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딩 크레딧] 어떤 걸 즐기는 맛으로 남아계시나요? (경험담 많음 주의)
전 엔드크레딧 끝까지 다 보고 나가는 걸 좋아하는데요.
일단은 극장사운드로 음악 듣는게 좋아서 남아있는 게 가장 크고,
붐비는 출입구에 굳이 가서 줄서기보단 여운을 좀더 누리다 찬찬히 나가고픈 것도 있습니다.
화장실이 미친듯이 급하지 않는 이상에야 딱히 일찍 나간적은 없는 거 같아요.
다행히 지인이랑 같이 볼때도 다들 붐빌 때 나가는 거 싫어하더라구요. ^^
요즘엔 쿠키 넣는 경우도 많아서 엔딩크레딧 끝까지 보시는 분들이 점점 많아진 듯 하더군요.
(반대로 경품 때문에 우당탕탕 하는 경우도 많아진건 넘나 속상한...ㅜ)
그래서 갑자기 엔딩크레딧까지 남아계실 때, 익무님들은 어떤걸 보시는 지 궁금해졌습니다.
전 쏠쏠하게 이 배우가 나왔었어? 아 맞다 이배우 이름이 이거였지? 라며 깜놀하는 재미도 있더라구요.
<뮬란>때 이연걸(제트 리) 이름을 보고 기겁해서... 정말 난 막눈이구나를 깨달은...ㅋㅋㅋ
<아웃포스트> 땐 등장인물이 워낙에 헷갈리길래...
2회차하기 전 미군 계급 명칭을 사전에 익혀두고,
대체 누가 하사고 병장이고 상병인지, 눈에 불을 키고 쳐다본 적도 있습니다.ㅋㅋㅋㅋ
그러다 실존인물들 인터뷰랑 단체사진보는 행운을 누리기까지...^^
영화 제작이나 이런쪽으로 문외한인지라...
제작진 이름보다는 제작 분과?들 종류에 호기심이 생겨 그거 읽는 것도 종종 재밌더군요.
코시국엔 <틱틱붐>처럼 covid 관련 헬스팀이 꼭 들어있단걸 실감하고 있고,
<분노의 질주9>처럼 차량액숀이 빠방한 영화엔 오...?! 스턴트맨이 많구나, 닥터팀이 많구나,
장비가 많은지 유독 그립(grip)이 많구나... 개고생했겠군!! 하며,
장르별로 튀는 분과 찾는 재미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좋아하는 건!!
촬영장소가 여러군데일 때... 어디어디 UNIT 이런식으로 장소별로 정리해주는 걸 보면서...
오?! 여기서 찍었구나? 하며 다시 복기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
<블랙위도우>, <007> 같이 여러 도시에서 찍은 영화는 로케이션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지요.
한국영화는 후원해준 업체나 지자체 로고에서 장소 정보를 찾아내기도 합니다.
최근에 <라스트 나잇 인 소호>는 사이사이에 촬영장소인듯한 런던 사진을 컷컷이 보여주니...
크레딧 보는 맛이 정말 쏠쏠했네요. ㅎㅎㅎ
<더 스파이>는 중간에 볼쇼이 발레단의 공연실황 같은게 있었는데, 어디서 한건지도 나오더라구요.
실제론 영국 국립 발레단이 했다고 쓰였던거 같은?
<블라인드> 는 화면이 새하얗게 뜨는게, 나름 영화의 겨울느낌과 닮아서 엄청 신기해하기도...
참! 엔딩크레딧 음악이 나올때 <호빗>이나 <푸펠> (그러고보니 주로 애니들)처럼 가사를 번역해주는 경우도 꽤 많지요.
마블, DC 히어로물은 엔딩크레딧 초반에 힘을 뽝! 주기도 하고...
<귀멸의칼날>, <나소흑전기>처럼 롤 크레딧 내내 소소한 짤방을 보여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디즈니 애니의 경우, 캐릭터들이 여기저기 싸돌아? 댕겨서 그거에 눈이 팔리기도...ㅋㅋ
그리고 가장 기대하는 부분은 아무래도 역시 사운드 트랙/Songs!
