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리우드에서 활약하는 영국 배우들 ①탄 - 처음부터 영국 출신임이 뻔했던 배우

오늘은 영국 출신 배우들에 대해서 정리해 볼까 합니다.
개인적으로 영국 배우들을 좋아하는데, 이유는 연기를 너무나도 잘하기 때문이지요. 이게 글로벌하게 먹히기 때문에 헐리우드에서도 영국 출신 배우들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또다른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는데, 영국에서는 전통적으로 배우라는 직업을 가질 수 있는 경우가 매우 제한적이었습니다. 귀족들이나 부유한 자제들만이 연기 학교를 들어가 연기를 배울 수 있었죠. 특히 셰익스피어 연극을 배운다는 것은 그야말로 정통 연기를 배우는 것이기 때문에 실력 면에서 최고의 경지에 오르는 길입니다. 그런데 하층민 계급 출신의 연기자들에게는 이런 배움의 기회도 제한적이었고, 실력이 있다 해도 막상 직업으로서 무대에 설 기회도 크지 않습니다. 그야말로 사회적 차별인 것이죠. 그래서 이들이 영국 무대를 버리고 미국으로 넘어가게 되면서 헐리우드에서 싼 값에 훌륭한 연기를 제공하는 가성비갑 인력이 되어버리죠.
아무튼 초창기에는 이렇게 넘어간 배우들 때문에 지금은 헐리우드에서 유명세를 타도 막상 이들이 영국 출신이란 것을 깨닫게 되면 놀랄 수밖에 없는 배우들이 꽤 있습니다. 지금은 이런 선배들이 길을 잘 닦아 놔서 영국 출신 젊은 배우들이 헐리우드에서도 인정받으며 입성할 수 있는 시대를 만들어 주었지만요.
그래서 오늘은 현재 헐리우드에서 활약하는 배우 중 영국 출신들을 정리해 봅니다. 이 중에는 아예 처음부터 영국 출신임을 알았던 유명 배우들도 있었는가 하면, 이 사람이 영국 출신이었어?하면서 (개인적 무지로 인해) 저를 놀라게 했던 배우들도 있습니다.
오늘은 첫 번째로 처음부터 영국 출신임을 눈치채게 된 배우들 모음입니다.
마이클 케인 (Michael Caine)
출생지 : London
주요 출연작 : 줄루, 겟카터, 이탈리안잡, 배트맨 트릴로지, 인터스텔라
배트맨의 알프레드로 유명한 마이클 케인. 이 분의 커크니 악센트는 대놓고 나 영국인이오 하네요. 런던 하층민 태생이라 정규교육을 받기 어려웠지만 훤칠한 키에 잘생긴 외모로 배우의 길로 들어섰고, 영국 육군으로 입대하여 한국 전쟁에도 참여했던 독특한 이력이 있습니다. 출신 때문에 성공이 어려웠지만 오로지 실력으로 이를 돌파한 케이스로, 그 공로를 인정받아 기사 작위도 받았습니다.
숀 코너리 (Sean Connery)
출생지 : Scotland
주요 출연작 : 007 시리즈, 언터처블, 인디아나 존스 최후의 성전, 붉은 10월, 카멜롯의 전설, 젠틀맨 리그
얼마 전 타계한 초대 제임스 본드 역의 숀 코너리. 007이었던 것 자체가 영국인임을 시사하는 것이죠. 노동 계급 출신이라 정식 연기 수업을 받지 못했지만, 육체미 대회에서 입상하면서 배우에 캐스팅된 독특한 케이스입니다. 그래서인지 연기력이 형편없어 무명이 길었는데 007에 캐스팅되면서 발음이나 연기력을 뼈를 깎는 고통으로 연습하며 대배우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본인이 스코틀랜드 출신임을 자랑스럽게 여겼고, 기사 작위를 받을 때도 킬트를 입을 정도였다고 하네요.
콜린 퍼스 (Colin Firth)
출생지 : Hampshire
주요 출연작 : 잉글리쉬 페이션트, 브리짓 존스의 일기, 러브 액츄얼리, 킹스 스피치, 킹스맨
영국 드라마 <오만과 편견>에 출연하여 그야말로 하루 아침에 대박을 치며 유명해진 배우입니다. 한국으로 치면 주말드라마에서 남주로 대박을 친거죠. 이후 영국을 대표하는 배우로 성장하다가 <러브 액츄얼리>로 전 세계로 유명해진 로맨스가이가 되어버렸습니다. 본래 평민 계급 출신에 브러미 악센트(버밍햄 특유의 악명높은 악센트)가 심했으나 열심히 노력하고 실력을 닦은 끝에, 놀랍게도 <킹스 스피치>에서 왕을 연기해서 “귀족 출신 배우가 왕을 연기한다”는 불문율을 깨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킹스맨> 덕분에 영국의 신사를 대표하는 배우가 되었네요. 참고로, 이탈리아 국적도 가지고 있습니다.
