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교황> 보고 혹시나 궁금해할(?) 분들을 위한 TMI (넷플릭스)
아무도 궁금하지 않으시면 죄송합니다^^;;;; 제가 날라리 신자이긴 하지만 나름 어릴 때부터 가톨릭 집안에서 자라서 이쪽 지식이 좀 있거든요ㅋㅋ
ps) 제 글을 무단으로 퍼간 사람이 있더라고요ㅠㅠ 익무 글이라고 출처만 밝히면 퍼가도 좋습니다~~ 좋은 영화 보고 넘 좋아서 쓴 글이니까요. 출처만 밝혀주세요!!!
콘클라베(Conclave)
"자물쇠가 채워진 방"이란 뜻으로, 교황을 선출할 추기경단이 선거장에 들어가면 외부와 완전히 단절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영화에서도 묵직한 열쇠로 방을 잠그는 장면이 나오죠. 예전에는 시스티나 성당에서 숙식도 해결하면서 완전 갇혀 있었지만, 요한 바오로 2세부터 규칙을 변경하여 바티칸 숙소에서 머물고 뜰도 산책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외부와의 연락은 엄격히 금지돼 있습니다. 그리고 영화에도 나오다시피 교황 선출에 실패하면 검은 연기를 내뿜고, 성공하면 흰 연기를 내뿜습니다. 신임 교황은 (영화에도 소개된) '눈물의 방'에서 교황의 옷으로 갈아입고요. 원로 추기경이 발코니에서 "하베무스 파팜(Habemus Papam)"이라 발표합니다(영화에서 베네딕토 16세랑 프란치스코 교황 선출 때 2번에 걸쳐 나왔죠). 난니 모레티 감독의 영화 <우리에겐 교황이 있다>의 원제이기도 한데 라틴어를 직역한 표현입니다. "우리에겐 교황이 있다 = 새 교황이 선출되셨습니다" 정도로 번역하면 되겠죠.
요한 바오로 2세
본명은 '카롤 요제프 보이티와'로 폴란드 출신 교황입니다. 최초의 슬라브계 동구권 출신 교황이죠. 이전까진 이탈리아 출신들이 거의 교황직을 독점해왔고, 이탈리아인이 아니더라도 대부분 유럽 출신 교황이었기 때문에 엄청난 이변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그리고 20세기 교황들 중 최연소로 즉위하여 27년이나 재위했기 때문에 전 어릴 때 교황님이 안 바뀌는 줄 알았습니다ㅋㅋ (가톨릭 미사에서 교황과 우리나라 추기경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이 있는데 항상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우리 주교 스테파노(김수환 추기경)"로 시작했거든요. 그러다 갑자기 두 분 다 바뀌었죠ㅠㅠ) 영화 초반 장례식 장면에서도 잠깐 나왔듯이 대외적, 정치적으론 진보적 성향이지만(특히 동구권 공산주의 붕괴에 많은 기여를 했다고 평가) 종교적, 교리적으론 보수적이라고 평가됩니다. 활동적인 성격이라 수많은 나라들을 방문했고(방문한 나라의 땅에 입을 맞추는 의식으로 유명) 외모도 잘생기셔서 인기가 많으셨죠^^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성인으로 시성돼서 '성인 교황'이라 불립니다.
베네딕토 16세
본명은 요제프 라칭거로 독일 출신입니다. 이탈리아 출신이 절대 다수인 교황들 중에서 굉장히 오랜만에 선출된 독일인 교황이죠. 요한 바오로 2세 때부터 박식한 신학자로 유명했으며, 영화에도 나왔다시피 클래식 음악을 즐겨 연주하는 수준급의 피아니스트이기도 합니다(비틀즈 얘기 나올 때 진짜 빵 터졌어요ㅋㅋㅋ) 예전부터 강력한 차기 교황으로 거론되었고 결국 2005년 베네딕토 16세가 되었지만, 재임 내내 바티칸 은행의 비리와 사제들의 성추문에 시달렸죠. 결국 2013년, 생전에 사임한 역사상 2번째 교황이 됩니다. 가톨릭의 역사와 지금까지 선출된 엄청난 수의 교황들을 생각한다면 대단한 사건이에요. 하필 유명하고 인기도 많은 요한 바오로 2세 다음에 교황이 되신데다^^;;; 보수적인 성향에 여러 교회 문제들까지 겹쳐서 많은 비난을 받았지만, 자신의 역량과 교회의 앞날을 생각해 물러날 때를 스스로 결정했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대단하신 분이라고 생각합니다(정치인들은 절대 못하는 일이죠).
