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풀2] 스포주의!! 황석희 번역가님 GV 후기

오늘 신촌메박에서 열린 데드풀2의 황석희번역가님 GV를 다녀왔습니다.
정말 재밌게 들었고 시간이 짧은게 너무너무 아쉽더라구요 ㅠㅠㅠ 오늘도 정말 좋은 GV 해주셔서 마이데일리 곽명동 기자님과 황석희 번역가님 감사합니다! 곽명동 기자님이 진행도 참 잘해주셨습니다. 조사도 많이 해오셨더라구요. 폭스의 인수 관련 토픽도 언급해주셨습니다.
아래는 제가 인상깊었던 부분만 간략히 정리한 GV내용입니다!!
아래 GV내용은 데드풀 강스포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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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씨호박 자막 에피소드
초안은 이런 호박에 떡칠 놈...하지만 너무 세다. 그래서 씨호박으로 해봤다. 그런데 씨호박으로 쓰니 또 자막의 맛이 안살더라 그래서 호 자의 폰트를 줄이고 싶었다. 이게 기술적으로 가능한지 문의를 했다. 영화에 자막작업을 하는 업체가 영국 런던에 있다 한국에서 하지 않는다. 거기다 문의를 하니 실제 자막을 영상애 넣는 곳은 또 회사가 다르다고 한다. 거기다가도 문의를 했다. 가능하단 답변을 듣고 어느 정도의 사이즈로 해야할지도 디테일하게 주문했다. (디폴트 크기의 60%가 황금비율) 50%, 70% 다 스스로 시도해봤지만 60%가 가장 황금 비율이었다.
현재 부인은 더빙번역을 하는 사람이다. 더빙의 경우는 성우분들이 잘 살려주는 부분이 있어 자막과는 또 다른 영역이라 서로 이야기도 많이 나누곤 한다.
다음 번에도 이런 시도를 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기회가 될 때는 늘 색다른(관객과 공감할 수 있는) 시도를 해보고 싶다.
- 데드풀 영화 속 여러가지 레퍼런스 이야기
데드풀이 저거넛에 의해 반으로 뜯겨나갈 때 외치는 I can’t feel my leg는 겨울왕국 올라프의 레퍼런스다. (구글에 저 문장을 통으로 검색하면 울라프가 가장 먼저 뜬다)
미국인들조차도 데드풀 영화 속의 모든 레퍼런스를 다 알진 않는다. 번역가로서의 바램은 앞으로 영화 대사 속에서 레퍼런스 조금만 줄여주길 바란다. 데드풀2의 데드풀 대사는 거의 모든 대사가 다 레퍼런스가 들어있는 수준이다. 전 대사를 구글에 검색해볼 수도 없고 어려운 부분이 있다.
그 외 레퍼런스 예시.
-> 구니스 레퍼런스 (애기다리일 때 입은 셔츠는 구니스에서 입었던 셔츠, 칼로 총알 튕겨낼 때의 애꾸눈 윌리 언급 등)
-> take on me 뮤직비디오 레퍼런스 (바네사와 웨이드가 만나는데 집안에 보이지 않는 장벽이 쳐져 있는 장면들)
-> 라이언레이놀즈 출연영화 레퍼런스 셀프리스 (엑스포스를 모집해야겠다는 이야기를 나눌 때 나온 '이타적' 이라고 자막에 나온 Selfless 는 라이언레이놀즈의 망한 영화 관련된 드립)
이후 가능하면 내가 정리한 모든 레퍼런스 정리해서 인터넷에 올릴 것이다! (여기서 박수 우와아)
- 라이언레이놀즈에 대한 이야기
라이언레이놀즈의 영화를 그동안 6편 번역했다. 그래서 자주 이 배우의 트위터, 페북, 인스타를 계속 봐왔다.
(배우의 평소 대화톤과 유머를 익히기 위해서)
라이언레이놀즈는 평소에도 드립을 엄청 친다. 거의 드립강박증 걸린 사람 같다. 사실 그의 조크는 너무 이해하기도 어렵고 변역도 힘들다.
잭블랙의 조크가 한국에서 먹히는 한국인에게 좋은 조크다. 아주 좋다. 공감하기도 쉽다. 하지만 라이언레이놀즈 드립은 마치 수학공부같다. 곰곰히 의미를 생각하고 해석해야 한다.
라이언레이놀즈 조크의 특징은 항상 단어나 표현을 늘 치환해서 조크를 친다. 아래는 데드풀2 대사에서 나타난 예시 문장들.
-> 조만간 기회 닿는대로 다신 이야기하지 말자
: 보통은 조만간 기회 닿는대로 이야기하자 라고 해야하는데 반대로 말함
-> (엑스맨션애서 석상을 부순 후) 떨어지기 후부터 깨져 있었어
