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우리 조제가 달라졌어요!(스포)

※ 이 글에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스포일러가 담겨져 있습니다. 영화를 보지 않았거나 스포일러를 피하고 싶으면 이 페이지에서 나가거나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어떤 작품이 인기를 끌면 팬덤이 생기고 그 안에서 팬픽이 나오곤합니다.(누군가는 팬픽의 수가 그 작품의 인기도를 보여준다고 할 정도죠)
원작이 작가의 관점에서 만들어진 작품이라면 팬픽은 원작자가 아닌 팬의 관점에서 해석이 들어간 작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대부분이 원작의 변주이자 팬의 욕망이 반영되어있습니다.
그중에는 양질의 작품이 나오기도 하지만 소수에 불과하고 대부분은 앞서 언급한 팬의 욕망 덩어리에 불과한 경우가 많습니다.
일본은 이런 2차 창작이 활발한데다 유명 만화, 애니메이션 제작자들의 과거를 보면 팬픽을 쓴 이력을 찾아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어찌보면 팬픽은 모방입니다.
창작은 모방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창작자들은 팬픽을 거칠 확률이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보는 영화중에는 만화, 소설을 원작으로 둔 작품들이 많습니다.
원작을 영화화하는 것 또한 넓게 보면 팬픽과의 공통점이 있는데 그건 영화화가 되면서 영화 제작자의 관점에서 해석이 들어간다는거죠.
그래서 영화화와 팬픽의 차이는 전문가의 손을 거치느냐 마느냐와 공식이냐 비공식이냐의 차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전문가의 손길을 거치기 때문에 팬픽보다는 질이 좋기는 하지만 모두 그렇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죠)
다나베 세이코의 소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3번의 영화화가 이루어졌고 각 작품마다 제작자의 해석이 묻어납니다.
국내에서는 원작 소설보다 2003년에 나온 이누도 잇신 감독의 영화가 가장 알려져있을거고 영화화된 작품들중에서 으뜸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 영화화된다면 적어도 2003년작과의 비교는 피할 수 없을 거라고 볼 정도로요.
이번에 애니메이션으로 나온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도 비교는 피할 수 없겠지만 한가지 놀라운 것은 2003년작과 다른 작품이 나왔다는겁니다.
좋은 의미에서 말이죠.
기본 설정만 공유하고 내용과 주제가 2003년판이랑 아예 다른 별개의 작품이라고 봐도 될 정도입니다.
누군가는 그 점때문에 싫어할 수 있지만 저는 이것 또한 애니메이션 제작자의 해석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이 애니메이션은 그 해석을 납득할 수 있게끔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이 영화는 주인공 조제가 달라지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마지막에는 츠네오의 변화도 보여줍니다.
기존 영화들(<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조제>)에서 조제에게 요리가 있었다면 애니메이션은 요리를 빼고 그 자리에 꿈을 넣었습니다.
장애와 사랑을 다룬 기존 영화들과 달리 애니메이션은 꿈이라는 요소를 추가해서 세가지 요소가 어우러지게끔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츠네오는 타의적 은둔형 외톨이에 사교성이 없던 조제에게 꿈을 가르쳐줬고 한 명의 독립된 인간으로 거듭나게 만듭니다.
츠네오를 통해 변한 조제는 사고로 좌절하게된 츠네오에게 자신이 받은 꿈을 보여줌으로써 다시 한번 그를 꿈을 향해 뛰어가게 만듭니다.
영화는 일반인과 장애인 사이의 벽을 마음의 날개를 통해서 허물어내는 마법을 보여줍니다.
이 부분이 기존 영화들과의 큰 차이이자 애니메이션 제작자의 재해석이라고 생각합니다.
괜찮은 해석이라고 적었지만 그렇다고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영화의 전반부는 두 인물이 서로를 알아가면서 친밀해지는 과정을 그리는데 영화에 흠뻑 빠져들 만큼 흥미롭게 바라봤습니다.
다만 갈등에 다다르는 과정이 영화의 결과 어울리지 않게 느껴지다보니 보면서 '저건 아닌데....'라는 식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특히 츠네오의 비밀(유학)을 조제에게 까발리는 마이의 행동과 츠네오가 사고를 겪게되는 과정만큼은 조금 더 다른 방식으로 보여줬으면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잘 보고있다가 이런 균열을 맛보고나서는 초반처럼 영화에 흠뻑 빠져들기 힘들어졌습니다.
전체적으로 하이라이트 부분(조제가 만든 동화책을 읽어주는 장면)은 좋았지만 그 외는 그리 좋게 느껴지지는 않을 정도로요.
영화가 전달하는 메시지는 좋았지만 거기에 다다르는 과정이 약간 부족하게 다가와서 엔딩에서의 감동이 덜 느껴졌습니다.
이런 아쉬움을 제외하고서 애니메이션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괜찮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2003년판과는 다르면서도 자신만의 색깔을 보여줬다는 점에서도 좋았고요.
그렇기 때문에 이 작품은 2003년판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우리 조제가 달라졌어요'를 잘 보여주지않았을까요?
P.S - 조제쨔응 귀여워요 귀여워요...학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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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일본판은 못 봤는데... 일본판이 으뜸인가보군요ㅡ!
전 일본판은 안 봐서 그런지 한국판이랑 애니랑 비교했을 때는 만족스럽더라구요 ㅎㅎㅎ

2003년판이 감정적으로도 여운이 상당히 남을 정도다보니 지금까지도 사람들이 잊지않으면서도 새로운 영화가 나오는게 아닐까싶어요.
솔직히 김종관 감독의 작품을 좋아하지만 <조제>는 아니었어요.
그래서 비교를 하라고 한다면 저는 단연코 2003년판을 꼽습니다.
그렇다고해서 애니판이 별로라는 것은 아니니 오해마시길~😅

아름다웠던 장면 중 하나였어요


조제라서 오히려 박하게 평가받기도 하고 조제이기 때문에 새롭다고 볼 수 있기도 하고 장단은 있다고 생각되지만 이 애니 자체는 괜찮았어요

판본의 비교는 피할 수 없지만 그걸 떠나서 작품 자체만을 두고 봤을 때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작품이었어요. 동화책낭독은 눈물이..ㅠㅠ



저도 그 서브 여주?의 활용이 많이 아쉽더라고요. 그 캐릭터의 존재 때문에 인물 간의 관계와 전개가 더 식상해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