프란치스코 교황
본명은 Jorge Mario Bergoglio로 아르헨티나 출신이며, 최초의 라틴 아메리카 출신 교황이자 예수회 출신 교황입니다(그래서 2014년 방한 때 예수회가 운영하는 서강대를 방문했다는). 아르헨티나는 스페인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스페인식으로 '베르고글리오'로 읽기도 하고, 이탈리아계이기 때문에 이탈리아식으로 '베르골료'로 읽기도 합니다. 영화에서 베네딕토 16세를 찾아간 교황 별장에서 이탈리아인 정원사랑 요리에 들어가는 '오레가노'에 대해 얘기하거나 피자를 좋아하는 것도 이런 배경을 바탕으로 합니다(이탈리어어도 능숙함). 베네딕토 16세가 선출된 콘클라베에서 두 번째로 많은 표를 얻었다는 사실은 본인이 교황으로 선출된 후에 알려졌죠. 영화에선 마지막 즈음 우리나라 방문도 아주 잠깐 스쳐 지나갑니다(넘 빨리 지나가서 놓친 분들이 더 많을 듯^^;;;)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해서 더 많이 알고 싶으시면 빔 벤더스 감독의 다큐 <프란치스코 교황 : 맨 오브 히스 워드> 추천합니다. 이번에 <두 교황>과 함께 보니 더 좋더라고요^^
교황명에 대해
가톨릭에서 세례를 받은 후 세례명을 짓는 것처럼(제 세례명은 안나입니다 겨울왕국 퍽) 교황으로 선출된 직후 바로 자신의 이름을 버리고 교황명을 새로 만드는데, 평소에 존경하던 성인이나 전임 교황의 이름을 따릅니다. 그래서 교황명을 무엇으로 정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교황이 앞으로 어떤 행보를 걸을지 미리 점칠 수 있죠. 요한 바오로 2세는 '요한'과 '바오로'란 이름을 합친 것으로, 전임 교황 요한 바오로 1세가 처음으로 사용한 뒤 두 번째로 사용한 것이라 '2세'입니다. 마찬가지로 베네딕토 16세는 16번째로 '베네딕토'란 이름을 사용한 것으로, 베네딕토는 그만큼 유명한 성인입니다(베네딕토 수도회 창설자).
반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프란치스코'란 이름을 최초로 사용했기 때문에 그냥 이름만 부릅니다. 후에 다른 교황이 프란치스코란 이름을 택해 프란치스코 2세가 되면 그때야 프란치스코 1세로 불리게 될 겁니다. 프란치스코 성인은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로 널리 알려졌는데, 프란치스코 수도회의 창설자이며 이탈리아의 수호 성인이기도 합니다. 모든 소유재산을 버리고 평생 '가난한 삶'을 살겠다고 서약한 것으로도 유명하죠. 그래서 교황명을 프란치스코로 택한 것은 그만큼 빈곤문제에 관심을 갖겠다는 새 교황의 의지입니다(추기경 시절부터 빈민가 사목을 중요시했죠). 영화에도 잠깐 나오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출된 직후 옆에서 한 추기경이 "가난한 사람들을 생각하세요"라고 말하는데, 이때 프란치스코를 교황명으로 택하겠다고 결심했다네요. 재밌게도 너무 유명한 성인은 교황명으로 택해지지 않았는데요. 예수님의 수제자 베드로는 최초의 교황이라 그분에 대한 존경심으로 교황명 선택을 관례적으로 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성모 마리아의 남편인 성 요셉도 아직까지 교황명으로 선택되지 않았습니다. 프란치스코도 약간 그랬는데 이번에 깨진 것이죠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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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 맨 오브 히스 워드보고 프란치스코를 여태 교황명으로 하신 분이 없었단게 의외였어요.프란치스코 교황이 첨이었죠.

