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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uasion (2007) 제인 오스틴 영화화 중 유일하게 내가 감동받았다

BillEvans
801 0 0

 

 

 

메밀꽃 필 무렵을 생각해 보자. 어느 대가가 아주 훌륭한 완성도로 하지만 토속적이거나 서정적인 것은 좀 줄이고 

메밀꽃 필 무렵을 영화화하였다. 그리고, 훌륭한 프로페셔널이 작은 예산으로 덜 유명한 배우들을 가지고 

영화를 만들었는데, 그 대신 토속적인 아름다움과 서정성을 엄청나게 불어넣어 친밀한 영화를 만들었다. 어느것이 더 좋은 제인 오스틴 영화일까?

정답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말할 수 있다. 2007년 작 persuasion 은 바로 후자에 속하는 영화다. 제인 오스틴의 모든 것이 

확 와닿는 영화다. 이 영화를 보면, 그동안 제인 오스틴 영화들은

거장들이 외국인들이 자기 나름대로의 제인 오스틴 영화들을 만들어왔음을 알게 된다. 

왜 제인 오스틴 영화 속 여주인공들이 늘 결혼을 이야기하는지 잘 알게 된다. 사회 시스템이 그들을 그렇게 만든다. 

하지만 훌륭한 결혼을 하기 위해 노심초사하는 여주인공들이 직면해야 하는 문제들은 참 많다. 이 영화에서 그것은 

선택의 진실성과 그 선택을 할 때 필요한 용기에 대한 것이다.  

 

샐리 호킨스는 노처녀다. 결혼 못하고 부모 집에 산다. 귀족 가문 딸이지만 유산은 한푼도 물려받지 못한다. 아들한테 다 가기 때문이다.

엄청난 부잣집에 태어났어도 결국 무일푼이 되어야 할 운명이다. 귀족 가문에서 태어나 귀염받는 딸로 사는데도 무일푼에 초라해진다. 

여자는 또 직업을 갖지 못한다. 결국 하녀 비스무리한 것으로 친척집에 천덕꾸러기마냥 떠도는 팔자다. 

이거 샐리 호킨스의 처지를 너무나 생생하게 그려내서, 마치 메밀꽃 필 무렵 토속성을 잘 살린 것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위축되고 서럽고 한 

처지다. 영화는 대놓고 샐리 호킨스의 서러운 처지를 한껏 보여준다. 

 

 

 

 

 

거기에다가 그의 집안도 가세가 기울었다. 영화 대부분은, 샐리 호킨스가 친척집을 전전하면서 겪는 서러움이다. 

친척들은 아주 친절하게 대해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샐리 호킨스가 초라하고 서럽지 않은 것은 아니다. 결국 그 친척들에게는 이방인이자 

빌붙어사는 처지가 아닌가?

가령 이런 에피소드같은 것은 참 슬프다. 

친척들이랑 야외로 피크닉을 가는데, 외나무 다리를 건너게 되었다. 다른 친척들은 남편이 손을 붙잡고 아내가 다리를 건너는데 부축해준다.

샐리 호킨스만 손을 붙잡아 줄 사람이 없다. 혼자 위태롭게 건너다가 물에 빠진다. 그녀는 왈칵 눈물이 나온다.

자기가 귀속될 가정이 없다는 것. 자기에게 남편이 없다는 것. 사회에서 철저히 외면당한다는 것. 결국 결혼을 하지 못한 여자는 

이렇게 된다. 이래서 그렇게 결혼, 결혼하는구나.

 

 

 

 

그런데 샐리 호킨스에게 처음부터 남자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프레데릭이라는 장교가 있었다. 

하지만 평민이면서 가난한 그를 가족들은 탐탁치 않게 여긴다. 사실 평민 주제에 너무 당당하고 잘난 그를 질투하는 것도 있었다.

하지만 선택을 결국 내리는 것은 샐리 아닌가? 가족들 말에 줏대없이 흔들려 프레데릭을 차버린다. 

이제 프레데릭이 전쟁터에서 부자가 되어 돌아온다. 

지금 초라한 자기 처지와 다르게 엄청난 부자가 된 그에게 젊고 아름다운 아가씨들이 들이댄다. 

샐리는 프레데릭을 피하여 도망나니지만, 어찌된 일인지 프레데릭과 자꾸 부딪친다. 프레데릭은 복수심에선지 

자꾸 샐리를 무시하는 행동을 하며 괴롭힌다. 

여성들이 겪어야했던 영국사회를 너무나 적나라하게 묘사해놓아서 

그동안 제인 오스틴 영화들이 한꺼번에 확 이해된다. 토속성과 서정성을 한껏 살린 메밀꽃 필 무렵을 보는 것 같다. 

 

샐리는 자기에게 청혼해 온 프레데릭을 놓고 다시 한번 선택의 문제에 직면한다. 그 선택에는 진실성과 용기가 필요하다. 

샐리는 이번에는 흔들리지 않고 프레데릭을 선택한다. 

 

영화 마지막, 프레데릭은 자기가 산 대저택을 샐리에게 보여준다. 샐리는 비로소 자기가 살아갈 집과 가정을 얻는다. 그녀는 환희에 찬다. 

 

인물의 심리에 대한 묘사가 엄청나다. 샐리의 서러운 처지에 대한 묘사는, 감정을 긴 바늘로 쿡 쿡 찌르는 것처럼 아프다.

샐리가 겪는 초라한 처지에 대한 묘사도, 그것을 정말 잘 아는 사람이 아니라면 이렇게 자연스럽게 묘사하기 어렵다. 

그안에 "선택할 수 있는 용기"라는 윤리적인 주제가 잘 드러난다. 

샐리 호킨스가 이 영화에서 보여준 연기는, 그동안 제인 오스틴 영화 여배우들 중 가장 훌륭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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