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 스포일러 상세리뷰
*84년작, 16년작, 그리고 21년작 이렇게 3편만 감상했습니다
*스포일러 위 3개의 작품을 모두 다루고 있습니다.
한편이라도 스포일러 당하기 싫은 익무님들은 돌아가셔야합니다
1984년작 고스트버스터즈는 일명 너드 문화 또는 서브 문화를 메인스트림화 시키는 데 일조한 데 큰 공을 세운 영화이라는 점은 누구도 부정하기 힘들껍니다. 그렇기에 지금도 전세계적으로 수많은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대표적인 영화이고, 할로윈 때만 되면 거의 무조건 관련 코스프레는 어디서든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로 주류문화의 범주에 올랐다고 할 수 있죠. 하지만 98년생인 저에게 84년작의 고스트버스터즈는 솔직히 이해하기는 많이 어려웠습니다. 더욱이 시대를 감안하고 보더라도 기술적인 완성도에서 느껴지는 아쉬움은 온전한 관람을 하는 데 살짝은 방해의 요소로 느껴질 수도 있구요.
어떻게 보면 84년작의 고스트버스터즈의 성공은 고스트헌트라는 메인 소재 말고는 모든 것을 단순화한 것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과학자들이 오늘날 토니 스타크의 원자로에 전력을 공급하고도 남을 만한 공급원을 가방 마냥 둘러메고 유령을 찾으러 다닌다" 어떠한 고스트버스터즈 영화가 향후에 나온다고 해도 이 한줄이면 영화 내용 설명은 충분할 껍니다. 더욱이 등장하는 인물 역시 극단적으로 단순화하면 말빨 전문 1명, 전문과학자 1명, 테크니션 1명, 상대적 조연 1명 및 유령에 빙의될 주변 인물 1~2명이 전부입니다. 특히 유령 역시 결국 돌고돌아 항상 그놈의 고저 아니면 주울이죠.(2016년작은 다르다라고 이야기하시는 분이 있을 수 있는데, 두번째 쿠키 영상 보시면 제가 무슨 이야기하시는 지 아실껍니다)
그런데 빌 머레이를 필두로 그들의 티키타카만으로도 시간흐르는 지 모릅니다. 오히려 버디 무비의 형식이 더 인상깊게 들어오죠. 결국 그들의 우정이 중심일 뿐, 유령은 그 우정을 돈독하게 해주는 수단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 외적인 인물들이 분명히 이야기 중간의 템포를 이어붙여주는 역할을 하기는 하나, 결국 그 주연 4명의 우정의 이야기가 중심입니다. 실질적으로 그당시 기술의 한계를 생각해보아도 이 방법이 더욱 관객에게 설득력을 줄 수 있기도 하구 말이죠. 그렇기에 이들의 이미지는 실질적으로 80~90년대 과거를 다루는 청소년 중심 서사의 영화에서는 친구들과 함께 고스트버스터의 코스튬을 착용하는 모습으로 여러 작품에서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드디어 기나긴 기다림속에 등장한 2021년의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는 결국 애먼 길을 돌아 이 메시지의 본질의 초점을 다시 맞췄습니다. 차이점을 굳이 뽑자면, 이번에는 우정은 조금 우선순위에서 내려와 2내지 3순위의 이야기이고, 전편에서 그닥 부각되지 않았던 가족애라는 메시지를 들고 나왔다는 것입니다. 아니, 그냥 영화 전체가 이번에는 우정보다는 이제 거의 가족의 이야기가 되었다고 보는 것이 맞을것 같네요. 이 작품에서는 크게 3가지의 가족이 존재합니다
1. 이곤 스펭클러와 그의 딸, 그리고 손자, 손녀
2. 고스트버스터즈 멤버라는 그 소속감에서 오는 가족
3.연출가 레이터만이라는 이름 아래의 가족
