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후회무기'에 카메오 출연한 지아장커 감독에게 조폭 연기 제의 쇄도.
'타임' 의 ‘2010년 세계의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에 선정된 바 있는 중국의 신세대 작가이자 카레이서인 한한(韓寒)의 감독 데뷔작
‘후회무기’(The Continent)가 표절 공격을 받고 있어 방문자가 4억 5천만 명에 달하는 중국 최고의 파워블로거인 그에 대해 온라인에서
파장이 일고 있는 모양입니다.
'후회무기'는 중국 동부지역 출신인 두 젊은이를 그린 로드 무비로,
개봉 첫날 중국 예술 영화 사상 매출 신기록(9580만 위안)을 수립하면서 상영 2일 만에 제작비를 회수하고,
상영 25일 만에 천억 원 이상의 총매출을 올리면서, 올해 최고의 중국 영화 대열에 들어섰다고 합니다.
문제는 ‘후회무기’가 박스 오피스에서 천억의 매출을 올린 후,
베이징의 칭화대학 샤오 잉 교수가 “한한의 교묘한 사기에 대한 폭로는 문학계 최대의 스캔들이 될 것이다.”라며
중국의 기관지인 청년보(China Youth Daily)에 글을 기고하면서 불거졌다고 하는데,,,
샤오 교수는 한한이 썼다는 각본에 대필 작가가 동원되었고, 한한이 ‘후회무기’에 도용했다며
“델마와 루이스” “이지 라이더”(Easy Rider, 1969년 데니스 호퍼 연출) "실연 33일(失戀 33天; Love is Not Blind, 2011, 등화도 연출)과 같은
할리우드와 중국 영화들의 목록을 열거했다합니다. 그러면서 그는 한한을 “저속한 오락물의 매체적 과대 선전을 가속화하면서 중국 문화를
더럽혔고 반드시 씻어내야 할 '반-지성주의'라는 브랜드를 팔아먹고 있다" 고 비난했다더군요.
다른 평론가들은 그 영화가 지아장커 감독의 “세계”(The World, 2004) “삼협호인”(Still Life, 2006) “임소요”(Unknown Pleasures, 2002)
“천주정”(A Touch of Sin, 2013) 들로부터 유래된 줄거리 구조와 인용(references)의 형태로 자아 장커의 작품을 너무 심하게 차용하고 있다고
시사했고, 이후 청년보는 샤오 교수의 비난을 근거가 없고 명예 훼손의 가능성도 있다는 논조의 또 다른 글을 게재했다합니다.
'저속한 오락물의 매체적 과대선전' 이나 '반-지성주의' 라는 중국 공산당의 정치적으로 낯익은 수사도 그렇고,,,,
천억의 매출을 올린 이후라는 시점도 그렇고,
그 영화의 대중에 대한 파급효과를 두려워한 공산당정부의 기관지를 이용한 정치적인 의도가 표절 시비의 본질이 아날까하는 생각이 드는데,
시진핑 주석이 최근 중국의 미디어 환경을 대대적으로 개편하기위해 복수의 새로운 기업들을 설립해 미디어 단지 조성을 주창하는
움직임과도 무관해보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재미있는 건 공식적인 표절 비난과 평론가들로부터 지아장커를 심하게 차용하고 있다며 창의성에 대한 의혹을 받고 있는 ‘후회무기’에
지아장커가 카메오로 출연하고 있다는 점인데,
이는 지아장커의 ‘후회무기’에 대한 적극적인 후원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지아장커 감독은 정치적인 이유로 상영 금지된 것으로 주지되고 있는 영화 ‘천주정’을 비롯한 자신의 작품들을 많이 닮은 영화를 후원하면서
‘천주정’의 한을 푸는 것일까요? 샤오 잉 교수가 주장한 그 대필작가의 존재가 사실이라면 그는 지아장커일 가능성도 꽤 높아 보입니다.
그렇다면 한한이 지아장커와의 암묵적인 합의하에 그의 영화를 차용해 오히려 지아장커를 지지 후훤하는 셈이 되는 것도 같고.
근거가 엄밀하지 못한 추론이지만, 생각해볼수록 흥미롭군요.
엉뚱(?)하게도 ‘후회무기’ 카메오 출연 이후로 지아장커에게 조폭 연기 제의가 쇄도하고 있다고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