대게는 마지막 영화사로고 뜨기 직전에 나오던데,
솔직히 요거 볼라고 기다리는 게 반 이상입니다. ^^
<크레센도> 볼때는 궁금했던 클래식곡 알아내려고 기를 쓰고 훑었으며... ㅋㅋㅋ
<크루즈 패밀리2> 에선 바나나브로 테마 때 나온 하하핫~하~하 그 추억의 팝송이 넘 궁금해서 기다렸으나...
결국 못알아보는 바람에 저의 기억력 똥망에 좌절했다가, 나중에 iMBD에서 찾아보니 스팬다우 발레의 <true>였다는...
이런 기성곡/올드팝은 나중에 ost에는 안뜨기 땜시 크레딧에서 봐두는 게 좋더라구요. ^^
또 픽사/디즈니 애니 볼땐 소소하게 기다리는 부분이 바로 애를 얼마나 낳았는가 입니다. ㅋㅋㅋㅋ
매번 프로덕션 베이비라고 해서 제작진이 낳은 아가들 이름을 꼬박꼬박 넣어주고 있거든요. ^^
<소울> 때는 'Recent You Seminar Graduates' (최근 유세미나 졸업생)이라며 센스있게 쓰여있던...ㅎㅎㅎ
그리고 전 번역가나 더빙 성우들의 이름을 꼭 크레딧에 넣어줘야한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하난데요.
가끔 중국영화 <커피 오어 티>나 무성영화급 <아틱> 같이 의외의 영화에서 황석희님 이름을 발견하면 반갑기도 하고,
번역이 별로였는데 암것도 안적혀있으면 혹시 박OO 아냐? 라며 괜히 의심하기도 하지요. ㅋㅋㅋㅋ
더빙은 최근 주연성우에 대해 말이 좀 나왔지만,
<엔칸토>에선 크레딧에 센스있게 노랑, 파란색으로 색깔까지 맞춰서 세세하게 더빙성우+번역 리스트를 적어주길래...
더빙작업에 정말 엄청난 노력이 들어갔구나! 새삼 감탄하기도 했습니다.
+ 아?! 물론, 크레딧이고 나발이고 <피닉스>나 <뉴오더> 처럼 엔딩에 충격받고 멍때리다 나온 영화들도 있고,
<자산어보>, <호빗3>처럼 주룩주룩 X우느라 진정시키며 걍 앉아있던 경우도 있네요. ㅜㅜ
+ 익무님들은 엔딩 크레딧에 어떤 걸 즐기는 맛으로 남아계시나요?
혹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
+ 추가로 하고픈 말은, 저처럼 엔딩크레딧 읽으면서 소소한 재미를 누리는 사람이 은근 있을 겁니다.
그러니 폰사용하실거면 가급적 아래로 내리셔서 이왕이면 불빛 밝기도 낮춰주시는 센스를...
상영후 소소하게 영화의 감상에 대해 대화하는건 이해하지만, 지나치게 큰소리를 내진 말아주셨음...
무엇보다 엔딩크레딧을 (찰칵소리 내가며) 촬영하는 행위는 불법이란 걸 꼭 알아주셨음 하고 바래봅니다.
최근 호빗2볼때 뒷사람들 가리면서까지 일어나서 동영상 촬영하는 분을 본 뒤로 경악을 금치못해...
엔딩크레딧을 즐기는 맛에 대해 한번 글을 쓰고 싶었네요. ㅠㅠ
부디 폰 말고 눈으로 영화의 여운과 함께 크레딧을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Nashira
추천인 39
댓글 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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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피닉스랑 뉴오더가 그랬어요. ㅎㅎ
피닉스는 감동과 여운 때문에 한동안 일어서지를 못했어요.
나이 들고는 한국 영화의 경우는 영화 쪽에서 일하는 지인들 꽤 있어서 이름 보는 재미도 있고, 외국 영화들은 음악 정보나 영화를 보면서 지나쳤을 법한 정보들 보는 재미도 있어서. 뭐 여운 심한 영화들은 그냥 멍해서 크레딧이 눈에 잘 들어오지도 않지만요.
