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게 보던 넷플릭스 드라마가 갑자기 끝나는 이유
와이어드 웹사이트 영국판에, 넷플릭스가 드라마를 중간에 종결시켜버리는 이유에 대해 분석한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https://www.wired.co.uk/article/netflix-originals-cancelled-oa-altered-carbon-sense8
와이어드 일본어판에 번역된 내용이 있어서 우리말로 중역해봤어요.^^;
개인적으로 <얼터드 카본> 재밌게 보고 있었는데 쫑내버려서..T_T
암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맘에 드는 드라마가 계속 만들어지기 위해 필요한 조건들을 알려주네요.
지금은 상상조차 하기 힘들지만 2005년 미국판 <오피스>가 방영 시작했을 때 이 드라마는 비평가들은 물론 시청자들한테서도 혹평 받았다. 영국 오리지널판의 단순한 모방이며 독창성이 없고, 재미도 없다는 반응이었다. 그럼에도 NBC는 참을성 있게 속편을 제작했고 시즌 2부터 빛나는 성공을 거두었다. 미국판 <오피스>는 최종적으로 시즌 9까지 이어졌다.
그런데 스트리밍 서비스가 전성기인 현재, 대부분의 방송은 그 정도로 대접받지 못하고, 재밌다는 걸 증명할 만큼의 시간적 여유도 얻지 못한다. 미디어 관련 시장 조사 업체 Ampere Analysis의 데이터에 따르면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는 평균적으로 시즌 2에서 마무리된다고 한다.
이러한 ‘시즌 2 종결’ 작품들 중에 <센스 8> <The OA> <루크 케이지> 등이 포함돼 있다. 그리고 지난 8월에는 <얼터드 카본>도 거기에 포함됐다. 종결 소식이 발표되자마자 역시나 팬들이 시리즈를 유지시켜달라는 탄원 캠페인이 시작됐을 정도다.
<센스 8>은 시리즈 종결에 대한 항의가 너무나도 거세서, 2시간짜리 특별 최종 에피소드가 제작되었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예외의 사례이며 시청자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The OA>의 시리즈 유지 캠페인의 말로를 봐도 알 수 있듯이, 종결이 발표되면 그것으로 끝이다.
모든 건 데이터가 지배한다
좋아하는 작품이 끝나버리는 건 팬에게 있어선 안타까운 일이지만, 시리즈 유지/종결 여부의 판단은 데이터에 기초하여 내려진다. 넷플릭스는 다른 TV 방송국들처럼 각 방송의 시청률을 발표하지는 않지만, 시청자 수와 제작비를 비교 검토하여 다음 시즌을 제작할지 여부를 결정한다고 한다.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프로그램 담당 부사장이었던 신디 홀랜드는 2018년 TV 비평가 협회의 언론 간담회에서 “가장 중시하는 것은 제작비를 정당화할 수 있을 만큼의 시청률을 얻을 수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라고 발언했다. 즉 <얼터드 카본>과 <The OA>는 열광적인 팬들이 있지만, 시청자 수는 전체적으로 그만큼 많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The OA>
스트리밍 서비스에 특화된 시장조사 회사 Enders Analysis의 톰 해링턴은 넷플릭스의 입장에서는 계약자들의 대다수가 봐주는 작품이 이상적이라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기묘한 이야기>는 기존의 계약자들이 즐겨볼 뿐만 아니라, 신규 가입자 증가에도 기여했다. 때문에 시즌이 계속 제작되는 것이다.
한편 영국 상원의 통신 디지털 특별위원회에 제출된 문서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시리즈의 유지 판단에 있어서 다양한 지표들을 채용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왓쳐(watcher)라 불리는, 드라마 1화만을 본 시청자와 ’컴플리터(Completer)’라 불리는, 시즌을 끝까지 다 본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스트리밍 개시부터 7일 동안과 28일 동안의 데이터를 참고한다고 한다. 작품을 시청한 전체 유료 회원 수도 중요시한다.
