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KIFF <디즈니 픽사 단편선> 씨네토크
단편선 상영 후 진행된 씨네토크 일부입니다.
1시간 10분 가량 진행되었고 내용이 워낙 많아서 들으며 흘린 내용도 많아 간략하게 정리된 내용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긴 내용을 축약하며 사용된 단어나 표현이 다를 수 있습니다)
해당 상영과 이벤트를 진행하시는 프로그래머님이 디즈니 코리아의 협조 하에 진행되었다고 몇 번 말씀하셨는데 그럴만 했습니다.
특이하게 두 분 다 줌을 통한 이원생중계(?)
진행의 영화 유튜버 김시선님은 관객들의 오픈채팅방도 모니터링 하고 계셨고 션 킴 감독님은 김시선님 영상과 설명용 이미지 화면만 보실 수 있는 상황인 거 같았습니다. 설명용 이미지 자료는 두 분이 만드셨다기보다는 사전에 조율된 내용을 토대로 만들어진 듯 합니다(자료 찾으시다가 없네~하면서 사전 미팅 이야기를 하셨음).
김시선 (김) 션 킴 (션)
김 / 12편의 단편이 상영되었는데 단편에 담긴 장점들
션 / 크게 두 가지 이유. 우선 기술 실험적인 이유가 있다. 장편보다 적은 수의 사람으로 기술 실험이 가능하기에 (리스크가 적다). 두 번째는 신인 발굴. 장편을 바로 맡기는 건 회사 차원에서도 모험이므로 (단편을 먼저 맡겨 역량을 본다)
김 / 원래 픽사는 애니메이션 스튜디오가 아니었다.
션 / 하드웨어 회사였다. 정말 팔기 힘든 하드웨어. 비즈니스보다는 최고의 제품을 만들겠다는 (장인정신). 너무 비싸 수익이 잘 나는 건 아니었다.
김 / 이미지 컴퓨터로 시작, 당시 1억 정도
션 / 그 당시 1억이었으므로 지금 물가로는 3~4억 정도 한다. 전략 실패로도 볼 수 있다. 몬스터 주식회사 감독님도 그 당시 있었는데 광고 마케팅용 만들고 그랬다.
김 / 첫 컴퓨터가 (이미지 컴퓨터 사진) 초기 로고인 네모난 로고
김 / 가장 중요한 애니메이션 <룩소 2세>, 특별한 이유?
션 / 지금도 사용되는 최신 기술이 많이 개발되었다. 빠르게 움직일 때 잔상이 남는 모션 블러같은 기술은 컴퓨터 그래픽 사상 최초였다. 조명의 각이 안 지고 곡선의 디자인도 매우 획기적인 기술이었다. 단순히 하드웨어 제작이 아닌 소프트웨어를 갖춰가는 회사로 성장했음(을 보여주는 작품)
김 / 이 작품은 사물인 조명 두 개가 공 놀이를 하는 것 뿐인데 부모 자식 관계로 보이는 감수성이 느껴진다.
션 / 애니메이션 작법에 늘 나오는 정의가 "생명이 없는 것에 생명을 부여하는 작업"이라는 것. 아티스트적인 이들이 작업 초기부터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김 / <틴 토이>와 [토이스토리]의 연관성
션 / <틴 토이>가 큰 영향을 주었다. 88년 당시 사람 캐릭터는 완성도가 떨어졌다. 완벽한 사각형, 구형의 구현은 쉬운데 인간의 근육에 의해 움직이는 표면을 표현하는 기술이 매우 어렵다. 당시에는 불가능했기에 사람을 주인공으로는 아직 힘들다는 형식적인 이유에서 출발했다. [토이스토리 1]도 동물이나 인물을 보면 아직 어색하다.
김 / 아카데미 단편 애니메이션 상을 수상, 나도 당시 굉장히 참신한 작품이라는 기억이 있다.
