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쟁이] 멍....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요? (스포O)

* 여의도 10/29 목 1회차는 관람객 모두
아티스트 뱃지 받을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본문에 영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영화 안 보신 분은 뒤로가기 눌러주세요!!!!
의식의 흐름대로 적었습니다. 미리 양해를 구합니다. 제 생각과 다른 의견은 늘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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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아티스트 뱃지 받을 겸
담쟁이 보러 영화관에 왔는데...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입니다.
영화[담쟁이]는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요?
저는 이 영화를... 가족영화...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영화 영어 제목이 'Take me home'이더라고요...
제목을 읽고 고개를 조용히 끄덕였습니다.
제가 볼 때 영화의 소재는 두 가지같아요.
1. 사랑
영화에서 그리는 사랑이 무엇이었을까요?
머릿속에 물음표만 가득합니다.
예원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회상 장면으로 미루어 스승을 향한 동경이 사랑이 된 걸까요?
목욕탕에서 나와 야외에서 서로의 손끝이 닿을 때
예원의 손길을 뿌리치는 은수의 모습은
연인의 모습이라기보다 그저 친한 언니 동생 같았어요.
밖에서 공공연히 드러내지 못하는 연애.
서로를 향한 애틋한 마음이 층위를 이루어
한순간 아름답게 그려지는 장면을 기대했습니다.
둘의 사랑은 첫 장면에서 보여주던 따스한 햇살과
여름의 녹음처럼 싱그럽길 바랬습니다.
두 사람이 몸을 섞고 키스하는 장면은
아쉽게도 사랑이라기 보다 ...
욕망의 표출처럼 보였습니다ㅠㅠ
격정적인 순간은 애틋한 마음이 하나 둘 쌓여서
터뜨려야 감정이 정점에 이르는데
예원의 손길과 관심을 밀어내는 은수와
은수의 뒤를 그림자처럼 따르는 예원의 관계는
연인보다 사제지간의 사랑에 가까워 보였습니다.
두 사람의 감정을 받쳐주는 스토리가 너무너무 아쉬웠습니다. 비가 온 뒤 땅이 굳어지듯 시련은 두 사람의 사랑을 견고하게 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왜.
행복의 순간, 낭떠러지를 놓아두었을까요.
점장의 추천으로 매니저 기회를 얻은 예원과
'우리 건강하자'를 외치는 언니의 다짐이 무색하게
교통사고 후 은수는 언니를 잃고
하반신이 마비되어버린걸까요.
교통사고를 기점으로 영화는 사랑과 멀게 느껴집니다.
2. 가족
영화에서 가족은 잎사귀가 하나 둘 모여
담을 넘는 담쟁이처럼, 시련을 극복하는 매개로 쓰입니다.
저는 이 영화에서 꼬마아이 수민의 캐릭터가 아쉬웠습니다. 엄마의 죽음을 실감하지 못해 수민이가 갈팡질팡하고, 엄마를 만나러 하늘나라로 가겠다는 등 초반의 감정선은 좋았어요.
예원과 은수의 관계가 흔들릴 때 집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수민이 결국 집에서 유리를 깨뜨리기도 합니다. 카드를 들고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도 보이고요.
시간이 지날수록 수민의 성격이 점점 밝아지는 건 이해합니다. 당찬 엄마 밑에서 자란 아이라 그럴 수 있어요. 하지만 택시에서 즐겁게 솜사탕을 먹으며 창밖을 응시하는 장면은 왜 그렇게 길게 연출한걸까요?ㅠㅠ
저는 이 장면이 유난히 길고 지루하게 느껴졌어요.
보육원에 보내질 장면을 극적으로 연출하기 위해서였을까요?😢
영화를 다 보고 나와서도 속 시원히 해결되지 않은 기분입니다. 미혼 여성이 아이를 입양하기 까다롭다는 것을 대중에게 알리고 싶었을까요?
그렇다라고 답하기엔 입양절차나 과정을 다루는 깊이가 얕고, 아니다라고 답하자니 영화에서 입양을 다루는 비중이 적지 않아서 애매합니다.
머릿속에서 정리되지 않은 질문이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영화였어요. 다른 분들은 이 영화, 무엇을 말한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추천인 7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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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영화보는 내내 겉도는 기분으로 영화를 봤더니 이들을 응원해야겠다는 걸 잊고있었어요.. 수술, 재활, 입원, 변호사 선임 등을 해도 은수가 금전적인 압박을 안 느끼는 것처럼 보여서 그랬나봐요..😅


맘에 드는 장면도 있었지만 여러모로 아쉬운 한국 독립영화라는 점 너무 공감되어요ㅠㅠ
굳이 있어야 하나 싶더라구요
윤희에게만 봐도 그런 씬 없이
충분히 애뜻하게 담아 낼수 있을거 같은데...