우선 아무래도 첫번째 가족이 관객에게 제일 노출이 가장 많이 되다보니, 아무래도 많은 생각을 가져갑니다. 더욱이 이곤 스펭글러와 칼리 스펭글러의 관계에서 오는 묵직함은 실로 대단하기도 하구요. 그동안 과학자로서의 무뚝뚝한 이곤이 아닌 그 내면에 정말 섬세한 이곤이 드러나는 장면에서의 감동은 대단했네요. 또한 초반부 피비와 트레버를 유령이 되어서도 도와주는 이곤은 그 형체가 없는데도, 시도 때도 없이 계속 울컥하게 만들어서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첫번째의 줄기가 이번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에서 대부분의 전개를 도맡아하고 있기도 합니다. 고스트버스터의 프로톤 빔 장치, 유령 트랩, 엑토 원까지 이전 시리즈의 모든 장비들이 순차적으로 극의 도입이 되는 과정은 모두 피비와 트레버의 손을 거칩니다. 더욱이 84년작 고스트버스터즈 본부가 연상되게 하는 출동용 봉 역시 가장 먼저 피비가 타는 것으로 부터 시작하죠. 더욱이 원조 고스트버스터즈의 유니폼 역시 그 지하속에서 스펭글러인 손녀인 피비의 손에서 다시 빛을 보게되는 점 역시 뺴놓을 수 없구요. 클라이막스 이전 단연 3장면을 뽑으라면 아래의 3장면을 뽑을 것 같네요.
1. 단연, 엑토-1 첫 시동장면 & 첫 사이렌
2. 프로톤 빔 수리 및 첫 시연
3. 고스트 트랩 첫 개봉
솔직히 잠깐 논외로 빠지면 엑토-1이 나오기만 하면 아맥 사운드와 함께 우릉우릉대는 심장은 정말이지 분노의 질주로도 못느낀 아드레날린이라 뭐하나 포기하고 싶은 것이 없네요. 더욱이 16년작에서는 개조한 영구차 신분으로 추락하게된 엑토-1이 이 영화에서 다시 살아나 일종의 응접제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네요. 엑토-1의 시동이 걸린 순간부터 거의 모든 갈등의 해결 과정에서는 엑토-1의 엔진소리와 사이렌소리(이거 정말이지....울음벨이더군요)만 나오면 그때 부터 이성의 관할 영역은 전원이 꺼지는게 느껴지는 정도일 정도로 소름돋는 순간들의 연속이었다고 할 수있네요. 더욱이 결론적으로 이곤이 자신의 가족 그것이 칼리와 그의 손녀, 손자이던, 자신의 유일한 친구이자 동료인 고스트 버스터들 위한 것이든 묵묵히 자신히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위해서 그야말로 자신에게 제일 소중한 가족이라는 존재까지 희생시키며 살아가던 이곤이 주는 메시지야 말로 너무나 좋았네요
여튼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그정도로 첫번째 가족이 스토리 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정말 많고, 다양하며, 모두가 개연성이 있으며 만족스럽습니다. 그렇지만 이 영화의 극 내에서의 하이라이트는 결국 고스트버스터라는 직업으로 연결된 4 주인공의 가족애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들은 스펭글러에게 배신감을 느꼈다면서 그의 전화를 기다리고만 있었던 레이의 목소리만으로도 알 수 있습니다. 말로는 모든 것을 털어간 도둑이라면서 그는 그 누구보다도 이곤의 전화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수익이 나지 않는 레이의 가계의 월세를 말없이 내주고 묵묵히 지켜보던 것은 윈스턴이었습니다. 이곤이 죽어도 결국 돌아와서 서류 정리를 위해 마지막까지 그의 곁으로 와준 것은 제닌입니다. 그리고 피비의 전화를 받고 결국 한다름에 달려온 레이, 피터, 윈스턴...이들은 결국 가족애로 밖에 설명되지 않는 관계이죠.
