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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cario (1960) 멕시코 호러영화의 기념비적인 작품

BillEvans
2407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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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리오는 멕시코 호러영화에서 기념비적인 자리를 차지하는 영화라고 한다. 사실 영화를 본 감상은, 호러영화라기보다 전설의 고향같은 영화?

아마 내가 자극적인 장면들이 나오는 현대 호러영화에 길들여진 탓일 지도 모른다. 이 영화는 미조구치 겐지 감독의 우게츠이야기나 

유현목 감독의 한에 가까운 영화다.  

상당히 독창적인 호러장면이 나오기는 한다. 특히, 마지막 장면.

 

이 영화에서 화려한 기술이나 유니크한 스타일은 느끼지 못하겠지만, 대신 아주 단단하고 묵직하게 메세지를 전달하는 뚝심이 있다. 어색한 장면 없고 불필요한 장면이나 모자란 장면 없는 치밀한 계산 아래 만들어진 단단한 영화 - 보고나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멕시코 전설을 영화화하였다고 하는데, 그 전설이 아주 신선하고 반전의 매력이 있거니와 그 전달하려고 하는 메세지가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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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리오는 가난한 농부다. 나무를 해다가 간신히 입에 풀칠을 하고 산다. 다섯이나 되는 어린 자식들은 늘 먹을 것을 달라고 보챈다. 

마카리오는 자신이 먹을 것까지 모두 아이들에게 주고 굶다가 굶다가 결국 폭발하고 만다. 그는 아이들도 모두 무시하고 자기 혼자 칠면조 한 마리를 통째로 먹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먹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그리고 계속 굶는다. 보다못한 아내는 부잣집에서 칠면조 한마리를 훔쳐다가 마카리오에게 구워준다. 산에 가서 혼자 한 마리를 다 먹으라고 한다. 마카리오는 기뻐서 산에 들어가 칠면조를 먹으려는데 이상한 존재들이 자꾸 나타나 칠면조를 나눠달라고 한다. 

악마, 선지자, 거지 등 초현실적인 존재들이다. 그들은 마카리오에게 각각 부와 권력, 선행, 인간의 죽음을 다룰 수 있는 초능력 등을 주겠다고 한다. 

마카리오의 선택은 무엇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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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멕시코적인 영화다. 외양만 그렇다는 것이 아니다. 멕시코 민중의 삶의 본질이 잘 나타나있다는 느낌을 준다. 권력과 부를 주겠다는 악마에게 "날 속이려 한다. 그것은 신의 것이지 네것이 아니다"하고 소리치는 마카리오는, 선행을 하라는 선지자의 말에는 "당신은 내게 선행을 하도록 기회를 주려는 것이지요. 당신이 관심을 가지는 것은 내가 선행을 한다는 사실뿐입니다. 선행 좋습니다. 하지만 이 칠면조는 내게 전부란 말입니다."하고 거절한다. 하지만 배고프다고 구걸을 하는 거지에게는 "네 배고픔은 정말 대단해보였다. 너의 배고픔은 지금까지의 내 배고픔이 배고픔도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게해주었다."하는 이유로 칠면조를 나누어준다.

 

마카리오는 동시에 멕시코 민중의 현명함을 보여주기도 한다. 거지에게 칠면조를 나누어주며 사실은 네게 칠면조를 나눠주는 진짜 이유가 있다고 고백한다. "지금까지 나타난 존재들 때문에 나는 칠면조를 먹을 수 없었네. 내가 자네에게 칠면조를 나눠주지 않는다면 자꾸 다른 존재들이 나타날 것이고, 나는 결국 칠면조를 먹지 못하게 되겠지. 내가 칠면조를 먹기 위해서라도 자네에게 칠면조를 나눠주겠네."라고 칠면조를 나눠준다.

