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7] 소소한 영화제작 뒷 이야기들 (넷플릭스)
시카고7 관련 자료 찾아보다가 옥선희 평론가님 블로그에서 보도자료 정리하신 글 보고
제가 재밌게본 이야기거리들 발췌 요약해 봅니다.
원자료는 이것보다도 훨씬 더 엄청나게 긴데, 궁금하신 분들은... 요기 가서 보시길... ㅎㅎ
https://blog.naver.com/eastok7/222107441802
[시나리오 제작]
작업은 13년전 스티븐 스필버그 집에 에런 소킨 감독이 방문했을 때 시작되었으며,
거기서 스필버그가 생각한 프로젝트를 논의하면서 염두에 둔 사람이 바로 소킨...
스필버그가 "69년 시카고에서 일어난 미친 음모에 대한 재판 영화를 만들고 싶다" 고 했을 때
소킨은 "세상에!! 69년 그 음모 재판의 영화를 아주 오랫동안 제작하고 싶었어요. 나도 끼워줘요!"
라고 대답했고, 나와서 차에 타자마자 아버지에게 전화해서 물어봤다고 합니다.
"아버지, 69년 시카고에서 뭔 말도안되는 음모를 다룬 재판이 열렸어요?"
(사실 아무것도 몰랐는데 걍 하고싶어서 아는척 하고 나온거였다는.... ㅋㅋㅋㅋ)
[시카고 7인]
애비 호프먼 (사샤 바론 코헨 배우) : 사샤 바론 코헨은 제작 소식 듣자마자 애비 호프먼 역에 관심을 표했는데...
그는 대학때 학부 졸업논문으로 60년대 민권운동에 참여한 급직전 유대인에 관한 내용을 썼다고 하네요.
흑인투표권 캠페인에 참여한 급진적 유대인학생들은 이후 다른 급진적 대의로 옮겨갔고, 그 중 한명이 애비 호프먼이라는....
톰 헤이든 (에디 레드메인 배우) : 에디는 모로코에서 휴가중에, 식중독에 걸린 상태에서 발힘줄까지 파열되어
호텔에 갇힌채, 비참하고 자신이 안쓰러운 기분에서 이 각본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의 버킷리스트에는 같이 작업하고 싶단 사람이 단 한사람, 애런소킨이었고,
대본 읽자마자 바로 에이전트에게 전화해 무슨 역할이든 끼워달라고 했다는군요.
제리 루빈 (제러미 스트롱 배우) : 제리 루빈(FBI의 유혹?에 넘어간걸로 그려졌지만 실제론 그런적 없었다는... )은
상당히 과격한 흑인 민권 운동가로 군용열차 앞에 드러누워 병력이 오클랜드로 가는 것을 막은 적 있다고 합니다.
아마... 지금 시대에 살았다면 트위터 팔로워가 천만명을 됐을 거 같은 캐릭터라는...^^;
레니 데이비스 (알렉스 샤프 배우) : 톰 헤이든의 친구인 (영화에서 내내 전사자들 명단을 적던...) 레니 데이비스는
실제로 재판 받기 전에 세명의 전쟁 포로 석방을 돕기 위해 베트남에 갔다왔었다는군요.
데이브 델린저 (존 캐럴 린치 배우) : 델린저는 실제 보이스카우트 리더이자 8학년 수학교사로
예일대 출신에 양복차림의 단정한 가장이었으며, 재판당시 53세로 시카고7인 중 가장 나이가 많았다고 합니다.
보비 실 (야히아 압둘마틴 2세 배우) : 실과 배우 압둘마틴2세는 둘다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의 동향 출신이고
실이 지역 커뮤니티에서 매우 전설적인 인물이었기에 압둘마틴 2세는 이미 어릴적부터 그를 잘 알고 있었다고 하네요.