: 전부터라고 해서 before 써야하는 곳에 after 를 써서 드립을 쳤다
라이언레이놀즈는 다른 작품에서도 이런 드립을 간혹 친다 - 라이프 같은 영화에서도 드립을 쳤다. 번역하면서 영화의 톤과 다른 대사를 접하면 아 저건 드립이겠다 싶었다.
라이언레이놀즈의 차기작은 “명탐정 피카추”이다. 거기서 라이언레이놀즈가 피카추를 맡는다- 아마도 드립을 엄청 칠 것이다. 하지만 내가 번역은 안할거다. 다른 사람이 하면 나도 많이 참고하고 싶다.
- 질의응답 내용
Q) 한국어능력이 뛰어나신데 이를 늘리는 방법이 있으신지?
글과 말을 직업으로 가진 분들은 모두 같을 것이다. 우선 무조건 인풋이 많아야 한다. (소설,영상,인터넷 등등등) 그리고 그것을 늘 아웃풋으로도 계속해서 표현해야 한다. 짧든 길든 꾸준하게 아웃풋을 만들어내다보면 조금씩 한국어능력이 올라간다.
Q) 보통 영화 속에 활용되는 레퍼런스의 정보는 제작사에서 주는가? 특정부분은 꼭 살려달라는 요청이 있는가?
있는 경우도 있지만 데드풀2와 같은 경우는 제공된게 거의 없었다. 데드풀2 속에는 심지어 다크나이트 조커 대사 레퍼런스도 있다. 나조차도 10% 정도 놓친 레퍼런스 부분들이 있는데 이후에 정리해서 인터넷에 올릴 거다.
Q) 지난 4월경 페이스북에서 욕쟁이들아 내게 힘을 줘 라고 올리시며 페북으로 욕을 공모받으셨는데 그 당시에 데드풀 번역하시나보다 했다 그 때 공모받은 욕은 실제 번역에 사용했는지?
당시 공모받는 욕의 99%는 영화에 쓸 수 없는 욕이었다. 자막에다 니 애미 니 애미 거릴 수는 없다.
자막으로서의 수위는 데드풀1편의 수준이 자막으로서 표현할 수 있는 욕의 마지노선이다. 그 이상의 표현을 할 수도 있지만 모두가 좋아하기 어렵다. 번역가로서의 고민은 어떻게 욕을 위트로서 살려서 관객이 불쾌하지 않은 느낌을 받게 할지가 늘 고민이다. 아 그런데 인터넷 썰 중에 데드풀1편이 한국에서 잘되서 라이언레이놀즈가 데드풀2에서는 한국어 욕을 했다는 썰이 있는데 거짓이다. 영화 속 shit! fuck! 을 “씨팍” 이라고 자막으로 표현했다. 한국만 씨팍이고 일본에선 칙쇼로 나온다는 이상한 인터넷썰은 믿지 말자.
Q) 이모지나 자막크기조절처럼 젊은 감각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 있으신지?
항상 트렌드를 놓치지 않으려 노력한다. 인터넷 게시판도 자주 보고 젊은 분들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찾아본다. 겨울왕국도 원래 안봤는데 하도 데드풀2에서 레퍼런스로 활용이 되서 이번에 봤다. 번역가로서 그래서 이런 경우에 영화를 보면 약간 직업병 같은게 발동한다 예를 들어,
Do you wanna build a snowman? 나랑 눈사람 만들래? 이렇게 8자로 번역된 부분이 있고 이게 영화 속 레퍼런스로 활용되면 나는 되도록 해당 번역을 똑같이 8자로 맞추려고 고민한다. 그래서 Papa can you hear me? 를 파파 ~(한박자쉬고) 들리 시나요? 이런 식으로 8자처럼 맞춘다. 마치 강박증 같다. 그리고 데드풀2에서도 번역 실수가 2군데 정도 있다. 정말 대단한 분들은 영화 보고 이런 부분을 제보해주는 팬들도 있다. 감사하다.
Q) 여러 영화의 캐릭터 중 가장 애정하는 캐릭터는?
데드풀과 욘두를 가장 좋아한다. 욘두를 앞으로 볼 수 없어 너무 슬프다 ㅠㅠ
해당 캐릭터의 번역을 할 때는 그 캐릭터의 말투에 대해서 연구를 하게 된다. 데드풀의 말투 특징은 약간 어린애들 같이 말하는 말투다. 얘들아 등등 말투를 어리게 가져가려 하는데 이런 말투를 전체 번역에서 살리고자 했다.
마스터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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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 레이놀즈의 드립에 대해서 진짜 연구 많이 하셨군요 ㅠㅠ 대단쓰 ㅠㅠ 센스있는 자막 항상 너무 감사합니다 ㅠㅠㅠㅠㅠ

