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들의 아파트] 나른하게 죄어오는... (강스포)
초반의 문제제기는 참 좋았으나, 끝으로 갈수록 어찌할바 모르겠는... 갑갑한 심정이 되는 영화로군요.
저예산 다큐영화에 이런 애매? 약불호? 후기를 쓰는게 맞나싶어 고민이 좀 되었지만...
장점이 확실하고 전문가 평도 꽤 좋으니,
걍 하나의 의견으로 봐주시기를...
*강스포 주의!
전 개나 고양이를 좋아하긴 하지만, 솔직히 누군가를 케어할 자신이 없어서...
랜선집사마냥 유투브에 귀여운 아그들(사모예드나 노르웨이숲 냥이처럼 큰애들) 영상을 가끔 구경하는 수준입니다.
캣맘님들처럼 길냥이에게 지속적인 애정을 갖기보단 마주치면 "우왓! 냥이닷~ :)" 하고 잠깐의 스쳐지나가는 관심을 보이는 머글이지요.
다만 동물학대/혐오 관련 뉴스를 보면 딥빡쳐서 쌍욕하는 정도?
예전에 신도시 아파트단지 계획도 해봤고, 최근엔 노후 아파트단지 관련 건을 하고 있기에...
솔직히 이 영화는 전공상 냥이들 보다는 재건축 단지 관련 이슈를 보러간 게 더 컸습니다.
제 불호 포인트는 아마 이런 기대치와 달라서 생긴 문제일 수도...^^;
초반에 아파트 변화과정을 관찰한 이들의 생각,
애정으로 돌보아진 수많은 뚱냥이들, 둔촌냥이 모임의 취지 등이 나오면서...
그동안 생각지도 못했던 문제들이 눈앞에 펼쳐져있으니 굉장한 호기심이 일었습니다.
이들의 취지에 공감도 갔구요.
영화 속 냥글냥글한 고양이들은 넘나 귀엽고,
아파트 단지를 보여주는 미장센과 음악도 매우 훌륭하고,
이 일을 도맡은 주인공(둘?)의 활동과 인터뷰, 애로사항들도 진정성있게 담았습니다.
250마리나 되는 고양이들 각 개체를 구별인식/확인하고자하는 엄청난 노력들과
개체수 조절 및 새끼 고양이의 매몰방지 차원에서 중성화수술을 하고자...
냥잘알 주민(캣맘?)들과 함께 덫을 놓는 일들과,
몇몇 손탄 고양이들은 임보?하다가 길을 좀 들여서 입양 보낸 일 등 다양한 활동이 보여지더군요.
곧 닥쳐올 건물 철거를 앞두고, 정작 고양이를 빼내는 작업은 지지부진하게 진행되는 와중에...
솔직히 임시보호하는 과정이 흐름의 맥을 잘라먹는단 인상이 들었습니다.
(본인도 길들이는게 맞나 고민이 깊던데;;)
다양한 냥이들의 성격만큼이나 다양한 접근이 있었겠지만,
이 다큐의 흐름조차 어디로 가버릴지 알 수 없는 그 다양한 길냥이들처럼 떠돌아다니는 듯 했어요.
특히 몇년간의 일들을 찍은듯 함에도,
각 상황의 시간이나 진행되어가는 과정들이 선명하게 머리에 잘 안들어오더라구요.
이주 프로젝트를 도맡은 이들과, 몇년씩 오랜기간 캣맘이셨던 이들 간의 사고방식의 차이가 꽤 컸던 모양이나,
아무래도 한쪽 출연진을 위주로 찍다보니... (캣맘님들이 안나온건 아니지만)
혹여나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어서 조심하는 듯한 공기도 느껴집니다.
눈치없는 제가 보기에도 갈등이 살짝 보이던데,
아예 안드러날 순 없겠지만, 여기선 그 문제를 다루지 않겠다!란 스탠스를 취한 듯한...?!
물론 중간에 다소 쎈듯한 발언도 있긴 했지만요.
그러다보니 이 문제에 엮인 주체가 누구누구고, 어떤 그림을 그려가며 움직이고 있는거지?란 의문이 계속 들었습니다.
또한 그곳의 캣맘님들은 이 다큐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궁금해지더라는...
지도를 한번 띄워서 여기가 어떻게 생겼으며,
어디서 어느방향으로 어떻게 이동하려 했다는 등,
(이루어질수 없었더라도) 계획이나 큰 그림을 좀만 더 친절하게 보여줬다면 좋았을 듯요.
얼핏 도면들고 이쪽 방향으로 밥을 옮기면서 조금씩 몰고가자는 씬이 잠깐 나오긴 하던데...
공무원인지 전문가인지(정보를 안줌)와 냥이들이 숨어들만한 아지트(거대 지하실)를 답사하기도 했구요.
크레딧 보니 국회랑 구청도 관심을 가졌던듯하고,
둔촌주공이 대규모단지인만큼 분명 재건축을 위한 철거작업엔 방향과 순서가 있을텐데도,
그걸 제대로 활용 안한다는 인상이 들었습니다.
초반에 세운 몰이-이주계획이 이렇게 바꼈다거나,
의견이 갈려 이런활동으로 방향을 틀었다거나 하는 등 진행과정에 대한 단서가 잘 안나오니...
결과적으로 해당 사정을 잘 모르는 외부자의 시선에선...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건지 당췌 모르겠구나! 라며 살짝 놓게 되더라구요.
구체적인 정보가 넘 적었고, 이슈를 진득하게 파기보단 자잘한 파편을 툭툭 던져놓은 듯 하여...
약간 불친절하단 느낌을 좀 받았습니다.
