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주의)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익무시사 리뷰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는 경우는 첫눈에 반하는 경우도 있고, 서서히 조금씩 빠지는 경우도 있는데 사랑의 시작은 의외로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이 영화의 주인공 '무기'와 '키누'는 우연한 만남으로 약 5년여간의 연애를 하게 된다. 초면이었던 둘은 집으로 향하는 '막차'를 놓치게 되며 그곳에서 함께 막차를 놓친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게 되지만 그때까진 서로의 이름도 모른채 그저 잠깐 스쳐지나는 타인이었을 뿐이었다. '카미사마(신님)'를 알아보지 못하는 이름모를 남성과 여성의 모습을 보며 '무기'는 속으로만 이런 저런 불만을 쏟아낸다. 그리고 그들과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가던 상황에 그에게 '카미사마의 이름'을 이야기하며 말을 건내는 키누, 그렇게 둘은 스쳐지나는 '타인'에서 서로를 '특별한 존재'로 인식하게 된다. 우연한 만남이었지만 서로의 취향이 같고 이야기가 잘 통하는 두사람은 순식간에 서로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렇게 연인이 되었다. 서로가 만나서 헤어지기를 아쉬워하던 찰나에 취업활동을 하며 스트레스를 받던 키누에게 '함께 살자'며 동거를 권하는 무기와 그렇게 함께 방을 얻고 행복한 동거생활을 이어가는 두사람.
도보 30분 거리의 보금자리여도 둘이기에 행복했고, 무기는 하고 싶었던 '그림' 일을 하며, 키누는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그렇게 생활을 하지만 둘의 생활은 그리 녹록치 않다. 대학을 졸업했지만 프리터로 생활하는 둘의 앞날을 걱정하는 부모들로 인해서 키누가 먼저 회계자격증을 따서 자신의 적성과 맞지 않는 곳에 취업을 하고, 무기도 간신히 취업의 문턱을 넘는다. 두사람의 관계가 처음 틀어지는 지점은 참 현실적이게도 '금전적'인 부분에서부터였다. 아들이 제대로 된 취업을 하지 않고 그림으로만 먹고 살겠다는 말을 듣고 무기의 아버지는 아들에게 주던 월 5만엔의 '금전적인 지원'을 끊어버린다. 설상가상으로 무기의 '그림'으로는 밥벌이가 썩 시원찮고 그는 그제서야 처음으로 '책임감'이라는 걸 실감하게 된다.
영화는 어느 한쪽만의 편을 들지도 않고, 무기와 키누, 남과 여, 두사람의 입장을 차례차례 보여주며, 관객들에게 둘의 상황을 이해시키고 공감하게 한다. '책임감'을 느끼게 된 무기가 사회생활을 뼈저리게 체험하며 회사일에 열중하기 시작하면서, 서로의 생활패턴도 점점 어긋나기 시작한다. 서로의 관심사가 맞고 취미가 비슷해서 사랑에 빠지게 된 두사람이지만 '삶'은 그러한 둘의 관심사까지도 멀어지게 한다. 무기는 일에 치여서 취미생활을 즐길 수 없게 되고 키누는 여전히 취미생활들을 즐기지만 무기와 '이야깃거리'가 없다보니 둘은 점점 대화가 줄게 되고, 사소한 일에도 싸우게 된다.
여느 연인들처럼 싸우고 다시 만나고 또 싸우기 마련이지만 둘의 경우는 '동거'를 하는 상황이기에 권태기의 계속됨은 악순환만을 반복하게 되고, 결국은 서로의 진심은 전하지 못한채 틀어져만 간다. 홧김에 우발적으로 '결혼'이야기를 꺼낸 무기는 자신이 '실언'을 했음을 깨닫고 '프로포즈를 이런 식으로 받을 줄 몰랐다'며 키누 역시 상처를 받은 듯 한 장면이 나온다. '결혼'을 두사람의 관계를 회복하는 '도구' 정도로 생각하는 무기의 모습에 키누는 상처를 받았을 것이 분명하고 무기 또한 '책임감'에 눌려서 일하는 자신과 달리 여전히 대학생처럼 행동하는 키누의 모습에 상처를 받았음에 분명하다.
장면 중에서 무기의 '선배'의 커플을 보면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 여자친구를 유흥업소 같은 곳에서 일하게 하는 모습이 보여지는데 무기는 그러한 선배의 모습을 통해서 그리고 자신의 '꿈'만으로는 '키누와의 현상유지'가 어렵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을 것이다. 그렇기에 그는 더욱더 악착같이 일에 매달렸지 않나 싶다. 그렇게 일상이 반복되던 어느 순간 서로가 서로에게 더이상 '기대'라는 것을 갖게 되지 않고 '대화가 단절'된 상황에 둘은 '결별'을 하게 된다. 누군가에게는 시작일수도 있는 결혼식날 두사람은 서로에게 '이별'을 말하려고 한다. 서로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두사람이지만 아직 모르는 것도 있었다며 그동안 못했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그렇게 둘은 이별한다.
둘이 '결혼'을 했다면 상황은 달라졌을까? '또다시 반복될 뿐'이라며 키누는 마지막으로 자신을 붙잡는 무기를 밀어내고, 헤어진 이후에도 3개월을 함께 동거생활을 했고 완전히 이별했다. 현재의 연인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우연히 헤어진 연인을 마주함으로 시작하는 이 영화는 조금은 말도 안되는 상황들도 있긴 하지만 두사람의 감정들은 지극히 '현실적'이고 연인들이라면 많이 공감할 듯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흔할 수도 있는 연애이야기 일수도 있지만 둘의 알콩달콩한 모습을 보는 것도 삐걱대는 모습을 보며, 옛연인을 떠올리게도 현재의 연인을 떠올리게도 하며 오랜 추억에 젖게 만드는 영화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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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무 시사회로 봤습니다:)
멜로장인(?)의 작품답게 1영화 정말 매력있고 좋았어요!
추천인 6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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