주드 로 (Jude Law)
출생지 : London
주요 출연작 : 에너미 앳 더 게이트, A.I., 셜록 홈즈, 캡틴 마블
콜린 퍼스 이전에 영국을 대표하던 로맨스 가이라고 한다면 주드 로일 것 같네요. 이름이 비틀스의 Hey Jude에서 온 것은 너무나도 유명한 사실이죠. 부모의 영향으로 아역 배우에서부터 시작했고, 갈고 닦은 연기력을 인정받아 온 케이스입니다. 워낙에 바람둥이 기질이 다분해서 다른 한 편으로 유명한 배우이기도 합니다. 요새는 탈모 때문에 고민이 많다고 하네요.
톰 히들스턴 (Tom Hiddleston)
출생지 : London
주요 출연작 : 토르 시리즈, 어벤져스 시리즈, 콩 스컬 아일랜드
헐리우드 입성할 때부터 영국 미남이네 능력자네 등등 말이 많아서 유명했죠. 연기도 잘 하지만 이튼 스쿨 출신에 켐브리지 수석 졸업생이기도 한 그야말로 엄친아입니다. 원채 연기를 좋아해서 배우의 길로 접어들어 연극 무대에도 많이 오르며 내공을 쌓던 중, 평소 본인이 끔찍이도 사랑하던 토르의 오디션이 있다고 해서 토르 역에 지원했다가 낙방하고, 대신 로키 역에 캐스팅되며 헐리우드에 입성하게 되었죠. 이 때 본인 말고는 아무도 토르를 대신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가 대기실에 앉아 있는 진짜 북유럽 신처럼 생긴 존재(크리스 햄스워스)를 보고 납득했던 일화도 있다네요. 참고로 유명해지기 전에 한국에 와서 노래방을 즐기고 갔다는 후문이 있습니다.
올랜도 블룸 (Orlando Bloom)
출생지 : Canterbury
주요 출연작 : 반지의 제왕 시리즈,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 트로이, 킹덤 오브 헤븐
미남 동안 배우라고 하면 대표적으로 손꼽히는 배우입니다. 이 배우는 제가 단박에 영국 출신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이유가 발음이 상당히 구렸기 때문입니다. 영국 악센트라고도 하기 어려운, 살짝 헐리우드식 영어를 쓰려고 했지만 완벽한 미국식이 아니었기에 느낌이 왔죠. 그래서 그런지 올랜도 블룸에게 항상 따라 붙는 또다른 수식어는 연기력이 별루인 영국 배우라는 것입니다. 실제 <캐리비안의 해적>에서 자기 여친 이름을 “엘리자베뜨”라고 혀짧은 발음을 내는 것을 생생히 들으실 수 있습니다. 그래도 본인도 알고 노력한 나머지 <킹덤 오브 헤븐>에서는 출중한 연기력을 인정받기도 했습니다. 여전히 엄청 동안에 여심을 울리는 미모로 인하여 헐리우드를 대표하는 배우로 인정받고 있네요. 그리고 아시다시피 마누라가 미란다 커였습니다!!
이안 맥켈런 (Ian McKellen)
출생지 : Burnley
주요 출연작 : 엑스맨 시리즈, 반지의 제왕 시리즈, 다빈치 코드, 호빗 시리즈, 미녀와 야수
영국 연극 무대를 대표하는 명배우이자, 동성애 관련 인권운동가로도 유명한 분이죠. 처음부터 오로지 연극만 생각하면서 그 바닥에서 실력을 갈고 닦은 진정한 실력파입니다. 그 덕에 기사 작위까지도 받았죠. 연극 무대에서는 세익스피어 작품을 가장 잘 소화하는 배우로 알려져 있어서, 영국에서는 햄릿하면 이 분입니다. 헐리우드에 진출은 일찍 했지만 정작 유명세를 떨친 것은 간달프 역 때문인데, 이 때 이미 이름 앞에 Sir가 붙은 채 유명해져서 단박에 영국 배우임을 알게 해준 분이네요.