번역가님 데드풀2 의뢰받고 두피가 다 일어나서 밝은 색 옷도 못입을 정도로 초강력 부담감과 스트레스에 시달리셨대요 ㅠㅠㅠㅠㅠ
차라리 내가 안했다면 본전은 할텐데 라고 생각을 했대요. 다른 번역가가 해서 못하면 그래도 황석희가 1편을 잘했지 라고 되서 본전, 다른 번역가 분이 잘하면, 그래 황석희도 1편은 잘했어 라고 본전. 그런데 2편을 맡게 되면서 정말 어마무시한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결과가 잘 나와서 기분이 좋으시다고 합니다 ㅠㅠㅠㅠㅠ 사랑해요 갓석희 ㅠㅠㅠㅠㅠ

정리하시느냐고 고생 많으셨고,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번역가님께서 양질의 번역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시는군요 ㄷㄷ

정말 한줄한줄에 열정과 영혼을 담는 번역이에요. 황석희 번역가님의 꿈은 번역장인이라고 하네요.
분야를 가리지 않는 노력에 저도 오늘 박수 엄청 치고 왔습니다! 갓석희 찬양해~

역시 올라프 레퍼런스가 맞네요..ㅎㅎ
기회 닿는대로 다신 얘기하지 말자니 ㅋㅋㅋㅋㅋ
레플원이 레퍼런스 천지라는데 그건 아무것도 아닐정도로 데드풀이 쉴새없이 떠들어대는게 진짜 레퍼런스 투성이더라구요..ㅋㅋㅋ
자세한 후기 잘 봤습니다! : D

올라프 레퍼런스는 저도 시사회 때 보면서도 정말 맞나 싶었는데 정말 이었다는!!!
배우의 찰진 드립과 번역가님의 영혼이 담긴 번역 덕분에 정말 즐거운 데드풀2 감상입니다 ㅠㅠㅠ

정말 좋은 정리입니다ㅠㅠ 혹시 이거 출처 남기고 다른 곳에 퍼가도 되나요??


후기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읽고 가요. 역시 황석희 번역가는자신이 번역하는 영화에 애정이 듬뿍 담긴 게 보이네요

A: 와 되게 멋있게 사는거 같다.
B: 누구?
A: 저 번역가. 나이가 40살이라는데 정말 멋있다
이런 대화가 오고가더라구요. 자신이 하는 일에 이렇게 장인정신과 애정과 영혼을 담는 모습은 정말 너무너무 멋진거 같습니다.
다함께 외칩시다 갓석희~~~

정성스러운 후기 감사합니다 덕분에 gv를 못가도 번역가님 후일담을 듣네요ㅎㅎ

정리 너무 좋구 gv도 너무좋아요^^

앞으로 황석희 번역가님 GV 잡히면 자주자주 가봐야 겠습니다. 너무 좋은 내용이었어요.
특히 데드풀2 관련된 이야기라서 더 좋았습니다.

아 그게 구니스였다니 놀랍군요 ㅋㅋㅋㅋㅋ 좋은 후기 감사합니다!


정말 멋진 번역이라는 말밖에요...취향에 안맞는영화여도 그냥 폭 빠져서 보게만들더라구요..

