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박노식 배우에 대해서...

오늘 영자원에서 '아름다운 악녀' 최지희 추모전 영화 <서울이 좋다지만>, <팔도 가시나이>을 보고왔습니다.
故 최지희 배우 특집이지만 특이하게 오늘 상영된 영화 2편에서는 故 박노식 배우도 주연으로 출연했습니다.
어느정도 연세있으신 분들에게는 유명한 분이겠지만 저같이 박노식 배우를 모르는 세대에게는 '쌍칼'로 유명한 박준규 배우의 아버지로 더 유명할거라고봅니다.
영자원에서 영화를 볼 때 따로 사전정보를 찾아보지않다보니 오프닝 크레딧에 뜬 '박노식'이라는 이름을 보자마자 놀랐습니다.
의도치않게 박노식 배우가 출연하는 영화를 이번에 처음 보게되네요.(이건 최지희 배우도 마찬가지😅)
과거에 대한 정보를 잘 모르지만 제 머릿속에서 당대에 잘나가는 남자 배우들하면 거의 필수로 들을 수 있었던 것은 저음의 느끼한 목소리였습니다.
그런데 박노식 배우의 목소리는 그런 인식과 달리 쇳소리가 나면서 가벼워보이는 느낌이었습니다.
결코 멋지거나 호감형이라고 볼 수 없는 목소리인데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박노식 배우의 대사는 귀에 잘 들렸습니다.
입에 착 달라붙는 전라도 사투리에 속사포같이 쏟아내는 대사에서 특유의 리듬이 느껴질 정도로 대사처리 능력이 독보적입니다.
촐싹거리면서도 빈정대는 말투가 일품인데다 서글픔이 잘 살아나는 목소리 덕분에 박노식 배우가 입만 열면 관객들은 깔깔 웃게됩니다.(오늘 상영관에서도 터진 관객이 몇몇 있었습니다)
성우들의 후시녹음(故 신성일 배우가 대표적인 수혜자)이 많았던 당대에 얼마 안되게 자신의 목소리를 고집했다고했는데 그 점이 오히려 박노식 배우의 개성이자 강점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대사처리 능력뿐만 아니라 액션연기도 눈에 띄었습니다.
당시의 한국영화의 조악한 기술 때문에 결코 훌륭하다고 볼 수 없는 액션연출에서도 온몸을 던져가면서 연기하는 모습을 보면 저분은 액션에 있어서는 진심이 담겼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오늘 본 두 영화가 그리 훌륭하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특히 <팔도 가시나이>는 보다가 너무 어이없어서 실소가 나올 정도로 완성도가 그리 좋지않습니다.
이렇게 완성도가 좋지않은데도 불구하고 그 안에서 박노식 배우가 연기하는 캐릭터들은 살아있었습니다.
영화의 재미를 이분이 혼자서 끌어올린다고 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러다보니 2편밖에 보지않았음에도 당대에 박노식 배우가 얼마나 대단하면서 독보적인 분이었는지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이분이 주연으로 나온 다른 작품들을 보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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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세대: 박노식 아들
신세대: 쌍칼
다만 요즘 친구들은 쌍칼을 아는지 궁금하네요😅



어머니가 좋아하셨던 배우여서 반가운 글이네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