그러고보니 제가 [윤희에게]를 지인에게 추천받았는데 아직 안 봤어요. 그 영화는 익무에서 평이 좋았던 기억이 나요ㅎㅎ
괜히 다른영화 이야기를 꺼냈나 뵈요 ㅠㅠ

[윤희에게]나 [가장 따뜻한 색 블루] 등 동성애 소재로 유명한 영화를 아직 못봤어요ㅠㅠ 다른 영화보느라 미루고 있었어요😅
담쟁이도 영화 제목만 보고 관람해서 제가 혼란스러웠나봐요. 장문의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전체적으로 판을 너무 벌린 느낌이었고, 제목인 담쟁이가 수업중에도 나오고 거의 끝에 실제 담쟁이도 보여주는데 영화와 어떻게 연관되는지도 모호하더군요.

와... 예리한 댓글 정말 감사합니다. 그러고보니 오래된 동네 목욕탕은 동네 소식에 발빠른 곳이라는 점을 제가 잊고 있었어요. 두 사람의 모습이 벤치의 노년부부와 대비었군요... 제가 중요한 장면을 놓쳤습니다ㅠㅠ
판을 벌렸다는 말씀 공감합니다. 다양한 소재가 다뤄지지만 어느하나 깔끔하게 매듭짓지 않고 끝난 거같아요.
담쟁이... 소재가 애매하죠ㅠㅠ 저도 소재랑 스토리랑 억지로 연결했어요. (순서가 헷갈리지만)영화 말미에 담쟁이가 등장하고 은수는 재활을, 수민이는 보육원에서 각자의 삶을 이어간다고 보았어요. 앞으로 조금씩 나아가먼 언젠가 함께 사는 날이 오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적고나니 영화랑 소재랑 끼워맞춰 행복회로를 돌린 거같아요😅
벤치 노년부부는 그냥 제해석이니 자유롭게 생각하세요.^^

앗, 제가 단어를 잘못 적었습니다. 중요하다고 적은 것을 그 장면을 놓친 개인적인 아쉬움을 (혼잣말처럼)토로하는 걸로 너그럽게 보아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영화의 도입부를 곧잘 놓칩니다. 영화 시작 전에 좌석에 앉아 있어도 영화가 끝나고 나면 기억이 안 나요^^;; 봉오동 전투, 타이페이 스토리 등 도입부를 주의깊게 보지 않은 영화가 꽤 많습니다.
지난번 '파리의 인어'도 그랬지만, 영화를 보고나서 답답한 마음에 두서없이 적어 내려간 글에 익무 분들이 댓글 남겨주시면 영화를 좀더 폭넓게 바라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아요. 😀

https://indiespace.kr/4891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29808776&memberNo=23732001&vType=VERTICAL
저도 좀.. 음? 했던 부분들이 인터뷰 기사 읽고나니 수긍된 부분도 있어서요ㅎㅎ

영화에서 '물' 소재의 활용이나 수미상관 구조는 인터뷰를 읽고 알게 되었어요. 그러고보니 바다를 가거나 샤워나 목욕을 함께 하는 등 물을 연상하는 장소나 요소가 영화 곳곳에 있었던 거같아요.
이 영화, 다른 건 몰라도 배우들 목소리나 자동차 소리 등을 선명하게 잘 잡아서 참 좋았어요. 장르는 다르지만 '천문'이 떠오를 정도로요.ㅎㅎ 은수 역의 우미화 배우님 염을 하는 걸 보며 우는 장면 정말 인상깊었는데 나중에 연극 작품 활동하시면 보러가야겠어요😃 덕분에 궁금한 점들이 해소되었어요. 기분 좋은 금요일 저녁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