번역가 분들은 자막을 보면 저걸 누가 번역했는지 거의 다 안다고 해요. 번역가들마다의 문체나 어투가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황석희 번역가님의 계속되는 고민은 번역가들이 봐서 좋은 번역과 관객이 봐서 좋은 번역의 그 갭이 약간씩 존재하는데
그 갭을 어떻게 메울 수 있을까, 어떻게 전달해야 관객들이 더 맛깔나게 영화감상에 방해안되고 기분도 상하지 않고 그러면서 쉽게 잘 받아들일 수 있을까 부분을 고민하다고 하시더라구요. 참 좋은 이야기였습니다 크으! 갓갓 석희 번역가님 ㅠㅠㅠ
정리 잘해주셔서 마치 gv를 다녀온 느낌이에요!
I can’t feel my leg를 구글에 검색하니 자비에 교수님도 나오는데 X맨드립이었을 가능성도 있겠다고 생각하니 개연성도 있는거 같고 더 재밌네요.
번역가님의 겨울왕국 의견이 정설이라면 이건 제 바램정도..^^
https://www.youtube.com/watch?v=5xysw0IBOpE

이걸로 생각해도 좋을거 같아요 저는 deardear 님의 말씀도 맞는거 같아요.
아무래도 데드풀이 개그캐릭터성이 있고 반토막 난게 유사하니까 울라프 쪽이라고 볼 수도 있고,
엑스맨은 데드풀과 밀접한 영화니까 자비에 교수 대사라고도 볼 수 있고!!!
둘 다 좋습니다!
GV 후기 잘 읽었습니다. 번역가의 의도 생각을 읽을 수 있어서 좋네요

황석희 번역가님 GV는 이번이 세 번째인데 다 재미있었어요!
정성스러운 후기 감사합니다.
저렇게 애정 갖고 번역하는 분들이 많아졌으면..

후기 글 너무 잘 읽었습니다~ 현장 분위기 엄청 좋았을 것 같네요~

하긴... 전 남잔데도 제 눈에서도 하트가 나올 정도이니..ㅋㅋ
GV분위기 너무 좋았습니다. 환호도 적당하고 박수도 많이 나오고!
진행해주신 곽명동 기자님이 진행도 부드럽게 잘 해주셨어요!
시간이 짧았던게 무지 아쉬울 뿐 ㅠㅠㅠㅠ (전체 40분 정도 진행했습니다 ㅠㅠㅠ)
GV는 참석해본 적 없는데 다음에 기회되면 가보고 싶네요~
중간에 들어와서 앞부분 몰랐는데 정말로 감사합니다


후기 고맙습니다!

정말 좋은 번역가님이셔요! 작은평화님으로 돌아오셔서 익무에 글 하나 던져주시면 좋겠다는!! ㅋㅋ
번역가님 GV 못가서 아쉬웠는데 이렇게 글로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번역가님 앞으로도 좋은 작품들 많이많이 번역 부탁드려용 ㅎㅎ

본래 드라마부터 번역을 시작하셨는데 업계가 많이 열악하다고 해요.
번역 중에 영화번역이 그래서 가장 처우가 좋은편이고 영화번역을 다들 하고 싶어하는데 또 어렵기도 하고.
힘든 업계 환경 속에서 더 열심히 노력하는 황석희 번역가님이 정말 대단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저도 6회차 달리러 가야겠습니다!!! 황석희 번역가님을 위해서라도 더 봐야 겠어요 ㅋㅋ
와 진짜 대단하시네요. 진짜 놀랬습니다!

어제 보니까 GV 녹음하시는 분들도 계시던거 같은데 저는 메모장으로 열심히 끄적거려봤습니다.
예전에 덩케르트 GV할때 이동진 님의 GV는 받아적는데 양이 어우야 너무 많았어서 근데 정말 재밌고 유익했던 기억이 납니다!!
한국 최고의 번역가!

완전 공감합니다! 부담도 많으시겠지만 몸 생각하시면서 번역하시길!! 이번에 데드풀2번역 앞두고 두피에 과민반응 일어날 정도로 스트레스 받아서 병원 다녀오신 이야기가 너무 안타까웠어요 ㅠㅠㅠㅠ
멀어서 못 갔는데
너무 감사합니다

후기 감사합니다~~
번역가님 아내분이 가오갤2 더빙 번역 맡으셨다고 들었는데 확실한지는 모르겠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