이라고 느꼈어요.
긴 한줄평 :
흑백논리의 세상에서 컬러풀한 세상을 꿈꾸며,
두갈래길 뿐인 종교적 분쟁이 아닌, 수학의 합리적인 이해의 세상으로...
고향별을 떠나 저너머의 달을 향해 떠나게 된 가족 이야기.
* 영화에 담긴 영화, tv, 연극 리스트 정보!
[영화(컬러)]
공룡 100만년 (One Million Years B.C., 1962)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13436
치티치티 뱅뱅 (Chitty Chitty Bang Bang, 1968)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11085
[TV(흑백)]
하이눈 (High Noon, 1952)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1857
리버티 벨런스를 쏜 사나이 (The Man Who Shot Liberty Valance, 1962)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48974
[연극(컬러)]
크리스마스 캐롤 (A Christmas Carol)
아마 영국작가 찰스디킨스의 스크루지 영감의 소설을 연극으로 만든듯한...
https://ko.wikipedia.org/wiki/크리스마스_캐럴_(소설)
https://terms.naver.com/entry.naver?cid=60619&docId=893100
[엄마배우 모델시절 사진]
[벨파스트] 버디 엄마가 포드v페라리의 켄 아내였네요?! 😍 (모델시절 사진스압)
[각본/감독 인터뷰 해외기사]
Belfast’ writer/director Kenneth Branagh on ‘giving a hug to my younger self’ - GoldDerby
Nashira
추천인 20
댓글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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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이지만, 아니 흑백이라 오히려 더 극장에서 많이들 보셨음 하는...
자연스럽게 흑백으로 넘어가는 시작부터....
너무 인상적이었네요. 이쯤되면 케네스 브레너는
흑백으로만 만들어야 할지도....
이건 모든면에서 다 넘나 좋더라구요.
버디 아니죠 버대!! 맞습니다 ㅋㅋㅋㅋ
그냥 보고만 있어도 미소가 지어지는 그런 영화였어요 ㅠ
굉장히 정감어린 동네더라구요.
근데 그렇게...ㅠㅠ
.
제 뒤쪽에서도 훌쩍이는 사람 몇 있는거 같던데...ㅠㅠ
비몽사몽 봤을때도 너무 취향저격이길래...
작정하고 봤더니, 한장면 한장면이 너무 소듕하게 이뻤어요. ㅎㅎㅎ
케네스 브래너가 감독으로서는 2010년대 이후의 작품이 편차가 커서 아쉬운 데가 있었는데, <벨파스트>는 <신데렐라> 이후의 브래너의 연출작 중에서 제일 좋았습니다. 자전적인 이야기를 풀어나갈 때 멋진 결과물이 나올 때가 있더라고요. 주드 힐이 맡은 꼬맹이 버디가 그렇게 성장한 걸 생각하면 뭉클하기도 하죠.
카트리나 밸프가 제일 눈에 띄었고, 제이미 도넌의 연기를 제대로 볼 수 있어서 반가웠습니다.
독백도 좋았지만, 춤출때 와아............
버디는 할머니 할아버지랑 엄마 아빠 덕에 잘자란거 같아요. ㅎㅎㅎ
케네스 브래너 어린 모습을 본 적 없지만 딱 아역같았겠다 싶더라고요 캐스팅 한 명 한 명이 좋았어요.
유럽은 북쪽지방일수록 평균키가 크니까 왠지 고증에 맞춘거 같기도 합니다. ㅎㅎ
(실제로 아일랜드사람이 영국본토보다 크다고...)
저도 케네스 브래너 어린시절이라 상상하면서 봤어요.
부모님이 진짜 저렇게 매력적으로 잘생쁨일까? 아들도 잘생긴 배우니까 그럴수도 있겠다 하면서 본...ㅋㅋㅋㅋ
언제나처럼 꼼꼼하고 멋진 리뷰 잘 감상했구요, 효소 세제 라디오 광고는 보면서도 전혀 모르고 놓쳤던 부분이라 ‘오호라~‘ 했네요 ^^
주부들의 꿈과 희망 이런식의 광고가 흘러나오는데,
그거땜에 그걸 훔친거구나 이녀석!! 싶더라구요. ㅜㅜ
엄마한테 자꾸 바이올로지칼~~!!! 외치는게 괜히 그런게 아니더란....^^;;
저도 관객의 마음에서는 벨파스트가 제일 좋았어요. 그래도 주요상인 각본상 타서 좋았어요. 🥰 작품성으로도 손색없고 관객의 마음을 동하게 하는 매력있는 영화였습니다. ☺️
어쩐지 뒤에서도 훌쩍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만...ㅜㅜ
취저 영화일거라고 예상했는데 후기가 없으시길래 안맞으신건가 안보신건가 했었습니다
제가 주말엔 가정에 충실하느라(?) 익무에서 멀어지는 시기 ㅋㅋㅋㅋㅋ 😭
저도 벨파스트를 끝으로 개봉안한 챠누님꺼 빼곤 다 본건데 1순위는 드마카(작품상 가능성은 로또급이니 열외)였고 다음이 벨파스트였어요
후기 읽다 보니 북아일랜드분쟁의 역사를 적어봐야하나 싶기도 한데.....
술술 읽히게 쓸 자신이 없네요 ㅠ
여튼 후기 정말 잘 봤습니다 👍 👍 👍
벨파스트가 왠지 상반기 제 최애작이 될거 같습니다. :)
포스터가 넘 갖고픈데 현재 증정지점은 넘 멀어서 나중에 씨집이나 메박에서 나와주면 또볼듯해요.ㅎㅎ
안되면 종영후 씨네마포에서라도 팔아줬음 싶은... 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