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빗 홀

헤드윅,숏버스.존 카메론 미첼 감독의 영화는 돌이켜 생각해보면 위로와 치유에 관한 영화였다.
특히,숏버스는 겉으로 보이는 성의 문제에만 집착한 심의위원들이 제한상영가  판정을 때리긴 했지만.
그러면서도 두 영화는 무척이나 선동적이었다.그런 기억을 안은 관객에게 래빗 홀은 무척이나 얌전한
영화다.같은 감독맞나 싶을 정도로..내용은 간단하다.하위,베카부부는 8개월전에 어린 아들을
교툥사고로 잃었다.8개월이 지난 지금 남편인 하위는 아들의 추억을 안고 새출발을 하고
싶어하지만 아내인 베카는 아들의 흔적을 하나씩 지우면서도 결코 거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주위사람들에게 가시를 세우면서 말이다.새끼를 잃은 어미의 심정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다.
이런 소재의 영화가 드문것도 아니고.다만 감독은 담담하게 위로를 던질 뿐이다.
아픔은 결코 사라지지 않지만 시간문제일 뿐 덜해질수는 있다고.. 
날것 그대로의 감정을 기대한 관객들에겐 왠지 성이 안가는 연출태도인데,뭐 이것도 나쁘진 않다.
원작이 연극이라서인지 그 영향도 있는 것 같고..

이 부부의 품위있는 태도는 사고를 낸 가해자에 대한 태도를 보면서도 알 수 있다.
갑자기 튀어나온 애를 피하지 못한건 가해자에게도 재난이었을 테지만 사람 마음이란게 어떻게든
원망할 대상을 찿기 마련아닌가.그러나 베카에겐 가해자도 다른 어머니의 아들이엇다.
영화볼땐 이해가 잘 안갔는데,생각해보니 베카가 가시를 세운건 어머니들이었다.
아이들이 아니었다.하위도 마찬가지.사고의 원인을 찿아보면 개다.보통 사람들같으면 보기 싫다고
치워버렸을테지만 하위에게 개는 그래도 아들과의 추억이 담긴 존재다.이 부부의 아픔이란건 드러나지
않아서 더 사무치는 것 같다.결말을 보면 해피엔딩이지만 마냥 그렇지만도 않은게
세상이 무너져도 살아남은 사람들은 어떻게든 살아가야 한다는 것일까.
이 세상 어디엔 아픔이 없는 또다른 평행세계가 있길 기대하면서..그게 바로 래빗 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