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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드 버드가 아이언 자이언트를 만든 이유

deckle deck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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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에 한국에서 정식으로 극장에 걸린 아이언 자이언트는 99년 당시에 식스 센스와 같은 날 미국 전역에서 개봉했습니다. 관객수를 점점 늘려간 식스 센스와 다르게 아이언 자이언트는 박스 오피스에서 처참하게 무너집니다. 비평에서는 좋은 소리를 들었고 훗날 2차 매체 매출에서 손실을 거의 보전하다시피 했어도 와이드릴리즈 시장에서 대실패는 스튜디오나 연출자에게나 참여 스태프들에게나 좀처럽 쉽게 회복하기 어려운 결과로 남았습니다.

 

 

the iron giant 89.jpg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면서 아이언 자이언트에 애착을 가진 사람들에게 안타까운 점은 이 영화가 고증에도 많은 신경을 쓰며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 작품이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영화 속 미 육군이 탄 차량과 소지한 무기 그리고 복장은 실제 50년대 중후반에 존재한 형태로 되살려 묘사하였다고 합니다. 한편으로 미시간 출신인 프로덕션 디자이너 마크 화이팅은 감독 브래드 버드를 설득하여 호가드의 방 안에 풋볼 팀 디트로이트 라이언스 우승기를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는군요. 철거인의 공간 배경인 미국 메인 주에는 당시 프로 구단이 없었는데 라이언스는 그 당시인 50년대에 전국에서 이름난 최고의 구단이었기에 현실감있는 배치라는 이유였습니다. 이 외에도 주의깊고 세심하게 삽입한 부분이 많았다고 하네요.

 

1957년 태생인 브래드 버드가 미국과 소련이 체제를 두고 힘겨루기하던 1957년을 시대 배경으로 한 아이언 자이언트를 만들고자 했다는 점은 사소하게 보이지 않습니다. 스푸트니크 호가 발사되던 1957년 10월에 9살인 주인공 호가드는 자유롭게 행동하고 또래보다 공부도 잘 하는 어린이입니다. 호가드를 브래드 버드의 어린 시절로 상정해서 보더라도 위화감이 없습니다. 호가드와 철거인 사이에 유대를 보면 터미네이터 2도 떠오르고 조금 더 멀리 가면 현우와 철인 28호도 생각납니다. 호가드의 아버지는 극 중에서 전투기 조종사였다고 묘사 될 뿐인데 호가드는 아버지의 부재를 자유분방함과 미지에서 온 물체와의 관계로 채우고 있습니다.

 

 

the iron giant 84.jpg

 

 

관객과의 대화에서 이용철 평론가는 더 후의 피트 타운젠드가 이 영화의 제작자였다는 퀴즈를 내기도 했었는데 타운젠드는 실은 원래 이 영화를 뮤지컬로 상연하려는 계획이었다고 하는군요. 하지만 후에 타운젠드 동료인 무대 연출감독 데스 매카너프가 애니메이션이 어울리겠다는 판단 아래 워너 브라더스에게 넘겼고 브래드 버드에게 닿은 프로젝트였습니다.

 

아이언 자이언트는 깡통이 지구로 추락하면서 벌어지는 약 5일 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호가드와 아이언 자이언트 사이에 계기를 마련하는 사건은 호수에서 만난 사슴으로부터 일어납니다. 깡통 로보트인 아이언 자이언트는 9살 먹은 호가드가 말한 자기 모습은 자신이 마음 먹은 의지 대로 결정된다라는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영화 종반에 터미네이터가 존 코너에게 습득한 스페인어로 hasta la vista라고 말했듯이 아이언 자이언트도 호가드에게 펀치 라인 대사를 날린 후 인류를 구원합니다.

 

 

the iron giant 39.jpg

the iron giant 1.jpg

 

 

브래드 버드가 아이언 자이언트를 만들기로 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남편의 총으로 세상을 떠난 누이 수잔 버드를 기리기 위해서였다고 하는군요. 그가 로보트를 의인화하여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총에게 영혼이 있어서 그 자신이 총이 되고 싶지 않으면 어떨까? 에서 출발합니다. 브래드 버드는 어릴 적 로보트와 함께 뛰노는 즐거움을 냉전시대로 옮겨 상상력과 낭만을 구현하는 한편, 자신의 슬픈 경험을 통해 우화의 형식을 빌어 시대에 상관없이 비극을 막을 수 있는 길이 있지 않겠느냐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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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1등
원작 소설 내용 읽어봤는데.. 애니와는 완전 딴판이더라고요.
브래드 버드의 오리지널로 여겨도 될 것 같은....
글 잘 봤습니다.^^
10:20
19.10.11.
2등
영화는 스필버그풍으로 만들었는데 비하인드는 역시 다르군요 ~
10:23
19.10.11.
이런 배경이 있었군요. 총의 의인화라.. 역시 독특한 시각입니다.
11:05
19.10.11.
f175v2a
삭제된 댓글입니다.
11:31
19.10.11.
감동적인 영화죠. 인간에 대한 질문을 영화 속에서 계속 던지는 것 같아요.
12:23
19.10.11.
profile image
그시대의 혼란을 몰랐고 그시대의 감성을 몰랐고 감독의 사적인 비하인드도 전혀 몰랐었어였나봅니다.

제가 이 전설적인 애니메이션을 이번에 접하면서 큰 감동은 없었던걸 보면 지런 요소들의 부재로 인해서였다는걸 깨닫게 되네요.
13:34
19.10.11.
profile image
저도 터미네이터2와 겹치는 감동부분이 많고
독자적인 디테일함이 더 좋아서
애정하는 애니입니다.
13:42
19.10.11.
profile image
총에게 영혼이 있어서 그 자신이 총이 되고 싶지 않으면 어떨까?
이 부분 정말 좋은 질문이네요. 어제 보고 너무 좋았어서 ㅠㅠㅠㅠㅠ 다시 보고 싶어집니다.
14:50
19.10.11.
For Susan 이라는 글귀를 보고 수잔이 누군지 비하인드 스토리를 궁금해했는데 덕분에 알고 갑니다!ㅎㅎ
17:04
19.10.11.
profile image
재밌게 본 영화였는데 식스센스랑 같은날 개봉해서 흥행에 실패했다는건 처음 알게되었네요.. 다시봐도 좋은 영화인거 같아여!!
17:15
19.10.11.
profile image
글 봤어요 안타까운 작품이죠...
살짝 이티가 연상되기도 하는
18:32
19.10.11.
섬세한 디테일이 모이고 신중히 조립해야만 아이언 자이언트와 같은 명작이 탄생할 수 있었나 봅니다

좋은 글 잘 봤습니다!
22:12
19.10.11.
오늘 보고 왔는데 감동받았습니다 ㅎㅎ
22:13
19.10.11.
profile image
이런 뒷이야기를 읽으니 더욱 영화가 좋아지네요!
01:11
19.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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