사실은 이 고백 때문에 거지는 껄껄 웃으며 마카리오에게 모든 병을 고칠 수 있는 초능력을 선물로 주게되는 것이다. 이것이 상징하는 바는 의미심장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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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는 죽음의 신으로, 마카리오에게 인간의 모든 병을 고칠 수 있는 약물을 나눠준다. 여기까지 보면 아마 여러분은다음 내용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할 지 모른다. 마카리오는 인간에게는 분에 넘치는 초능력을 받아 타락하고 결국 파멸한다는 내용이 아닐까 생각할 지 모른다. 

하지만 영화는 정반대로 흘러간다. 

마카리오는 이 초능력으로 부자가 되지만, 가난한 사람에게는 무료로 병을 고쳐주어 찬양을 받는다. 부자에게는 돈을 받지만 너무 높은 가격을 부르지는 않는다. 부자들도 기꺼이 돈을 주며 마카리오에게 진심으로 고마와한다. 마카리오는 엄청난 부자에 성자 비슷한 위치까지 오른다. 그런데 왜 그는 파멸할까? 

 

바로 기득권의 견제 때문이다. 마카리오를 몰락시키는 것은, 멕시코 민중을 억압하는 것은, 계급이라는 유리천장과 고결함이라는 덕목은 특권계급만이 가져야한다는 사회구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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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신 (아까 칠면조를 나눠먹은 거지)은 결정적인 순간에 마카리오의 청을 저버린다. 사실 죽음의 신은 신이 정한 운명에 따라 살 사람과 죽을 사람을 구분하는 것인데, 마카리오에게 준 초능력은 어차피 살아날 사람을 마카리오가 살려낸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것이었다. 마카리오의 잘못은, 인간이면서 죽음의 신과 친구가 되었다고 착각한 것 그리고 죽어가는 사람까지도 자기가 살려낼 수 있다고 믿은 것이었다. 

 

굉장한 반전이 영화 마지막에 일어난다. 멕시코 민중은 칠면조 한 마리 통째로 먹을 행복조차 허락되지 않는다는 괴로운 풍자일까. 마카리오처럼 선량하고 참을성 많고 현명하고 정직한 사람도 현실이라는 지옥 속에 떨어져 발버둥치다 생을 마감하는 것이다.

어쩌면 죽음의 신이 마카리오에게 주는 진짜 선물은 이 지옥에서 마카리오를 데려가는 것이 아니었을까. 

 

영화가 세련되지는 않다. 멕시코 민중처럼 투박하고 정직하고 강직하다. 아름다움도 유니크한 독창성도 완성도도 이 영화의 포인트가 아니다.

마카리오의 고통을 과장하지도 않고 슬픔을 드라마틱하게 만들지도 않는다. 마카리오는 자기 고통을 그냥 감내하고 묵묵히 자기 짐을 짊어지고 앞으로 갈 뿐이다. 마치 걸작 영화 마부의 김승호처럼. 마카리오보다 더 현명한 그의 아내는 "당신은 참 좋은 사람이었습니다. 나는 당신의 다섯아이들을 당신같은 사람으로 길러내겠습니다."하고 말한다. 마카리오가 좋은 사람이었음은 분명하지만, 그의 아이들이 마카리오같은 삶을 살길 바라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마카리오는, 아니 멕시코 민중은, 끈질긴 인내와 생명력으로, 자기가 처한 지옥같은 현실을 결국 이겨낸다는 말인가? 나는 이 지점에서, 내가 전에 생각지도 못한 아주 큰 감동을 마주한 것같이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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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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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스토리네요. 잘 봤습니다.

댓글
12:04
21.06.20.
BillEvans 작성자
golgo
참 뭐라 말하기 묘한 스타일의 영화입니다.
댓글
12:07
21.06.20.
profile image 3등
와 영화 궁금하네요😮 글 잘 읽었습니다^^
댓글
16:27
21.06.20.
BillEvans 작성자
놀스
오늘날 보면 심심한 영화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뭔가 묵직하고 가슴을 때리는 감동 같은 것이 있습니다. 이 영화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네요.
댓글
21:28
21.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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