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추적 (1975) 1960년대 일본의 미션 임파서블. 스포일러 있음.
이 영화는 블록버스터라는 이름이 딱 어울리는 대예산 액션영화다. B급 액션영화인 줄 알고 보았는데,
전혀 아니었다.
시호미 에츠코라는 여배우가 주연인데, 처음 보는 배우지만 액션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이소룡을 카피해서 쌍절곤을 휘두르고 괴조음을 날리고
이리 폴짝 저리 폴짝 뛰어다니고 수십여명을 혼자서 떡실신시키고
공중으로 솟구치고 난리도 아니다. 절권도 솜씨도 각이 잡혀 있다.
"아뵤"하면서 이소룡의 그 표정을 흉내내는데, 매우 그럴 듯하다.
이소룡 영화+일본 엽기 B급영화+미션임파서블 = 화려한 추적이다.
영화적으로 단단하다고 할 수는 없다. 플롯도 좀 설렁설렁 만든 것 같고, 클리셰도 많이 눈에 띈다.
줄거리와 상관없지만, 액션장면을 넣기 위해 억지로 끼어드는 장면도 있다.
가령 중간에 왜 나오는지 모르는 여자 레슬링 장면이 있는데, 영화적으로는 마이너스이겠지만
볼거리로는 괜찮은 편이다.
사실 이런 종류 영화는, 영화적 완성도만큼이나 볼거리가 풍성한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전체적으로 보아, 액션씬은 굉장히 공을 들여 블록버스터 만들려 한 것 같고,
시호미 에츠코는 당시 여자 이소룡으로 이름을 꽤 날렸을 것 같다.
위험한 스턴트도 다 해냈다고 하는데, 연기력도 준수한 편이다. 큰 부상을 입을 수도 있는 위험한 스턴트도
자기 얼굴 내놓고 다 해낸다.
영화 액션씬이 예산을 엄청 들인 티가 난다. "어디 돈 들인 맛을 봐라"하고 관객들에게 말하는 것 같다.
당시 미션 임파서블에 해당하는 영화였을 것 같다.
무엇보다도 한방향으로 질주하는 그 스피디함과 에너지가 좋다. 영화가 진행될수록 규모가 점차 커져가서
마지막 클라이맥스 부분에 가서는 강한 인상을 준다.
시호미 에츠코는 유명한 자동차 레이서다. 사실 그녀가 레이서라는 것은 이 한장면 나오고 끝이다.
아마, 영화 포스터에 자동차 질주씬 그림을 그려넣으려고 그랬던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그런데 그녀는 비밀리에 정부요원이기도 하다.
어느날 시호미 에츠코는, 천문학적인 금액의 마약을 밀반입하려는 조직을 추적해 일망타진하라는 임무를 받는다.
그녀는 변장의 명수다. 새하얀 칵테일 드레스를 입은 카지노 퀸이 되기도 하고, 귀가 반쯤 먹은 할머니가 되어
적 조직 심장부에 잠입하기도 하고, 콧수염이 멋있는 신사가 되기도 하고, 캄보디아에서 온 마약왕이 되기도 한다.
당시 수준으로는 꽤나 정교한 분장이었을 듯한데, 지금 보아서는 많이 어색하다.
미션 임파서블과 비슷한 구조라고 보면 된다. 어려운 임무가 하나 주어지면, 어찌어찌 시호미 에츠코는 그것을
완수하고, 그러면 그것은 다음 임무로 이어지게 되고...... 기타등등이다.
미션 임파서블과 다른 점은, 시호미 에츠코가 사실은
살해당한 자기 아버지 원수를 쫓아 범인을 추적하고 있었다는 설정이다.
역시 동양영화에는 이런 혈연에 따른 복수가 들어가야 한다.
그런데 영화가 진행됨에 따라 아버지 원수와 거대한 마약조직 두목이 하나라는 것이 밝혀진다.
원수를 갚는 일이 곧 범인을 체포하는 일이 된다.
쌍절곤을 휘두르며 일대 다수로 프로페셔널 킬러들을 덕실신시키는 장면도 재밌지만,
진짜 아찔한 장면은 따로 있다.
진짜 다이너마이트를 터뜨리고 그 속을 시호미 에츠코가 달려가는 장면인데, 미쳤다고 밖에 할 수 없는 장면이다.
다이너마이트가 터지면서 바위 파편들이 튀는 것이 눈에 선히 보인다. 시호미 에츠코가 안 다친 것이
기적이다. 이 장면은 보면서 전율이 안 생길 수 없다. 목숨을 걸고 찍는 것이 보이기 때문이다. 폭파씬이 규모가 꽤 커서, 이 영화가 비급 영화가 아니라 블록버스터라는 확신이 든 것도 이 장면을 보고서다.
그런데 이 장면 뒤에 더 아찔한 장면이 나온다. 관객들을 떡실신시키고야 말겠다는 감독의 독한 의지가 느껴지는 장면들이다. 바로 케이블카 올라타기다. 이거, 아득히 높이 떠있는 케이블카에 진짜 매달린다. 무슨 편집으로
마치 진짜 매달린 듯 효과를 낸 장면이 아니다. 보기만 해도 아찔하다. 케이블카를 타고 있는 악당두목을 추격하기 위해 무조건 케이블카에 매달린 것이다. 나중에야 어찌되든 일단은 매달리고 보자는 시호미 에츠코는
어찌어찌 하다가 케이블카에 매달려 하늘 높이 날아간다. 땅에서 카메라로 케이블카와 시호미 에츠코를 찍기
때문에 보는 내가 아찔하다. 시호미 에츠코가 악당두목을 케이블카에서 밀어 추락사시키는 장면은
통쾌하다기보다 엄청 잔인하다.
꽤 괜찮은 재미를 준 영화다. 아주 잘 만든 블록버스터영화다.
추천인 6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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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커버아트입니다
다이나마이트 폭파 장면은 진짜 위험하게 찍었군요... ㄷㄷㄷ
어디서 봤다 했더니 여기 나왔었네요
이 작품의 영어제목은 Sister Street Fighter.. 리마스터 블루레이로도 나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