저도 아무생각없이 여운에 잠겨 멍때리다 나온 영화도 몇 있긴 합니다. ^^
쿠키 있으면 당연히 쿠키 때문이고
아니면 역시 엔딩크레딧 음악 때문이죠.
(뮤지컬 영화는 넘버가 크레딧에
나오는 경우가 많아서 다 듣고 나가요.)
아 좋아하는 배우가 나오면
크레딧 올라갈 때 이름 찾아요 ㅋㅋ
음악이 별로거나 아예 없을 땐
그냥 나갑니다ㅠ
아주 가끔 음악이 아예 없거나 크레딧 자체가 엄청 짧은 경우도 있긴 하더라구요. ^^
엔딩 크레딧 역시 영화의 일부분이라는 걸 알게 된 후 당연히 보게 되었구요.
음악도 들으면서 영화의 여운을 즐기는 편이긴 합니다.
저는 여운을 즐기고 싶은 영화라면 좀 남아있구요
영 아니다 싶으면 크레딧 나오자마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납니다
음악이 메인이고 크레딧 스크롤 속도가 넘 빨라 원하는 정보 캐치는 힘드네요
영어도 딸려 눈도 안좋아 총체적난국 ㅠ
볼때마다 가장 좋아하는 엔딩송 혹은 음악은 지금 개봉중인 매트릭스1
Wake uuuuuuuupppppppp!!!
위플래쉬 엔딩크레딧 overture(제목이 맞는지 애매) 하는 곡입니다
웨잌꿔어어어업!! ㅋㅋㅋㅋㅋ
매트릭스 예전에도 이슈였던거 같기도하고 가물가물한데, 지금 보니까 마지막에 네오가 남긴거 마냥...
홈피주소 www.whatisthematrix.com 랑 패스워드가 steak로 뜨더라구요. ㅋㅋㅋㅋㅋ
위플래쉬는 여러모로 멍~하니+음악들으며 그저 앉아있게 되는 영화죠. ^^
애니들이 주로 재미나고 화려한 거 같아요. ^^
바로 못빠져나가게 극장에 잡아두는 영화들이 있곤 하지요.
간혹 평소와 달리 불이 켜져도 여운 땜에 아무도 안나가시는 영화들이 있더라구요. ^^
러빙빈센트처럼 음악이 엄청난 힘을 가진 경우는 자연스레 사람을 붙잡아두죠. ㅎㅎㅎ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처럼 크레딧 다 올라가고 검은 화면에서도 음악이 흘러나오는 걸 감상한 건 꽤 기억에 남네요.
그리고 왠만하면 엔딩 크레딧 끝까지 감상하는데 파리의 인어 같이 의도된건지 버그인지 러닝타임 20분 정도 남은 상태에서 엔딩크레딧이 매우 천천히 올라가는 상황은 못 버티고 나오게 되더라구요 ㅋ
그 외에 얼마전에 캔디맨2 엔딩크레딧에 나오는 그림자 놀이를 영사기에 대고 직접 재현하는 관크도 다른 의미로 기억이 남네요 ㅋㅋ
오?!!! 두영화다 굉장히 신기한 엔딩크레딧을 가졌군요?! 하나는 실수였는지 모르겠지만...ㅎ
근데 그림자놀이 관크라니...ㅋㅋㅋㅋㅋㅋ
이걸 참 센스있다고 해야할지 개념없다고 해야할지... ^^;;
엇? 본명이 로또란 강아지가 나온 영화가 뭘까 급 궁급해지네요. ㅎㅎㅎㅎ
전 청소하시는 분이든 직원이든 문앞에 똭 서계셔도,
무조건 이건 내 권리다란 느낌으로 영화사 로고까지 다 뜬 담에 일어나는 편이에요. ^^;
좋았는데 조연이라 배우 이름을 알아내기 어려운 경우에 기를 쓰고 어떤 배우인지 찾습니다 ㅋㅋㅋㅋㅋ 엔딩 크레딧이 워낙 빨리 올라가기도 하고, 이런 경우엔 배역 이름도 알기 어려워서 못찾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그래서 IMDB가 있는 거겠죠
저도 이름을 세세하게 보는 건 진즉에 포기했어요. ㅋㅋㅋㅋ
외국영화에선 걍 한국사람 같아보이는 이름 숨은그림찾기 하기도 합니다. ^^;
iMBD 출연진이랑 사운드트랙 정보가 굉장히 유용하더라구요.