션 / 3D 애니메이션을 84년에 시작. full 3D 애니메이션으로 캐릭터와 이야기를 가진 아주 드물고 혁신적인, 당시에는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작품이었다.
김 / 스티브 잡스와 픽사
션 / <틴 토이> 크레딧에 스티브 잡스에 대한 보기 드물게 강조된 감사 인사가 있다. 그의 재정적 지원이 정말 중요했던 시기. 10년 이상 수익 없는 상태에서 스티브 잡스가 픽사의 혁신을 믿고 해주었던 것이고 그 덕에 [토이스토리 1]이 탄생 가능했다.
김 / <게리의 게임>은 좀 더 영화다워졌다.
션 : [토이스토리 1] 이후, 대작을 만들었던 경험으로 연출, 기술적인 부분에서 전체적으로 성장했기에.
김 / 상영작 중 <게리의 게임> 부터 [토이스토리 1] 이후 단편이다. 1인 2역하는 할아버지의 이야기인데 점점 몰입해 1인 2역이라는 것을 잊게된다.
션 / 단순히 기술만으로는 경쟁이 되지 않는다. 그런 시대적 배경이 반영(돼 영화적인 완성도를 높임) 실제 영화의 연출 작법도 도입되었다.
김 / 레이아웃 디자이너란?
션 / 실사 영화에서 촬영부서와 비슷하다. 세트, 캐릭터 모델링 부서가 있고 우리는 가상의 카메라, 클로즈업을 할건지, 화면을 어떻게 이동시켜 담아낼건지 등 카메라 연출을 하는 부서다. 가상 안에서 쓰는 카메라 자체가 현실의 카메라 세팅 그대로다. 렌즈도 실제 렌즈 브랜드의 데이터로 구현하기 때문에 렌즈의 특성 등도 모두 똑같다.
김 / <제리의 게임>에서 크레딧이 길어졌다.
션 / 크레딧을 보면 픽사 아티스트가 직접 목소리도 연기했다. 여젼히 픽사에 있는 분들이 많이 참여한 작품이다.
김 / 단편만 봤지만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아티스트들이 많이 발견된다.
김 / <프레스토>의 결
션 / <리프티드>, <프레스토>, <원 맨 밴드> 세 작품의 공통점은 슬랩스틱이 중심인 단편이라는 것. 주로 감독이 애니메이터 출신으로, 카메라를 세팅하면 캐릭터들이 액팅하도록 하는 부서다. 움직임 자체가 작품의 코어가 되는 작품들이다.
김 / 액션에 잘 드러난다=애니메이터 감독의 특징. 배우에 해당하는 작업으로 고전 액션과 슬랩스틱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들이다.
김 / 스토리가 점점 확장되는데 스토리 작업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션 / 스토리는 한 번에 나온 적이 없다. 스토리 작업은 과정화돼있는 편. 사내 스크리닝을 통한 익명의 피드백을 받는 수정작업이 시스템화돼 있다. 초기에는 아니었고 <프레스토> 즈음에는 이미 시스템이 정착했었다.
김 / 스토리 작업, 방대한 크레딧 등 [토이스토리 1]의 영향?
션 / 그런 부분도 있으나 [토이스토리 2]가 재앙이었다. 디즈니가 DVD용으로 제작한 작품이어서 상다적으로 극장용이었던 [벅스라이프]에 회사의 관심이 집중되었었다. 작품이 너무 엉망이어서 디즈니에 미룰 것을 요청하고 뒤집어서 만들었다. 아예 회사에 침대도 갖다놓고 2교대로 풀 매진했다. 이 때 다져진 것 같다. 세컨드 신드롬을 [토이스토리 2] 성공으로 이겨내고 내외부적으로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김 / 전등으로 시작한 이유가 책상에 있는 전등을 보고
션 / 초반 영상은 단순한데 애니메이팅으로 기반한 움직임들을 구현, (결국) 연출자의 역량이다.
