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픽션 다이어리] 지존파는 10억을 삼풍백화점 사장은 1조를 모으려 했다

2014년 7월 3일 목요일
정윤석 감독의 <논픽션 다이어리>를 관람했습니다.
제64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부문 넷팩상,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 비프메세나상을 수상한 영화 <논픽션 다이어리>. <논픽션 다이어리>는 얼마 전 영국 최대 규모이자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다큐멘터리 영화제 셰필드 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에 공식 초청되기도 하였습니다.
셰필드 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는 "영화는 자본주의 안에 내재하는 모순과 지위를 보존하기에 급급한 정치엘리트의 비천함을 밝혀냈다."라고 <논픽션 다이어리>를 소개한바, 영화는 1994년 발생한 지존파 연쇄 살인사건을 중심으로 삼풍백화점 참사, 성수대교 붕괴를 다루며 90년대 대한민국 사회를 통찰합니다.
배급사 관계자 분이 말씀하시길 당시 뉴스에도 공개되지 않은 미공개 영상이 최초 공개된다고.
우선, 지존파 사건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지존파 사건은 전라남도 출신의 김기환(당시 25세) 등 지존파 일당 7명이 1993년 7월부터 1994년 9월까지 5명을 연쇄 살인한 사건입니다.
<지존파 행동강령>
1. 가진 자(부유한 자)를 증오한다.
2. 각 자 10억씩 강취한다.
3. 배신자는 죽인다.
4. 여자는 어머니도 믿지 않는다.
위와 같은 행동강령을 가진 지존파는 빈부격차와 가진 자에 대한 증오로 결성된 조직입니다. 전라남도 영광군에 위치한 그들의 아지트는 창살 감옥과 함께 사체 소각시설을 까지 갖추었지요. 사체를 토막내고 인육을 먹는 등 지존파의 엽기적인 살인행각은 세간을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1994년 9월 납치·감금하였다가 가까스로 탈출한 이모씨로 인해 이 충격적 사건은 세상에 드러나게 됩니다.
당시 서울 서초경찰서 강력1반장이었던 고병천씨는 가까스로 탈출한 이모씨의 진술을 듣고 "말이 안되는 만화같은 이야기"라고 생각했답니다. 심지어는 이모씨가 마약을 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더군요. 또한 이 시절은 경찰들이 사건·사고가 터질 것을 은근히 기대하던 시절로 굉장히 평화로왔던 때입니다. 즉, 당시만 해도 이는 엄청난 사건이었던 것이죠.
지존파 사건으로 '효(孝) 사상을 세계화하는 운동을 전개하여 홍익인간 정신이 충만한, 모두가 더불어 잘 사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자'는 것을 목표로 한 '효 세계화 운동본부'까지 생겨났습니다. 그만큼 당시 충격은 엄청났고 이에 따라 대책을 마련한 것이지요.
하지만 현재는 어떨까요. 당시 마련한 대책이 효력을 발휘하여 변화된 것이 있을까요.
사체를 토막내는 살인 행각을 "말이 안되는 만화 같은 이야기"라고 여기던 당시와는 달리 현재의 사람들은 이를 "말이 안된다"고 여기지 않습니다. "또 무슨 사건이 벌어졌구나"고 생각할 뿐입니다. 그만큼 이런 사건·사고에 익숙해 진 것 입니다.
여전히 수원 토막 살인 사건이나 인천 토막 살인 사건과 같은 비극은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존파가 저지른 반인륜적 행위는 용서받을 수 없는 것이고 처벌 받아 마땅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칼로 사람을 찌른다든가 돌로 내려 친다든가 직접적으로 보이는 살인을 한 사람은 처벌을 받지만 직접적으로 보이지 않는 살인을 한 사람은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지존파 사건이 발생한지 다음 해인 1995년 6월 29일,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사망자는 502명, 부상자는 937명이며 6명이 실종되었습니다. 당시 근처에 위치한 삼풍 주유소에서 근무하던 한 청년은 아비규환의 현장에서 한 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 했고, 쓰러져 있던 어떤 사람을 들러멨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의 머리가 없었다고 합니다. 당시 상황이 얼마나 끔찍했는지 알 수 있지요.
지존파는 10억을, 삼풍백화점 운영주는 1조를 모으려고 했습니다.
사람을 돈으로 계산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지존파나 삼풍백화점 운영주나 목적은 다를 바 없습니다.
그들의 목적은 돈을 모으는 것이었으니까요.
하지만 다섯 명을 살해한 지존파 일당은 사형을 선고 받았고 부실 시공을 간과로 수백 명의 사망자를 야기한 삼풍백화점 운영주는 징역 7년 6개월이 확정되었습니다.
지존파가 증오한 가진 자는 주로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활동한 부유층인 야타족과 오렌지족이었습니다. 그런제 지존파 사건이 발생한 같은 해 강북과 강남 압구정동을 잇는 성수대교가 무너진 사고가 발생했지요. 등교길의 학생들을 비롯하여 32명의 사망자를 야기한 사고입니다. 그리고 부실공사를 간과한 현장소장과 생산부장에게 금고 2년형에 그쳤습니다.
여전히 비극은 되풀이 되고있습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로 사망자는 293명, 실종자는 11명에서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세상에 신과 악마가 있다면 이 사건은 악마의 대리자들의 소행이다."라고 불린 지존파 사건.
지존파 일당이 저지른 죄악은 마땅히 처벌받아야 하고 그들은 그 처벌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소위 엘리트라 불리우는 이들의 간과로 야기된 참사.
왜 사회의 대우는 다른 것 일까요?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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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선명하게 기억나는 사건들이라 보기가 괴로울 것 같아요.

참 이런거보면 진짜 가진자가 잘산다고....
돈이 면죄부...

기대하고 있는 다큐입니다. 딱 제가 꼬꼬마던 시절에 벌어진 참극들이네요.
수십년이 지난 지금 그 땐 이런 게 있었지 하면서 돌이키면서 보면 느낌이 어떨지...

어렸을 적 기억이 생생한 이야기들... 시간은 흘러가도 변한건 없다라는게...
지금의 20대 관객들에겐 영화나 드라마로 꾸며진 80~ 90년대의 기성품보다는
다큐로서 현대사를 돌이켜 볼 수 있는 기회일거 같아요.

읽고나니 참 씁쓸하네요... 직접과 간접 ...
기대됩니다! 흥미진진 할 거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