리처드 슐츠 검사 (조셉 고든 레빗 배우) : 배우 조토끼의 부모님은 60~70년대에 피고인들처럼 평화운동가로 활동하셔서
애비 호프먼과 이피, 흑표당 등에 관해 잘알고 계셨기에... 이영화에 출연한다는 소식을 듣고
부모님은 너무 좋아서 펄쩍 뛰셨으나...... 검사를 연기하게 되었다니까 약간 실망하신 것 같더라는....ㅋㅋㅋㅋ
윌리엄 컨슬러 변호사 (마크 라일런스 배우) : 아카데미 수상배우인 라일런스는 애런 소킨이 항상 존경했던 배우이며,
에디 레드메인도 법정에서 그가 속사포처럼 떠들며 싸우는 모습 관찰하는 걸 정말 즐거워했다고 합니다.
(참고로 이분은 연극에 대한 기여로 2017년에 윌리엄 왕자한테 기사작위 받으신 분;;ㄷㄷ)
줄리어스 호프먼 판사 (프랭크 란젤라 배우) : 실제 인물의 신체적 특징과 매우 다른 의외의 캐스팅이었다는...
란젤라는 농담처럼 "호프먼 판사가 168cm의 유대인이니까 190cm의 이탈리아인이 맡는게 완전 딱이지!" 라고 얘기했다고 합니다.
란젤라는 출연진 중에서 거의 유일하게 그 시대를 살아봤었기에, 그 시절의 두려움과 유머를 잘 포착할 수 있었다는군요.
본래 피고인들 사이의 거리감을 확실하게 보여주려고, 촬영내내 다른 출연진들과 거리를 두기로 했지만...
첫날 촬영 끝나자마자 소킨한테... "그냥 다른 출연진 만나면 안될까? 저기서 다들 아주 즐겁게 지내는 거 같은데...ㅜㅜ"
라고 얘기한 뒤 걍 거리유지 포기하고, 촬영장에서 같이 어울려 놀았다고....ㅋㅋㅋㅋㅋ
[저항운동의 재창조]
68년 이 사건이 일어난 실제 장소들에서 야외촬영을 2주간 진행했으며
그 덕에 에너지가 느껴지고, 지형에 따라 상황이 어떻게 그런식으로 흘러갔는지 이해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실제 현장 영상을 삽입하는 건 계획에 없었다가 애런소킨이 갑자기 결정한 건데...
대부분 흑백영상이었고, 컬러영상도 있었지만 컬러는 편집과정에서 흑백으로 바꿨으며
너무 주의를 끌지않고 붓질하듯이 슬쩍슬쩍 끼워넣는 식으로 작업했다고 합니다.
경찰관을 연기한 150명의 보조 출연자들과 주방위군을 연기한 100명의 엑스트라를 찾기 위해 수차례 오디션을 봤는데
대부분 시카고 경찰출신이 시카고 경찰역을 맡고, 일리노이 주방위군이 일리노이 주방위군 역을 맡았다는군요;;;ㄷㄷㄷ
게다가 이들은 이미 그 역사를 아주 잘 알고 있어서, 굳이 이 사건에 대해 설명해줄 필요가 없었으며...
방독면은 한국전쟁과 베트남 전쟁당시 사용하고 남은 군용 방독면이라네요.
[재판의 재창조]
실내장면은 뉴저지 패터슨에 있는 빈 교회 신도석을 개조해 만들었으며...
실제 69년도 법정은 볼품없었으나, 일부러 크고 웅장하게 만들어
정부의 무게가 사람들을 짓누르는 느낌을 주고자 했다고 합니다.
프로덕션 디자인팀(셰인 발렌티노)은 존경할만한 판사들의 초상화 액자를 법정에 빙 둘러서...
이 가운데 일어나는 반란을 내려다보는 느낌으로 연출했다는군요.
눈여겨볼 세점의 그림은 가운데 자유의 여신 그림과 양옆의 그리스 신화와 성경 이야기로...
왼쪽 <갈림길의 헤라클레스>는 선과 악을 상징하는 두 여성이 그려져 있으며,
오른쪽에는 아들 이삭을 희생하려는 아브라함의 그림을 걸었는데, 이삭은 피고인들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의상디자인팀(수전 라이얼)은 주연배우들 의상만 382벌 제작했는데 (이건 경찰과 엑스트라 의상 제외한 숫자)
제일 많은 날에는 400벌까지도 제작했다고 합니다.