김 / 관객 분들께 제일 좋은 작품들을 꼽아 달라 하니 개인적으로도 좋았던 <라 루나>가 뽑혔다
션 / 엔리코 감독의 감성. [루카]로 장편 데뷔를 했는데 캐릭터 디자인을 감독이 했다.
김 / [루카] 감독인지는 몰랐는데 떠오르긴 했다.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픽사의 감성. 션 킴 님은?
션 / 아이와라면 <프레스토>, 개인적으로는 <게리의 게임>. 픽사 브랜드를 신뢰하게 만든, 이런 작품을 만든다는 충격을 준 작품이다. <라바>도 절반은 내가 했고 <블루 엄블렐라>는 우리 팀에서 절반 정도 만들었고 입사 초기에 픽사 내부용 포스터에 사인도 받고 해서 애정을 갖고 있다.
-관객 질문-
김 / 핸드헬드는 어떻게 구현하는건지
션 / 손으로 들고 실제로 한다. 카메라 캡처 기기를 사용. 큰 카메라 움직임도 만들지만 물 속에서의 흔들림, 헬기의 흔들림 등 다 다르므로 핸드헬드 같은 건 쉐이크 라이브러리 등을 직접 제작한다.
김 / 픽사에는 왜 어두운 작품이 없을까
션 / 픽사는 디즈니보다 무거운 작품을 다루는 편이다. 예로, 사별 후 남은 노년의 삶을 그린 [업], 죽음과 소울 뮤직을 다룬 [소울]. 픽사가 디즈니에 받는 것은 "좀 더 재밌는 요소를 넣어라". 자칫하면 무거워질 수 있는 주제인데 어린 아이들도 보고 줄길 수 있도록
김 / 말을 들어보니 어둡지 않다기보다는 그런 주제도 밝게 묘사한 것 같다.
션 / 이별도 다양하게 다뤘다. [토이스토리]도 엔디와의 이별, 본인이 돌보는 아이라고 생각했던 이와 하는 유사 부모 자식간의 이별 등
김 / 아티스트로서 제일 힘든 점
션 / 스토리보드(콘티)를 받으면 그 이상을 해야 한다 생각, 그게 막힐 때가 힘들지 그 외는 별로 힘들지 않다. 회사 내 자유도가 높고 크레이티브 측면 외 스트레스는 적은 편이다.
김 / 디즈니 합류 후 변화
션 / 크레이티브는 건드리지 않는다. 오히려 픽사가 디즈니에 영향을 주었다. 스티브 잡스의 조건이 "크레이티브는 건드리지 않는다"였고, 당시 3D 애니메이션에서 디즈니 상황이 나빴었다. 픽사 측에서 디즈니로 가서 3D 제작진을 구성하고 피드백했으며 이후 나온 게 [라푼젤]이다. 그럴 용도로, 노하우를 받으려 디즈니가 픽사를 인수한거다.
김 / 트로트스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션 / 스토리는 감독이 다, 무조건 가져와야 한다. 외부에서 스토리를 가져온 적은 없다. 본인의 스토리 없이는 감독이 될 수 없다. 대사를 더 맛깔나게 만들거나 수정 등을 위한 작가진은 투입된다. 사내 스크리닝은 전직원 대상, 브레인 트로스트 대상으로 두 차례 진행되는데 피드백 수용 여부는 감독 권한이다. 꼭 받아들여야 한다든지 압제는 없다. 다만 트로스트 팀은 선배 감독이 많이 있기 때문에 초보 감독일수록 이 팀의 입김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감독, 프로듀서들이 있는 팀으로 경험 있는 그룹의 조언자들이다.
김 / [토이스토리 4]에서 배경은 실사와 구분이 안 될 정도다. 인물도 이러한 방향으로 갈 것인지?
션 / 안 간다. 갈수록 Go back하는 경향. 디즈니도 소니도. 실사에 가까운 기술이 있지만 안 하는 것과 못 하는 것은 다른데, 디자인적인 부분에서 더 일부러 카투닉하게 간다. 오히려 이전 2D 요소가 3D에 잘 어울리도록 하는게 기술적으로는 더 발전해야 하는 부분이다.
