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즈 프레임

[프리즈 프레임 - Freeze Frame](2004)

감독, 각본 - John Simpson
출연 - Lee Evans, Sean McGinley, Ian McNeice, Colin Salmon, Rachael Stirling
음악 - Debbie Wiseman
장르 - 스릴러
국가 - 영국, 아일랜드

10년전, 한 가정의 가족들을 죽인 혐의로 체포되었다가 무죄방면된 션 베일은 그 순간부터 몸에 카메라를 메달고, 자신이 사는 공간의 모든 곳에 카메라를 설치, 자신의 모든 일상을 철저히 기록하게 시작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여기자를 만난 그는 그 후에 경찰에 의해 체포되고, 5년전 실종된 뒤 시체로 발견된 한 여자에 대한 살인 혐의를 받게 됩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그 날의 알리바이를 증명해줄 테이프들이 사라진 상태였습니다.

<약간 기계적이라 느껴지는 후반을 제외한다면 소름 끼치는 한편의 잘 만든 영국영화>

영국의 영화들은 많은 양의 영화가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나올 때마다 일련의 같은 영어권영화들에 비해서는 상당히 괜찮은 결과들을 내고 있습니다. 존 심프슨의 데뷔작인 이 영화는 영국과 아일랜드의 합작으로, 들어간 예산인 200만달러에 비해서 상당히 훌륭한 결과물을 나타냅니다.

이 영화에서 일단 주목해야 할 건 눈썹이 안 자랄 수도 있다는 충고에도 불구하고, 션 베일이라는 인물을 표현하기 위해 온 몸의 털을 다 뽑은 고통을 감수한 리 에반스의 연기입니다. 그는 원래 영국에서 코미디언으로 유명한 인물이고, [마우스헌트],[제5원소],[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일이 있다],[메달리언]등 그의 필모그래피 대부분이 웃기는 역활이라 그 이미지가 상당히 강하게 남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이렇게 외적 준비를 하고, 또한 그 외적 준비에 맞게 치밀한 연기를 펼쳐주기에 우리는 최소한 이 영화를 보는 동안에는 저 위의 영화들을 생각하지 못하게 됩니다.

또한 이 영화가 데뷔작임에도 불구하고, 감독 존 심프슨은 치밀한 연출과 내용으로 영화를 보는 내내 집중하게 하고 있습니다. 리 에반스가 잡아준 초반의 모습으로 초반 시선을 잡아버렸다면 그 다음부터는 주인공의 심리를 표현하는 방식으로 카메라를 이용, 보는 내내 영화속에 푹 빠지게 만들어 놨습니다. 또한 전반적인 저예산의 티가 무지막지하게 나는 세트들과 화면은 오히려 영화의 전반적인 톤과 맞아떨어져서 영화를 더욱 긴장하고 보게 만들어버립니다.

*여기서부터, 약하기는 하지만,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주의해 주세요.

단지 좀 아쉬운 단점이라면, 후반부에 주인공이 또 다시 누명을 쓸 위기가 닥쳤을 때, 그 해결볍이 너무나도 깨끗하다는 겁니다. 웹 카메라를 이용한 방식과, 그것을 통해 보여지는 7분짜리 롱테이크자체는 나무랄 데 없이 잘 쓰였지만, 문제는 [15분]의 마지막 15분에서의 기계적인 반전보다 조금은 더 심하게 반전을 너무 기계적으로 해결을 봐버렸다는 것이죠. 완전히 깨끗하게요. 하지만 그 반전이 나쁘다고만도 볼 수는 없습니다. 왜냐면 그 이후 이어지는 마지막의 그 소름끼치는 '카메라의 종속'을 더욱더 부각시켜주는 역할도 하게 되거든요.

*스포일러 끝.

기계적인 후반만 제외한다면 진짜 잘 만든 영화입니다. 왠간하면 찾기가 어려운 편인 영화이기에, 만약 동네 비디오 가게에 이 영화의 비디오나 DVD가 있다면 꼭 한번은 봐주고 넘어갈 영화 되겠습니다. 저예산 영화가 싫더라도 감독의 연출이나 리 에반스의 연기 하나만으로 봐줄 가치는 충분합니다.

1. 시체스 영화제 공식 초청작입니다.

2. 실제로 몸에 다는 카메라가 있는데, 그게 생각보다는 많이 무거운 편입니다.(풀 세트로 다 들고 다니면요) 그런데 사실성을 위해서 리 에반스는 그 무거운 카메라를 촬영 거의 대부분에 달고 다녔다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