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감독들이 사랑한 붉은 사막
여러분은 영화의 여운을 어떻게 해소하시나요ㅎㅎ
전 영화 음악을 찾아 듣거나 대사를 곱씹기도 하는데 특히 국내외 영화 촬영지를 방문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이유는 직접 영화 속에 들어간 기분을 느낄 수 있어서랄까요^^
영화 제작자들 역시 작품을 더욱 빛내줄 로케이션을 찾기 위해 세계 곳곳을 누빕니다.
특히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SF 장르의 경우 사뭇 이질적인 분위기를 담아내야 하는데, 중동에 이를 충족시킬만한 나라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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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비아 반도 북부에 위치한 요르단은 면적이 남한에도 못 미치는 작은 나라입니다.
죽음의 바다 사해를 사이에 두고 이스라엘과 국경을 맞대고 있으며 한국인들에겐 종교 성지나 드라마 '미생'을 통해 더욱 유명해진 국가입니다.
요르단 남부에는 '지구의 화성'이라 불리는 와디 럼(Wadi Rum) 사막이 있습니다.
면적은 약 720km²로 서울의 전체 면적보다 넓은 광활한 보호구역입니다.
붉은 사막인 이 곳은 인디아나 존스의 촬영지 페트라(Petra)와 함께 요르단 최고의 유산이자 오랫동안 수많은 감독들의 촬영장으로 각광받은 곳이기도 합니다.
이 글에서는 와디럼 사막을 배경으로 한 영화들을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아라비아의 로렌스 (1962)
▶ 감독 : 데이비드 린
▶ 출연 : 피터 오툴, 앤서니 퀸, 알렉 기네스 등
▶ 특징 : 228분(인터미션 有)의 러닝타임
영국의 군인 출신 '토마스 에드워드 로렌스'라는 인물의 일대기를 바탕으로 제작된 장편 영화입니다.
작품상과 감독상을 비롯한 아카데미 7개 부문을 거머쥐었으며 각종 매체에서 언제나 명작 상위권으로 꼽는 작품입니다. 제 인생영화 중 한 편이기도 합니다^^
제작기간만 3년! 수백 명의 출연자와 수천 마리의 낙타 등 CG가 없던 시절 엄청난 물량이 동원됐음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광활한 사막을 배경으로 한 영상미는 수많은 거장 감독들에게 영감이 되었고, 남다른 애정을 가진 스필버그와 스콜세지가 영화의 복원 작업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와디럼은 실제 로렌스와 아랍 반란군의 주요 활동무대이기도 했던 만큼 현재까지 여러 관련 장소들이 남아 있습니다.
2. 미션 투 마스 (2000)
▶ 감독 : 브라이언 드 팔마
▶ 출연 : 게리 시니즈, 팀 로빈스, 돈 치들 등
▶ 특징 : 엔니오 모리코네의 음악
화성 유인탐사와 인류의 기원에 대해 이야기하는 SF 영화입니다.
장르 고유의 서스펜스가 적고, 비교적 난해(?)한 결말에 미국 내 흥행과 평가에서 모두 실패했던 작품입니다.
반면, 당시 칸 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 상영된 후 프랑스 평론가들에게는 긍정적인 반응을 얻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나쁘지 않게 본 작품인데 확실히 국내에서도 호불호가 갈릴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3. 트랜스포머 : 패자의 역습 (2009)
▶ 감독 : 마이클 베이
▶ 출연 : 샤이아 라보프, 메간 폭스, 피터 컬렌 등
▶ 특징 : 아카데미 음향효과상 후보
남자들의 로망 변신 로봇으로 큰 인기를 끌었으나 이제는 킬링타임용으로조차 보기 힘든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두번째 영화입니다.
개봉 당시에도 스토리 전개나 과도한 국뽕으로 인해 혹평이 많았으나 로봇들의 화려한 합체나 전투씬을 원했던 관객들의 니즈를 채우기엔 충분한 작품이었습니다.
작중 '제트파이어'가 샘 일행을 공간 이동시킨 이집트의 사막은 실제로는 와디럼 사막이며, 옵티머스의 부활을 위한 매트릭스를 발견한 장소는 페트라의 알데이르 수도원입니다.
4. 마션 (2015)
▶ 감독 : 리들리 스콧
▶ 출연 : 맷 데이먼, 제시카 차스테인, 치웨텔 에지오포 등
▶ 특징 : 골든글로브 최우수 작품상(뮤지컬/코미디 부문)
만 박사 화성 생존기를 다룬 재난 SF 영화로, 70년대 디스코 음악과 맷 데이먼의 코믹 연기가 어우러져 유쾌함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스토리의 대부분이 화성에서 펼쳐지는 만큼 와디럼 사막의 촬영 비중의 매우 높으며, 맷 데이먼 역시 요르단 현지에서 8일에 걸쳐 촬영에 임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제작진은 촬영용 화성 탐사선도 만들었는데 정부 환대에 대한 보답으로 촬영 종료 후 이를 선물하기도 했습니다. 탐사선은 현지 왕립 자동차 박물관에 전시돼 있습니다.