김 / 픽사 입사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할까
션 / 정말 케바케라 답변이 어렵다. 우리 팀만 해도 실사 촬영 감독, 스톱 모션 감독, 나처럼 CG 쪽에서 온 사람 등 다양하다. 애니메이터 중에는 픽사 경비원으로 일하며 에니메이팅 스쿨에 다녀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들어온 사람도 있다. 의사를 하다가 들어온 사람도 있고. 가장 확실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건 매년 여름마다 뽑는 부서별 인턴쉽이다. 거기에 인재상과 요구하는 부분들에 대한 내용이 나와 있다. 학벌은 정말 안 중요하다. 점점 대학을 안 간 이들도 늘고 있고 1년 짜리 애니메이션 스쿨 출신도 많다. 기본적으로 중요한 것은 "영화를 좋아하느냐"다. 어떤 취향을 갖고 있는지, 단편이라도 영화 한 편을 감독할 역량이 되는지 같은. 테크니컬 측면에서 보면 픽사 주변에 더 좋은 (IT) 회사가 많은데도 픽사를 선택한거다. 영화에 대한 애정이 중요하다.
김 / 로저 디킨스가 [월-E]에 참여했다는데
션 / 그가 애니메이션을 좋아한다. 하루 정도 미팅에 참여해 조언을 줬는데 드림웍스에는 3편 정도 참여했다. 디지털 촬영에 대한 관심도 많은 편이다. [월-E]가 픽사 최초로 실사 렌즈값을 가져와 적용한 작품이다. 그런 내용을 정립하던 때였기에 도움을 요청하기 딱 좋은 시기였다.
김 / (질문을 안 적었네요;)
션 / 나는 만화에서부터 시작했다. 이것저것 많이 만들다보면 이렇게 하면 멋질거라 생각했는데 왜 안 그렇지? 하고 생각이 구현이 안 될 때가 온다. 그 때가 배울 때다.
김 / [소울]은 재택근무로 만들었다는데 픽사의 앞으로의 방향, 지금 작업
션 / 하이브리드 작업환경을 구축. 땅이 넓다보니 통근 시간도 길어 효율적으로 출퇴근과 재택을 혼용하는 쪽으로 갈 것. 에디팅 미팅 등 실시간 대면이 더 효율적인 경우도 있기 때문에 100% 재택은 이뤄지지 않을것이다. 디즈니+ 용 오리지널 시리즈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업]의 더그 시리즈 등 기존 이야기의 스핀오프 외에도 디즈니+ 자체 오리지널 시리즈 제작도 예정돼 있다.
김 / 마지막 인사
션 / 픽사 예전 단편을 모은 특별상영회에 참여할 수 있어 고마운 마음, 관객과 소통 시간까지 특별했다.
김 / 관객이 없으면 불가능한 대화였다.
여러분 카메라 키시고 영상으로 찍으세요 하면서 두 분이 같이 손 흔들어준 영상이 있는데 업로드를 어떻게 하지 싶어서 ㅎ 일단 움짤로 올립니다.
이 화면처럼 한 쪽엔 줌으로 대화하시는 두 분의 모습, 한 쪽에는 gv를 위한 이미지 자료와 오픈채팅방을 볼 후 있었습니다.
추천인 8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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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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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서 복기했습니다. 마지막에 디플 얘기가 반갑더라구요. 디플 그닥 관심없었는데 픽사 때문에 결제해야 할 것 같아요ㅋㅋ
정리 수고하셨습니다.^^
오옷... 저도 익무에 올릴라고 열심히 폰에다 적어놔서 글적고 있었는데...
이미 이렇게 잘 정리해주셨을 줄이야...^^
토크가 한시간 남짓이었지만 굉장히 유익했던 시간이었어요. ㅎㅎㅎ
이걸 다 정리를😳!!! 대단하십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