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랑종" 익무 gv 시사회 후기입니다.

영화 못보신 분들을 위해 간단하게 문답하자면,
1. 청불 등급인데 잔인하거나, 고어한 장면은 많이 나오나요?
아니요. 스파이럴 같은 급 영화와 비교하면 고어 장면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2. 그럼 점프스케어 등 놀래키는 장면, 선정적인 장면은 많이 나오나요?
두세번 나오긴 하는데, 이 영화가 그렇게 주력으로(?) 삼고 있는 포인트는 아닙니다.
혹시 최근에 나온 컨저링3나, 콰이어트 플레이스2를 고개 한 번 안돌리고 보시는 분들이면 이 작품도 고개 한 번 안 돌리고 전체를 다 감상하실 수 있는 수준입니다.
3. 그래서 무섭나요?
공포 영화를 보기 주저하시는 분들은 결국 이게 중요한 부분일 수 있는데, 항상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충분히 무서울 수 있습니다.
제 개인적인 평은 랑종이 시각적으로 무서운 영화라기보다는 심리적으로 조여오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아래 후기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이 영화가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장점은 "진짜" 같다는 거고, 단점은 진짜 "같다"는 겁니다.
무슨 말인고 하니, 특히 초반에 인터뷰를 하는 장면에서 아 무슨 인생극장을 보는 건가 싶을 정도로 사실적인 느낌이었습니다.
마치 실화를 찍는 것 같은 느낌이 팍팍 들었죠.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 인터뷰 장면을 보면서, 아 이게 이 부분을 넣기 위해서라도 이 형식으로 만들 수 밖에 없었겠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에 반해 단점은 카메라 연출과 배경음악이 너무 좋습니다.
다큐 촬영팀이 실제 가족을 쫓아다니면서 찍었다는 것 치고는 너무 세련된 느낌이라,
(특히 중간에 밍을 찾으러 다니다가, 먼 곳에서 불꽃놀이 터지는 씬이 있는데, 거기서 줌아웃이 딱 영화 느낌이었어요)
아, 내가 지금 영화를 보고 있는 게 맞구나 하고 다시 자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여자 주인공 밍 분이 너무 이쁘십니다.
후반부에는 아무 것도 안 먹고 악령에 씌인 역할이라 깡마른 상태인데 (후반부를 위해 일부러 10킬로 정도 뺀 거라고 하네요 ㄷㄷ)
몸매마저 (다른 배역은 몰라도) 이 분은 아 연예인이네, 배우 맞네 라는 느낌이 확 듭니다!
배우에 대한 칭찬이긴 한데, 페이크 다큐에서는 다소 몰입도를 흐려지게 하네요.
아 물론 초반이나 후반이나 연기 자체는 최고였습니다.
"님" 이모 연기하신 분은 현지인인가 싶을 정도였는데, 찾아보니 연극 배우시더라구요.
아마 다른 조연급 분들도 배우일 거라 예상합니다.
gv 에서 인상적인 답변은
1. 주인공네의 조상들이 과거에 학살을 하는 등의 업보가 있다는 대사와 여러가지 단서들이 숨어있지만, 그에 대한 자세한 내막은 관객들의 상상에 맡기겠다.
2. 밍과 맥의 관계는 처음에는 나홍진 감독님은 반대를 했으나, (무슨 일일연속극 같다고ㅎ)
반종 감독님이 원죄나 이런 것들을 표현하기 위해 넣은 설정이다 라고 하셔서 설득을 당하셨다고ㅎ
3. 많이들 질문하셨는데, 주인공 차에 "이 차는 빨간색 차다" 라고 스티커를 붙인건, 태국에서는 액운을 막고자 하는 일종의 미신 같은 것.
4. 퇴마 장면은 감독님이 이것저것 실제 조사하면서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는데, 현지에서도 호평 받고 있다.
5. 특히 마지막 폐공장 장면에서 주인공들의 행동이 여러가지로 해석될 여지가 많은데, 충분히 의도된 것이다.
전체 대사가 있는 게 아니고, 스토리 라인 정도의 원안을 가지고 나머지는 연기자 분들에게 맡긴 것이므로, 연기자 분들의 생각과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더해지고 빠진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 정도가 기억에 남습니다.
여러 질문들 답변하시면서, 이런저런 디테일한 설정들을 많이 넣으셨다는데, 저로서는 단 한번의 관람으로 알아차리기에는 많이 부족하더라구요.
"랑종"이 여름에 딱 어울리는 영화인데, 아쉽게도 타이밍이 안 좋네요.
역시 공포영화니깐 상영일날 자정시간에 첫 상영이라든가 이런 컨셉도 좋았을 것 같구요.
추가로 반종 감독님은 내한도 하셔서 도플갱어도 만나시고 인증샷도 찍어야 하는데 아쉽습니다
많이들 언급하신 내용입니다만, gv 시작할 때 왜 편집장님이 두 분이시지, 하고 갸우뚱했는데, (위 사진 보시면, 화상 연결 화면을 양 옆으로 똑같이 2개를 세운 터라 총 세 분ㅎㅎㅎ)
화상 연결하신 분이 반종 감독님이시더라구요.
검색해 보니 마스크 내린 얼굴 사진은 좀 다르던데, 얼굴형이 서로 많이 닮으셨더라구요ㅎ
끝으로 이번 gv에서 반종 감독님, 나홍진 감독님, 편집장님, 통역하신 분, 그리고 화상 연결을 위해 애쓰신 분들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추천인 6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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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언하신 대로 제목 수정했습니다.

저도 밍배우가 너무 예쁜게 단점같기도 했어요. 이모인 '님'만해도 젊은 시절 사진만봐도 일반인 느낌이 확 나는데...


다만 일반적인 공포영화였다면 크게 신경 안 쓰일 부분인데, 아무래도 페이크 다큐이다보니, 눈에 띄더라구요.
다크맨님이랑 감독님 닮아서 깜놀했어요

혹시나 실례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참았습니다ㅎ

아쉽게도(?) 얼굴 전체로는 별로 안 닮으셨어요 ㅎ


몇몇 장면은 리얼리티로 '어 저거 뭐야 찍어야지'가 아니라 '저기 뭐 나올 거니까 세팅해놓고 찍어'처럼 작위적인 연출이 보이기도 했고 음산한 음악 때문에 분위기는 잘 잡혔지만 르포 다큐라기엔 너무 음악이 고퀄에 과장되고 화면도 세련된 각이라 현장감이 떨어지더라고요.

후기 잘 봤습니다.^^
반종 감독 사진 보니, 다크맨님하고 좀 분위기가 비슷하긴 해요. 호러팬이라는 공통점도 있는 듯하고..
상단에 포인트 잘 짚어주셨네요. 큰 선입견 없이 영화를 무섭게들 즐겼으면 합니다.
그리고 상단에는 아직 못 본 분들 위해 일부러 스포일러 없이 적어주셨는데... 글 제목에 스포 경고는 빼시고.. 본문에만 넣으시면 충분할 것 같아요. 그래야 사람들이 글을 더 찾아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