특히 5년 전에 실제로 세상을 떠난 자신의 친구를 화면으로나마 따뜻하게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진 것만으로도 기쁘다는 표정을 짓는 그 세분의 대배우의 연기를 보면 너무 행복했습니다. 특히 그 시선이 비록 연기일 지언정 이곤의 유산이 그래도 살아있구나를 느끼게 해주는 피비의 손에서 시작되어 함께 서있는 그들의 모습을 따뜻하게 바라봐주는 세분의 시선은 정말 오래도록 이 속편을 기다린 관객들에게 보내는 최고의 위로이자, 찬사와도 같았네요. 계속 눈물이야기 밖에 안하고 있는데, 이 장면은 거의...드래곤 길들이기 3 이후 최고로 많이 울었던 장면이네요.
내적으로 이정도로 깊은 이야기를 담고 있기에 결국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세번째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었습니다. 솔직히 부자가 연출하는 경우를 쉽사리 보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더욱이 유명 프렌차이즈의 속편, 그것도 아버지의 작품을 아들이 이어서 연출한다는 것은 솔직히 제일 신기한 부분이었습니다. 근데 영화 전체를 보니, 결국 이 작품 전체는 아들이 아버지에게 보내는 헌사이자, 다시 돌아 아버지가 오랫동안 자신의 작품을 사랑해준 팬들에게 보내는 화답이며, 자신의 작품을 믿고 따라준 배우들에게 보내는 경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기에 이토록 성공적인 세대교체가 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매 장면장면마다 지금껏 쌓아온 먼지들을 털어내는 것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16년작 고스트버스터들은 한손으로 쌍권총 마냥 휘두르던 프로톤 빔은 어느새 퍼시픽림의 집시 데인져 마냥 한동작 한동작이 무겁고 진중합니다. 엑토-1에 껴있던 장례식차라는 어이 없는 모욕은 먹깨비 유령 덕분에 터진 소화전의 세찬 물살기에 시원하게 씻겨내려갑니다. 이외에도 일부러 옛날 질감 대놓고 드러내는 열쇠지기와 문지기, 마시멜로맨까지 과거의 존재들에게 여지 없이 광을 칠하고 빛을 냅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매기는 별점에 있어서는 익무 리뷰에서도 잘 언급하지는 않는데, 이번작은 만점의 평가를 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요즘 할리우드가 되었던, 충무로가 되었던 속편들은 전작을 파괴하는 성향이 더 강한 것 같습니다. 특히 이런 부분은 16년작의 고스트 버스터즈도 피해갈 수 없는 비난이었습니다. 분명 쉽고, 간단하게 즐길수 있는 팝콘 무비였으나, 원작에 대한 예의는 정말 눈곱만큼도 없었습니다. 피터가 유령 회의론자로 나와 유령때문에 빌딩에서 떨어져 죽다니요... 정말 경악을 금치 못한 장면이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우리의 모멸감은 5년이 지난 지금에야 비로소 보답을 받았습니다. 2편의 쿠키 영상이 주는 기대감 역시 너무나 좋았습니다. 속편이 나오던 나오지 않던 이제는 상관이 없습니다. 누군가 과거의 유산을 이렇게 소중히 여기고 있음을 감사히 여기고 있음에 대해 이렇게 화답해준 것만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정말 올해 제일 재밌는 순간은 아니었을 지 몰랐도, 제일 소중한 순간이자 따듯한 순간이었음을 부정할 수는 없을겁니다. 결국 이 영화의 부제는 돌고돌아 'afterlife'입니다. 16년작의 죽음에서 살아 돌아왔으니까요.
추천인 12
댓글 5
댓글 쓰기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좋은 평 감사합니다. 저도 막판에 눈물이 쏟아지려는걸 주체못했습니다. 너무도 벅차더라고요.. 이곤 역 배우분이 돌아가신지 꽤 되었다는걸 영화보고 돌아오면서 찾아보곤 놀랐네요. 어린 시절에 제일 좋아하는 캐릭터였기에 더더욱 그렇더군요..
저도 이곤이 정말 돌아가신 걸
이작품에야 알았는데 너무 슬펐습니다
그래서 대사가 없었다는 건 더 맴찢....

후기 보니 장면의 구슬구슬이 목걸이가 되어갑니다 좋은 리뷰 정말 감사합니다 👍
또 이곤박사가 나타나서 나란히 서있는 장면은 진짜 울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