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하고 찝찝한 더위와 닮아 있던 랑종 (약스포)
개봉 전 시사 평가들은 잘 찾아보진 않았고 그저 나홍진 감독님의 제작과 <셔터>를 찍으신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님이 메가폰을 잡았다는 타이틀로 개봉 첫날 바로 예매해서 보고 왔는데요.
특히나 <곡성>이 장르적으로나 담고 있는 메시지로나 인상 깊었던 영화였어서 그런지 기대를 많이 했는데 역시나 큰 기대는...ㅜㅜ 흡....
초중반까지 영화가 주는 분위기가 참 독특하고 기대감을 어느 정도 충족시켜주기도 했습니다.
마침 요즘 날씨가 무척이나 덥기도 하고 습해서 찝찝한 하루들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계절에 보기 참 적합한 영화라고도 생각이 들었어요.
이동진 평론가님이 공포영화가 담고 있는 공포적 요소 중 주로 쓰이는 것이 시각과 청각을 자극하는 요소라고 이야기하시며 이 영화는 촉각과 관련되어 있다고 말씀을 하시기도 했는데, 예전 동남아 여행을 하며 경험했던 날씨에 대한 감각을 영화를 통해 느낄 수 있어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아무래도 나홍진 감독님이 각본과 제작에 참여하신 만큼 <곡성>의 메시지도 읽을 수 있습니다.
어찌할 수 없는 운명이나 악과의 대립에서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는 인간의 존재라는 설정은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의 <온다>도 연상이 됐어요.
그리고 끊임없는 고난 속에서도 신(이 영화에서는 바야 신, 혹은 그 어떤 신이라도 상관 없으니 자신의 딸 밍을 낫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노이의 희망)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으려는 인간의 모습은 성경 욥기도 떠올랐습니다. (사실 이런 내용은 셀 수 없이 많지요 ^^)
그래서 영화가 담고 있는 메시지를 더 생각해보게끔 하고 담론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은 있었지만요.
다만 장르적으로 이 영화가 가지는 단점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ㅜㅜ 위에서 언급한 영화가 지닌 소재의 매력조차 감소시킬 정도로요.
<곡성>이 주었던 공포 장르로서의 (나홍진 감독님은 코미디 장르에 가깝다고 생각하신다곤 하셨지만..ㅋㅋ) 미스터리한 매력과 동시에
<셔터>가 관객이 느끼는 공포심을 가장 본질적으로, 그리고 군더더기 없이 가장 충실하게 자극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중후반 이후로 충격적이고 자극적인 장면이 양적으로 가히 쏟아지기는 하는데 이것이 그다지 공포심을 유발하지는 못하는 걸 보며
제가 아는 감독님들의 작품이 맞나... 어리둥절 했습니다..
아마 이 지점이 지금 호불호가 나뉘고 있는 상황의 이유이지 않을까 짐작을 해봅니다.
물론 메시지에서 오는 서늘함이나 그것을 생각할 수록 오싹해지는 포인트도 중요하고 영화의 독창성에 기여를 하겠지만
영화를 보는 동안 실시간으로 느낄 수 있는 장르적 재미를 추구하기 위해 극장을 찾은 관객들도 많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그런 면에서 굳이 비교를 하자면 감독들의 전작인 <곡성>과 <셔터>의 명성에는 미치지 못했다.. 라고 마무리를 짓고 싶습니다.
그래서 결론은... <곡성>과 <셔터>를 한번 더 보고 싶게 만든 영화였습니다. ^^;;
덧붙여서 <곡성>과 마찬가지로 들었던 감상이, 배우들 연기하며 참 고생스러웠겠구나, 였습니다.
긴 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쏠라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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