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메탈 자켓
이 걸작은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감독중에 하나인 스탠리 큐브릭의 1987년 작품입니다.
오랫동안 국내에 수입이 되질 않아 당시에 볼 수 있는 방법은 고작해야 홍대 영화 카페같은 곳에서 보는게 다였습니다.
큐브릭감독은 자신의 작품에 다른 이가 가위질하는 것을 끔찍히 싫어했다고 하는데,
거기다가 당시 군사독재의 잔재가 남아있던 한국에서 이런 '군대까'류의 영화를 달가와 할 리가 없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어설픈 화면에 어설픈 자막으로 첫 대면을 했었지만, 그때 느낀 충격은 아직까지도 선명합니다.
'풀 메탈 자켓(full metal jacket)'이란 '총알(bullet)'을 뜻하는 속어입니다.
이 작품에서 말하자면, 전쟁에서 한낱 킬링머신이 되어 덧없이 소모되는 병사들을 지칭하는 뜻일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이 제목은 영화에 아주 적절히 부합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전쟁물에서 흔히 남발되는 감상적이거나 감동적인('미국 만세'같은) 또는 신파따위의 코드들을 철저히 배제하고 있습니다.
람보도 없고, 라이언일병도 없습니다.
오로지 전쟁이 가져오는 차가운 현실의 비극을 지나칠 정도로 냉정하게 직시할 뿐입니다.
영화는 크게 두가지 에피소드로 나뉘어 있는데, 앞쪽은 주인공이 베트남전에 참전하기 위해 해병대에 입소하여 신병훈련을 거치며 겪는 이이기이고, 뒤쪽은 훈련을 마치고 베트남에 배치받아 겪는 이야기입니다.
두 에피소드 모두 초반엔 킬킬 거리며 보다가 후반에는 싸늘하게 변하는 상황에 할 말을 잊게 될 것입니다.
신병훈련소에서 신병들은 여러가지 훈련을 받으며, 애국심을 고취시키고 심신을 튼튼히 하며...이런 것들 다 개소리라 얘기하고 있습니다.
군대란것은 결국 인간성이 거세된 인간병기를 제조하는 공장에 지나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런 비인간적이고 무자비함이 모두 인간에게서 나왔음을 적나라하게 폭로합니다.
가학적인 교육을 받았던 신병들은 베트남전선에 가서는 그들도 폭력적으로, 가학적으로 변모합니다.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군인들은 철저히 '도구'로서의 역할을 해야만 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단지 살인에 중독된 미치광이들일 뿐입니다.
마지막 전투에서 동료를 죽게 만들고 그들을 그렇게 괴롭히던 존재의 실체를 확인하는 순간,
도대체 전쟁이란 뭔지 그들의 존재가치는 뭐였는지 다시 되묻게 합니다.
이 영화에선 박진감넘치는 전투씬대신 지극히 현실적인 전투씬이 그것을 대신하고있고, 동료의 죽음따위는 조금도 숭고하지 않습니다.
죽으면 그냥 그걸로 끝입니다. '도구'일 뿐이니까요.
포스터에도 나와 있지만 화이바에 'Born To Kill(죽이기위해 태어나다)'이라고 써놓고선 그 옆엔 Peace마크가 있습니다.
쓴웃음을 짓게 만드는 아이러니함입니다.
이것은 이 영화가 보여주는 전쟁과 인간의 이중성에서 나오는 모순입니다.
홀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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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걸작입니다

사진의 군인아저씨.. 영화초반에서는 찌질이던데... 갈수록 '살인병기' 로 변모하던 모습이 생생합니다.
(그리고 영화 딱 중반의 충격적인 반전까지...ㅎㄷㄷ)
또 빼놓을 수 없는 장면은 역시 배트콩의 여성저격수!!
어마어마한 긴징감으로 봤던 기억이 나네요...^^
큐브릭 영화중 제 개인적으로는 '걸작' 반열 까지는 아니더라도... 좋은 영화임엔 틀림없습니다.
아울러 좋은 글도 감솨!!

그런데 큐브릭의 영화에서만 볼 수 있는 저 표정.
알렉스... 잭 토랜스...
이야기는 참 많이 들었지만 개인적으로 전쟁영화를 그닥 좋아하지 않아 보지 않았던 영화에요.
앞으로도 일부로 찾아 볼 일은 없다고 생각하구요.....(전쟁영화는 판타지가 아닌 것 같아서 무서워요. 실화 원작의 끔찍한 영화를 안보는 이유)
거기에 오덕까지 더해져 "풀메탈 패닉"이 먼저 떠올라버리네요.........이 익무의 쓰레기 같은 녀석!!!!(자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