사샤 바론 코헨은 애비 호프먼이 실제로 입었던 옷을 다시 만들어달라고 요청 했었고,
에디 레드메인과 알렉스 샤프가 연기하는 학생회 캐릭터는 더 성실한 느낌이 나길 원해서,
반팔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매게 하고... 몰몬교도들 이라고 불렀다는군요. ㅋ
(본래 톰 헤이든이 그닥 단정하지 못한 느낌이었다고...)
리처드 슐츠 검사를 연기한 조토끼의 정장들은 아주 귀한 옷으로...
무려 실제로 뉴욕주 법무장관을 지낸 로버트 에이브럼스의 옷들이라고 합니다!!!
모든 정장이 브룩스 브라더스(200년된 클래식 브랜드)이며, 안쪽에 사람 이름이 새겨져있고
몇벌은 재판시기인 1968년 옷이라고;;;ㄷㄷㄷ
[OST와 음악]
골든글로브상 후보였던 작곡가 대니얼 팸버튼은 애런 소킨과 <몰리스게임>에서 함께 작업했었고...
2020년 1월 애런 소킨이 호텔바에서 "영화에 4개의 중심곡이 필요해. 오프닝, 두건의 폭력사태, 그리고 엔딩곡,
관객이 빠져나오게 한 뒤 괜찮아! 세상을 바꿀 수 있어!라고 할 그런 곡을 말이지" 라고 설명했다고 합니다.
1.오프닝 : 낙관적인 업비트를 통해 미국을 봄, 한참 잘못 돌아가고 있는 화면속 미국을 묘사하는데...
분위기 띄우는 슉슉 소리 들리고, 음악은 모든게 잘될 거라고 말하는 듯한...
2.첫번째 폭력사태 : 약간 그시대 벗어난 것이면서, 그장면과 어울리는 록 분위기
느리게 시작돼서 참는 듯 하다 마침내 시위대가 도망갈 때 음악적으로도 폭발!
드럼 터지고, 기타 난리나고, 음과 멜로디 날아다녀서 열정과 감정을 느끼게끔...
3.두번째 폭력사태 : 애비 호프먼의 법정 씬에서 이전에 들은 곡들의 요소들이 집어넣어졌다가...
다른 배경이야기에서 정점에 달하는 느낌이 들면서... 마지막 폭력사태 장면에서 터지듯이 결과로 나타나는...
4.마지막 노래 : 히어 마이 보이스(Hear My Voice)는 음악제작 시작하면서 제일먼저 떠올렸다고...
영국가수 셀레스트가 불렀으며, 영화를 보고난 뒤 사람들이 좋은 기분을 느끼면 좋겠다며
헤이든이 이름을 낭독할 때, 인간 정신의 승리처럼 들리는 음악을 만들어달라고 했던 애런 소킨의 바램이 담겼다는...
"모두들 키가 15cm는 커진 것처럼 당당해진 느낌을 받았으면" 했다고...
그 외에 배우들과 제작진들의 커리어와 근황들도 자세하게 소개되어 있는데...
그 중에 신기했던 거 하나는... 프레드 햄프턴 역(총맞아 죽은 블랙팬서)을 맡은
캘빈 해리슨 주니어가 태권도 검은띠 유단자라고 합니다.ㅎㅎㅎ
더 자세하고 많은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요기 옥선희평론가님 블로그로...
(참고로 엄청 길어요;;; 이글의 20배 정도 분량...ㅎㄷㄷ)
https://blog.naver.com/eastok7/222107441802
Nashira
추천인 15
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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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 역시 뒷이야기들은 알면 알수록 재미나지요...
연기력 충만한 배우들로 어벤져스를 꾸리면... 파도파도 계속 나오는거 같아요...ㅎㅎㅎ
워낙 쟁쟁한 배우들이 모이니 얘기거리가 많네요 ^^
촬영 내내 서로의 연기들 감상하고, 대사 끝날때 마다 다같이 박수치고 그랬다고 해요....ㅎㅎㅎ
저도 요 세 에피소드가 제일 귀여웠어요....ㅎㅎㅎㅎ
조토끼 부모님이 섭섭한 것도 왠지 이해가 되는.... 울 아들이 빌런이라니!!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