또한 뉴욕매거진이 운영하는 엔터테인먼트 전문 사이트 Vulture에 게재된 기사에선, 시리즈 유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지표 중 하나로, 스트리밍 개시 후 28일 사이에 시즌 전체를 시청한 계약자의 전체 인원수가 꼽히고 있다. 마음에 드는 드라마의 운명을 좌우하는 것은 이러한 데이터인 것이다.
제작회사가 ‘이득을 보는’ 보수 체계
넷플릭스에는 풍부한 예산이 있다. 기존의 TV 방송국이 시리즈물을 제작할 경우, 보통은 ‘파일럿판’이라는 명칭의 테스트용 1화만을 찍지만, 스트리밍 서비스에서는 시즌 전체를 만들어버린다. 넷플릭스는 코스트 플러스(cost-plus)라 불리는 가격 설정 모델을 채택하고 있는데, 시리즈 전체의 제작비 + 30%를 더 얹은 금액을 제작회사에 지불한다.
이에 반해, TV 방송국은 제작비의 일부만을 지불하고, 나머지는 제작회사가 부담한다. 방송이 유명해져서 스트리밍 서비스나, 외국의 방송국에서도 방송되게 되면 그때 제작회사가 추가 수입을 얻는 구조인 것이다.
한편 넷플릭스는 인기 작품이 다음 시즌도 자신들의 플랫폼에서 스트리밍될 수 있도록, 시리즈가 계속 만들어지면 제작회사가 그만큼 돈을 더 벌게 되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시즌이 추가될 때마다 제작비에 플러스로 얹어주는 금액을 증가시켜주는 것이다.
Enders Analysis의 톰 해링턴은 “지불할 금액이 늘어나기 때문에, 제작회사에 다음 시즌을 만들라고 의뢰하면 그만큼 비용이 증가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시즌 2에서 종결되는 드라마가 늘어나는 건 그 이유 때문이죠.”
시즌 4가 나올 예정인 <기묘한 이야기>
계약자 수를 계속 늘리기 위해
넷플릭스 입장에선 시청률을 얻지 못하는 작품에 고액의 예산을 쏟아 붓는 것보다 새로운 드라마를 만드는 편이 합리적인 선택이 된다. 시장 조사 업체 Omdia의 팀 웨스트코트는 컨텐츠에 대한 투자라는 의미에서 넷플릭스는 아직 확대 과정에 있다고 지적했다.
넷플릭스가 최종적으로 목표로 하는 것은 계약자 수를 늘리기 위해 매력적인 새 콘텐츠 수를 늘리는 것이라고 웨스트코트는 설명했다. “미국 내 스트리밍 서비스 계약자 수는 증가세가 정체된 경향이 있어서 경쟁이 치열해졌습니다. 한편 넷플릭스는 전 세계적으로 수십만 명 단위로 신규 계약자를 늘리고 있어서, 이것을 유지하기 위해 엔진에 계속 연료를 주입하는 단계입니다.”
엔터테인먼트 관련 뉴스 사이트 ‘데드라인’에 따르면 시즌 2 혹은 시즌 3까지도 인기가 없으면 넷플릭스는 그 드라마의 시청자가 더 이상 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한다.
궁극적으로는 스트리밍 개시 후 28일 동안이 중요하다. 그 사이에 다음 시즌의 제작비를 정당화할 수 있을 만큼의 충분한 시청자 수가 모여야만 한다. 해링턴의 말을 빌리자면 “시즌 2까지 싹수가 보이지 않는데, 과연 더 키워줄 필요가 있을까요?”가 되는 것이다.
gol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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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면 킹덤이랑 인간수업도 후속시즌이 쉽지않겠네요 둘다 내수용이여서 단순히 한국에서의 인기만으로 그정도 제작비를 감당할지..
한국 드라마는 가성비가 탁월하고 아시아권에서 인기라 만들어질 수도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