키이라 나이틀리 (Keira Knightley)
출생지 : London
주요 출연작 :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 러브 액츄얼리, 어톤먼트, 이미테이션 게임
<러브 액츄얼리>에서 스케치북으로 고백받는 여성으로 전세계 눈도장을 찍어버린 배우죠. 부모 모두 배우 출신이고 연기 수업을 잘 받아서 악센트가 완전 표준 영국 악센트여서 빼박 영국여자임을 느끼게 해준 배우입니다. 사각턱이 또한 유명해서 한국에서는 호불호가 갈리지만, 영국에서는 가장 닮고 싶은 미모에 꼽히기도 하는 전형적인 서구권 미인의 외모를 갖춘 인물입니다. 정작 배우로서 유명세를 떨친 작품은 <캐리비안의 해적>이네요. 여담으로, 점점 더 턱이 자라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있는데, 연기에 집중할수록 턱이 앞으로 나오는 버릇이 있어서 그렇게 보인다고 하네요.
베네딕트 컴버배치 (Benedict Cumberbatch)
출생지 : London
주요 출연작 : 셜록 드라마, 어톤먼트, 스타트랙 다크니스, 노예 12년, 닥터 스트레인지, 어벤져스 시리즈
<셜록> 드라마 때문에 너무나도 유명해졌죠. 그래서 잘생긴 오이라는 전 세계적 별명까지도 가진 배우입니다. 명문 배우 집안 핏줄(심지어 리처드 3세의 후손이기도 함)이어서 영국에서는 일찌감치 싹수가 누런 대배우의 자질을 갖추고 있었고, 연극 무대를 통해 엄청난 실력을 갈고 닦은 실력파이기도 합니다. 본래 연극 무대에서는 못 생긴 얼굴이라서 외모로는 인정을 못 받았다고 하는데, 이것을 연기력과 특유의 중저음 목소리로 커버해서 이제는 잘생김을 연기한다는 찬사를 되려 받습니다. 그리하여 최근 마침내 헐리우드에 화려하게 입성하게 되었죠. 참고로, 펭귄의 ‘귄’ 발음을 못합니다.
마틴 프리먼 (Martin Freeman)
출생지 : Aldershot
주요 출연작 : 오피스 드라마, 러브 액츄얼리, 새벽의 황당한 저주, 셜록 드라마, 호빗 시리즈, 블랙 팬서
사실 이 배우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였습니다. 이 작품의 원작 소설을 영국 작가가 썼고 주인공 아서 덴트도 영국인이라는 설정이기 때문에, 그 역을 맡은 이 배우도 영국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이후에 <셜록> 드라마에서 아주 찰진 왓슨 역을 뽐내 주시더군요. 끼가 많은 집안에서 태어난 덕에 드라마, 연극, 영화 등 가리지 않고 출연하며 연기력을 배양한 실력파입니다. 다만, 어렸을 적 가정사가 좋지 못했고 출신도 낮아 계급주의에 대한 불만이 커서 평소 거침없이 하고자 하는 말을 다 하고 욕설도 퍼붓는 수준의 독설가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셜록 역의 베네딕트 컴버배치와는 실제로는 사이가 별로 안 좋았다고 하더군요. (베니는 명문가 귀족 집안 출신이라서)
사이먼 페그 (Simon Pegg)
출생지 : Brockworth
주요 출연작 : 새벽의 황당한 저주,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뜨거운 녀석들, 스타 트랙 시리즈, 황당한 외계인 폴
요즘 헐리우드 개그 담당 캐릭터로 유명하죠. 본래 스탠드업 코미디로 무대에 뛰어든 인물입니다. 그러다가 극작가 활동도 하면서 발을 넓힌 다방면의 실력자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본인이 제작하고 출연한 <새벽의 황당한 저주>가 유명해 지면서 배우로서도 인지도를 높이게 되었죠. 영국 내에서는 유명한 코미디언으로서의 이미지가 더 강합니다만, 헐리우드에서는 최근 중요한 조연 역을 많이 맡게 되었네요. 참고로 마틴 프리먼과 엄청난 절친입니다.
킷 해링턴 (Kit Harington)
출생지 : London
주요 출연작 : 왕좌의 게임 드라마, 폼페이 최후의 날, 사일런트 힐
사실 목록에 넣을까 하다가… 그래도 유명 드라마의 주인공이었으니 껴 넣었습니다. <왕좌의 게임>은 비록 HBO에서 제작한 드라마이지만, 극중 구사하는 악센트를 보고 이 친구 영국 배우겠거니 했더랬습니다. 실제로 귀족 가문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존 스노우 캐릭터가 너무 컸던 나머지 지금도 그 배역의 이미지를 못 벗어 출연제의가 거의 없다고 한다네요. 얼마전 외도 이슈로 다른 한 편으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개인적으로 '설마 이 사람이 영국 배우였어?' 하고 뒤늦게 알게 되었으나 충격은 덜 했던 배우들 소개해 보겠습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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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 2탄엔 톰홀랜드가 있을수도...?ㅋㅋ

저도 예로 드신 배우들은 영국배우들로 바로 알아봤고.. 다음편에서 누굴 다룰지 궁금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