※ 리들리 스콧의 또 다른 SF영화 '프로메테우스(2012)' 역시 와디럼에서 촬영된 작품입니다.
5. 로그 원 : 스타워즈 스토리 (2016)
▶ 감독 : 가렛 에드워즈
▶ 출연 : 펄리시티 존스, 디에고 루나, 견자단 등
▶ 특징 : 디즈니 스타워즈 최고의 영화(?)
영화 역사상 최고의 프랜차이즈, 스타워즈 시리즈의 스핀오프 영화로 디즈니의 루카스필름 인수 후 개봉한 영화임에도 시퀄 삼부작 효과(...)로 끊임없이 재평가 받고 있는 작품입니다.
엔딩씬 만으로 단번에 제 최애 스타워즈 영화(오리지널 3부작 제외)가 된 작품이기도 합니다.
작중 제다(Jedha) 행성의 배경이 바로 와디럼 사막인데, 데스스타의 공격에 도시가 소멸하는 비극을 맞기도 합니다.
6. 알라딘 (2019)
▶ 감독 : 가이 리치
▶ 출연 : 미나 마수드, 나오미 스콧, 윌 스미스 등
▶ 특징 : 국내 4D 열풍의 주역
나오미 스콧의 높은 싱크로율과 추억의 명곡 메들리로 국내에서 큰 인기를 얻은 디즈니 실사영화입니다.
알라딘이 왕자가 되는 장면을 비롯한 많은 장면들이 와디럼에서 촬영됐습니다.
개인적으로 원작 애니나 뮤지컬을 참 좋아하는데 4D 양탄자를 못 탄 것이 못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7. 스타워즈 :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2019)
▶ 감독 : J.J. 에이브럼스
▶ 출연 : 데이지 리들리, 아담 드라이버, 존 보예가 등
▶ 특징 : 스카이워커 사가의 피날레
디즈니 스타워즈의 시퀄 3부작, 그 마지막에 해당하는 작품입니다.
팬서비스 차원에선 나쁘지 않았으나 일말의 희망을 붙잡고 있던 팬들을 등돌리게 만든 비운의 작품이기도 합니다.
영화 초반, 레이 일행이 방문한 파사나(Pasaana) 행성의 여러 장면들이 와디럼 사막에서 촬영되었습니다.
대부분의 스타워즈 팬들은 설정붕괴와 막장성 때문에 시퀄 시리즈를 싫어하거나 아예 부정하는데 저는 모든걸 내려놓고 나름 즐겁게 본 영화입니다😅
8. 듄 (2021)
▶ 감독 : 드니 빌뇌브
▶ 출연 : 티모시 샬라메, 젠데이아 콜먼, 레베카 퍼거슨 등
▶ 특징 : 2021년 아이맥스 팬들의 최고 기대작
프랭크 허버트의 SF 원작소설에 기반을 둔 영화로서, 1984년 한 차례 영화화 이후 36년 만에 리부트 되는 작품입니다.
원작의 거대한 스케일과 화려한 캐스팅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으나 코로나의 영향으로 북미에서 오는 10월1일 개봉이 예정돼 있습니다.
무엇보다 '블레이드 러너'로 큰 호평을 받은 드니 빌뇌브의 차기작임과 동시에 아이맥스 개봉이 예상되는 만큼 국내 영화팬들의 최고 기대작 중 한편입니다.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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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밖에도 여러 영화들이 있지만 비교적 유명한 작품들 위주로 소개해보았습니다.
최근 극장가의 명작 재개봉 바람은 영화팬의 입장에선 반가운 일이지만 기존 개봉 예정작들을 볼 수 없다는 점은 참 답답한 일입니다😥
올해는 꼭 용아맥에서 '듄'을 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KiaOra
추천인 29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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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디럼 사막에서 1박2일 투어 하고 온 사람으로
여기 로케이션 영화들을 사랑할수밖에 없어요
그런의미로 듄 개봉만 기다리고 있구요
코로나 이후 밀린 대작들 중에 듄을 가장 기대하고 있는데 정말 너무 보고싶습니다ㅠㅠ
화성이나 외계행성 표현하기 딱 좋은 장소로군요!!
미션 투 마스랑 듄 빼고 다 본듯요.ㅎㅎㅎ
저도 듄 존버중입니닷! (근데 4번이 누락된듯한? 인디아나존스가 빠진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