영상은 계속 나른하고 여러 애로사항들 땜에 내용은 고구마인...
(슬슬 노곤노곤해지면서 졸음이 오던데, 영화의 성격이 정말 아래 요 고양이스럽더라는... 지금 쳐자고 있을때가 아니라굿!! >_< )
그러다 갑자기?!!!!
철거중인 중장비들의 작업영상과 펜스뒤 냥이들을 두려움 가득한 시선으로 찍은 뒤,
후반부 기껏 몰아서 옮겨놨던 냥이가 회귀본능에 따라 위험한 도로를 건너 되돌아가면서 졸음이 확 깨더라구요!
엄청나게 강렬한 드론?씬으로 깨끗하게 싹다 밀어진 아파트단지 전경을 화악~보여주는데...
아아... 뭐지? 애들은 다 어떻게된건가?
몇마리나 옮겼으려나? 1/10인 20~30마리는 되려나? 어뜨케...ㅠㅠ 빠져나갈 구멍은 있었겠지?
걱정하게 만드는 것으로 다큐가 끝이 나는군요.
새삼 중간에 갑툭튀?했던 조류탐방/사진작가가,
(냥-새 관계를 생각하면 출연이 이해됨 ㅎㅎ)
이런 전시상황에 얘들을 이렇게 곱게 케어하면 급변하는 환경 적응을 어떻게 하겠냐고...
야생성을 북돋아야한다고 얘기했던게 떠오릅니다.
엔딩의 서늘하게 리셋된 허허벌공사판 광경과
귀엽고+잘관리됐던 뚱냥이들이 뇌리에 남네요.
아아... 뭐랄까 생각할거리를 많이 던져주면서도, 나른한+파악이 쉽지않은 정말 냥이스런 다큐였어요. ㅜㅜ
길고양이들마냥 여러 주제들이 부유하다가... 엔딩씬처럼 갈곳을 잃은 느낌도 살짝;;
아무래도 전 애초에 관람목적이 고양이보단 아파트단지에 있었던데다,
좀더 묵직한 시사다큐? 스러움을 기대하고 가는 바람에 요런 아쉬움이 생긴 듯 합니다.
요즘 유행하는 MBTI로 구조화하는걸 좋아하는 NJ(직관+판단)형인데다,
문제해결 안되면 못견디는 직업병땜에 답답함을 더 세게 느낀걸지도;; ㅎㅎ
비록 아쉬운 점을 많이 쓰긴 했지만,
이영화, 아파트+냥이들을 담은 영상미와 음악, 주제의식이 상당히 좋습니다.
막눈인 제가 보기에도 촬영의 구도와 이미지가 굉장히 멋지더라는!
음악도 왠만한 상업영화 이상으로 ost가 훌륭하구요.
특히 재건축단지+남은 동물들 관련해 한번쯤 생각해볼만한 다양한 이슈들을 던져준다는 것은 엄청난 장점인 듯 했습니다.
후원하기는 커녕 쿠폰으로 봐서 왠지 죄송할 정도였어요.
전문가평이 꽤 좋던데, 비록 전 약불호?였지만,
반응이 없는것보단 까칠한 녀석이라도 있는게 좋을듯하여 후기 남겨봅니다. :)
+ 그나저나 정재은 감독님 이분이 <말하는 건축가>랑 <말하는 건축 시티:홀> 감독님이셨군요?!!
촬영이 예술이라 필모 찾아보다 깜놀한!!
<아파트 생태계>(2017)도 궁금한데, 요건 볼 방법을 모르겠네요. 국내 개봉을 안한건가...ㅠㅠ
솔직히 저한텐 이게 더 재밌을거 같은...ㅎㅎㅎ
Nashira
추천인 4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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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주체들 간에 난감한 상황들이 좀 있었는지,
논란을 피하려다가 메시지가 좀 희미하게 나와버린건 아닐까 싶습니다.
각 이야기거리들 보면 "오... 이런일이 생기겠구나..."라며 신기했으나, 전체적으론 잘 안엮인 느낌?
둔촌동 재개발 및 고양이 이주관련 캠페인 둘 다 모르는 저같은 관객에게는 한없이 불친절한 영화였습니다
그냥 개냥 뚱냥 보는 정도..로 끝난 영화지만 그걸로도 할건 다했다 보기에 어떤걸 추구하느냐에 따라 느낌은 다를거 같아요
좀더 진득하게 파고들어줬음 싶었는데... 영화가 추구하는 방향이 제 기대치랑은 좀 다르더라구요.
저도 처음엔 많이 불친절하다고 느껴졌어요. 둔촌냥이 활동을 조금 알고있었는데도요. 그런데 여러번 보다보니 고양이들 시선에서 보게되고...그러니까 조금 이해가 가더라고요. 말씀하신 '아파트 생태계'는 어제 보고왔는데 좋더라고요. 후반부에 둔촌주공이야기와 함께 냥이들 잠깐 나옵니다. 찾아보니 개봉한적이 없어서 그런지 포스터 한장 없고 ㅠㅜ
아... 어젠 도저히 시간이 안나서 못갔는데...ㅜㅜ
이거 정식 극장개봉이 어렵다면 어케 vod나 ott로라도 접근할 수 있게 해줬음 좋겠습니다.
제주변에도 아파트 생태계가 궁금하단 사람들이 꽤 있거든요.
뭔가 사람의 이야기가 더 담겼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기승전결이 없고 조금 극단적으로 말하면 고양이 유튜브 영상을 스크린으로 본 느낌이랄까요...
결말은 어떻게 할 수 없다 치더라도 과정이 좀 더 담겼으면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더 와닿았을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