번역이 얼마나 중요한데... 무조건 정보 공개했음 좋겠어요!
저는 고등학생때 친구들이랑 인피니티 워 보러갔는데
인피니티 워 결말보고 영화관 불 켜졌는데도 저희 전부 다 잠시동안 멍하게 있었던 것 같아요ㅋㅋ 너무 충격적이었어요.
인워처럼 진짜 이렇게 끝난다고?! 이게 끝이야?! 진짜?!! 싶으며 어리둥절해지는 영화도 있지요.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라비티 볼때 그랬던거 같네요~!ㅋ
아이맥스로 봤을때 그 감동의 여운이 남아있더라구여~!
그래비티 아이맥스로 보신 눈이란게 엄청 부럽습니다.
저도 너무 여운도 짙고 좋아서 2회차했는데... 덕분에 제 5촌조카의 우주비행사 꿈이 박살났습니다. ㅋㅋㅋ
최근엔 마스크 안젖게 고양이세수 해야하는 불편은 있지만, 그나마 마스크로 많이 가릴수 있어 엄청 다행이다 싶었어요.
말씀하시니 최근에 울다가 마스크가 너무 젖어서 축축하니 기분 나쁘게 나왔던 기억이 빡 떠오르네요.
코엑스 부띠끄 쁘띠마망.
ex)블랙팬서,아쿠아맨
뒷마무리 느낌이 아무래도 중요하죠. ^^
최근에 (가장 기억에 남았던 오프닝크레딧과 클로징크레딧은)
<캐시 트럭> 작품 오프닝크레딧과 엔드크레딧이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
음악이 엄청 제취향이었어요!! ㅎㅎㅎ
그런데 엔딩 크레딧 촬영이 불법이었군요? 처음 알았네요.
짤방 있는 영화는 쿠키마냥 보너스 받는기분이에요. ㅎㅎㅎ
아무래도 퇴장을 위해 불까지 켜두니 이게 불법인거 모르는 분들이 은근 많으실 겁니다.
최근 연예인들이 인스타에 자랑삼아 올렸다 뭇매를 맞곤 했죠. ^^;
전 용아맥 엔드게임때 사람들이 엄청 찰칵찰칵 찍으니까 직원이 화가나서 촬영 불법이니까 찍지마세요! 라고 소리치는 바람에 괜히 무고한 저 포함 관객들이 엔딩 쿠키사운드 망치 6방을 못듣게된 대참사가...흑...ㅜㅜ
사운드트랙이 거의 마지막이니 그게 궁금하면 끝까지 남아있어야죠. ㅎㅎㅎ
(기존 팝송같은 경운 ost에 안뜰수 있어서 잘 봐둬야하더군요. 저도 그거땜에 크루즈패밀리2 크레딧 기다린...^^;)
프디패는 세트제작이랑 미술팀이 진짜 열일했을거 같아요! 교도소벽화도 그려야했을테니...ㅎㅎ ^^
매트릭스, 인터스텔라처럼 여운을 끝까지 즐기고 싶은 애정어린 영화도 있고, 블랙스완처럼 충격에 휩싸여서 다리가 후들거리고 심장이 쿵쾅대서 진정시키고 나갈 때도 있고, 라라랜드, 자산어보, 소울처럼 눈물을 진정해야 할 때도 있죠. 봄날은 간다는 노래 때문에 남아 있었습니다. 로케이션이 궁금해서 본 적도 있구요. 이런저런 이유로 끝까지 보게 된 게 습관이 되었습니다.
로케이션도 은근 궁금한 정보 중에 하나란거에 공감합니다. ㅎㅎㅎ
코코는 음악이 참 가슴을 울리죠. 마지막에 사진들 모음이 있었던가요.
여운
음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