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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eneral (1926) 버스터 키튼의 걸작이자 그의 커리어를 끝낸 영화

BillEv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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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터 키튼의 영화는 점점 더 거대해져간다. 보다 보면 걱정도 되기 시작했다. 위태로운 외줄 타기 같기 때문이다. 

결국 어느 영화는 실패하게 될 텐데, 그렇다면 모든 것을 잃고 커리어가 끝장나는 것이 아닐까. 그 한계점이 바로 이 영화 제너럴이다. 

그런데 이 영화는 버스터 키튼의 불멸의 걸작으로 남았다. 이 영화가 그의 커리어를 끝장내기는 했지만, 동시에 그의 

이름을 영화사에 불멸의 존재로 남기는 데 큰 역할도 했으니 좋은 일일까 나쁜 일일까. 

 

제너럴은 버스터 키튼이 이 영화 내에서 모는 기차의 이름이다. 남북전쟁이 발발하고 버스터 키튼은 남군에 자원하려 한다. 

하지만 열차 기관사로서의 버스터 키튼이 졸병 키튼보다 더 가치가 있기에, 남군에서는 여러가지 변명을 내세워 키튼을 징집하지 않는다.

사정을 모르는 동네 사람들은 키튼을 겁장이로 따돌리고, 키튼은 상심한다. 

하지만, 북군 스파이들이 남군 보급을 차단할 목적으로 제너럴을 탈취하고 키튼은 이들을 다른 열차를 타고 혼자 뒤쫓는다.

 

이 영화는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와 여러 면에서 유사하다. 둘 다 전속력으로 질주하는 두 대의 기차 (혹은 트럭)을 다루고 있다. 

영화 처음부터 미칠듯한 질주로 시작해서, 영화 내내 쉴 틈 없이 그 질주가 이루어지다가, 끝날 때에서야 질주가 멈추는 그런 영화다.

이 질주하는 두 개 직선은 결코 겹치는 법 없다. 이 두 개 직선은 서로 격렬하게 투쟁한다. 제너럴에 타고 쫓기는 북군 스파이들은, 갖은 

수단을 동원해서 키튼을 공격한다. 그러면 키튼은 필사적으로 곡예를 하면서 이를 물리친다. 이 장면은 슬랩 스틱이 예술의 경지에 이른 것

이라 아니할 수 없다. 성룡의 영화를 비롯해서 오늘날 액션영화에 너무나 흔하게 쓰이는 장면들이 쉴 새 없이 창의적으로 펼쳐진다.

 

아래는 그의 아름다운 공간 활용의 예로 자주 인용되는 명장면들이다. 버스터 키튼이 달려나가는 열차 앞에 앉아서 절박한 상황이다.

북군 스파이들이 열차 앞에 나무기둥을 던져놓았기 때문에, 이를 제거하지 않으면 키튼의 열차가 전복되고 그는 죽을 판이다. 그 절박함과 위기가 잘 느껴진다. 동시에 너무나 아름다운 장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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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터 키튼의 영화들을 보다가 보면, 그의 영화가 아름답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가령 아래 장면을 보면, 키튼은 지평선에 있는 것이 아니라,

높이 기차 지붕 위에 있다. 키튼의 영화에서 고도는 위태로움과 고독함, 질주를 상징한다. 혼자 높은 데서 먼 곳을 바라보는 그의 모습은

위태로운 상황과 동시에 절박함, 고독을 느끼게 해준다. 그리고 똑바로 서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위태로운 사선의 형태로 서 있다. 이는 

위태로움과 동시에 언제라도 앞으로 질주해나갈 수 있는 긴장감을 느끼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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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장면도 유명한 장면인데, 영화 처음, 키튼이 겁장이라는 이유로 사랑하는 여인에게서 버림받고 시름에 찬 장면이다.

그는 기차가 움직이는 것도 모를 정도로 시름에 차있다. 기차는 직선으로 앞으로 움직인다. 하지만 바퀴를 움직이는 기둥은 원을 그리며 천천히 움직인다. 질주하는 직선과 느리게 정확히 원을 그리며 움직이는 기둥이 기하학적인 대비를 이룬다. 그리고 키튼은 그 위에 앉아있다.

그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기에 정적이다. 하지만 원과 직선의 움직임이 이와 대비된다. 너무나 아름답다는 느낌이 드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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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튼은 기차 덕후였던 것 같다. 기차의 부분부분, 이것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어떤 부분에서 보면 어떻게 보이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아마 기차 덕후가 아니었다고 할지라도, 키튼은 완벽주의자답게 기차의 구석구석을 연구하고 공부했을 것이다. 

 

키튼을 파멸시켰다고 할만한 클라이맥스의 장면이다. 기차가 다리가 무너져 호수로 빠지는 장면을 미니어쳐가 아니라

직접 찍었다. 엄청난 돈이 들어갔다. 그는 왜 미니어쳐를 통해 대충 실감나게 묘사했던 것이 아니라, 진짜 기차를 호수에 빠뜨려 

엄청난 돈을 낭비했을까? 완벽주의이자 사실주의 때문일까? 그의 엄청난 에고 때문일까? 이 걸작에는 이 정도 엄청난 클라이맥스가

필요하다고 느꼈던 것일까? 당시 사람들은 입을 떡 벌리고 보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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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터 키튼은 이 영화 제너럴의 실패로 모든 것을 잃었다. 그는 엠지엠 사에 들어갔다가 창작권을 잃고 

실패만을 거듭한 다음, 초라하게 살아갔다. 배우로서도 자리를 잃고, 코메디 각본가로 일했다고 한다.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다. 그의 천재가 이 거대한 장면에서 꺾이다니....... 그렇게 보면, 이 거대한 실패 장면은

그의 천재가 보여주는 절정을 상징하는 장면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 장면과 제너럴의 장면을 비교한 사이트가 있다. 매드 맥스 장면은 제너럴의 창의적인 장면에서 

본받은 바가 많다. 어디 매드 맥스 뿐이랴. 하지만 이 영화 제너럴은 그 모든 영화들을 압도하는 아름다움과 에너지,

거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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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1등

리뷰 잘 봤습니다.

당시에는 극장에서 실패하면 만회할 기회도 없이 그걸로 끝이었겠죠.

14:53
21.03.08.
BillEvans 작성자
golgo
버스터 키튼의 좌절은 후세 사람들에게는 커다란 손실이 아닐 수 없네요.
23:19
21.03.08.
profile image 3등
진짜 안타깝네요... 저도 이분이 어떻게 영화계를 떠나게 되었을까... 무척 궁금했는데...
그리고 영화보다 더 재밌는 리뷰...

감사합니다.
13:35
21.06.26.
BillEvans 작성자
진스
커리어를 끝장냈으나 동시에 버스터 키튼의 이름을 영화사에 영원히 남긴 걸작이죠.
15:40
21.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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