생각해보면 저도 날라리 인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예전에 바티칸에서 보낸 학생 가르친적도 있는데도 불구하고 날라리 입니다 ㅋ
요한 바오로 2세 지금은 성인이 되신 교황님.. 축성 물건 가지고 있어요
근데 왜 가지고 있는지 기억이 안납니다 누가 줬는지도 모르고요
서강대는... 2014년에는 없었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15년부터 들어가서...
이 글 쭈욱 읽으면서 잠시 과거 회상해봤어요 ^^
제가 날라리 라서 신께서 부르심을 안주나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세속을 좋아하면 성직자 안하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부르심 없음

독일인 교황 시절 일 이군뇨 ㅋ
저는 눈치 안보는 날라리 라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워낙 조직이 세분화 + 다양함.. 전 세계적 이자나요... ㅎ

제가 성균관대 서강대 둘다 졸업했어요 ㅋ
ㅋ
ㅋ
오 그러시군요~~ 전 서강대 옆 학교 나왔습니다ㅋㅋㅋㅋ

제가 개인적으로 이화여대와 인연이 없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 워낙 스쳐지나간 사람들이 많아야말이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별의 별 사람들이 스쳐지나갔습니다 ^^ 농담 아님니돠


축구에 대한 이야기는 없군요...ㅋㅋㅋ
담주 재관람하며 상기시키면 새로울 듯 싶네요~ ^^

하고 가야겠어요
정보 고맙습니다!
두 교황 보기 전에 읽어도 좋고 보신 후에 읽어도 좋습니다ㅎㅎ 아무튼 꼭 보세요ㅋㅋㅋㅋ

두교황을 보고 읽으니 더 흥미롭네요. 개인적으로 두교황보다 프란치스코교황:맨오브히스워드를 더 재미있게 봤습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교황들의 인간적인 취미들도 나와서 빵 터졌어요.
그만큼 아는게 많을수록 재미있는 영화죠.
저도 어릴때 세레를 받아 제 세레명은 루시아입니다ㅋㅋㅋ 근데 지금은 날라리 신자입니다;;;ㅠㅠ 자세히 써주셔서 감사해요:)

배네딕토 교황이 매일 혼밥인데 환타를 페트병으로 마셔서 빵 터져요.
환타는 독일 발명품인데 나중에 코카콜라가 사가죠. 전쟁 때 콜라를 사올 수 없으니 독일이 대체품으로 개발했대요.
환타를 늘 마시는 건 독일인 배네딕토 교황의 성격을 나타내요. 자기 걸 고수하는 사람. 2차대전 때 군인이기도 했고요.
나중에 베르골료 추기경이 모든 걸 받아들이기로 하고, 두 교황이 함께 피자와 환타를 나눠 먹어요.



'우리에겐 교황이 있다'를 통해 콘클라베를 알았는데 이제는 '두 교황'을 통해서 더 많은 영역을 알아갈 수 있게 됐네요!
전 무교이지만 크리스천이 세계 문화 전반에 뻗어있는 영역들을 생각하면 성경을 정독해보는게 목표이고
집 5분거리에 엄청 큰 성당이 있어서 가톨릭 문화를 체험해보고 싶은데...역시 생각만하게 되고 실천은 안되네요^^;;;
얼마 전 개봉한 프란치스코 교황:맨 오브 히스 워드를 볼까? 하다가 시간이 잘 맞지도 않고 종교라는거에 왠지 모르겠지만
양가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다보니 결국 놓쳤는데 이 글 보니 함 봐볼껄ㅠ하고 후회되네요ㅠ
좋은 영화 보기에 앞서 질적으로 좋은 정보 제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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