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좋아해도 될까요?' 초간단 리뷰
1. 히로세 스즈라는 배우는 일본 내에서 엄청난 비호감으로 유명하다. 이 글에서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겠지만 여러 사건이 있었던 모양이다(궁금하면 검색해보는 걸로). 아무튼 일본 내에서의 비호감 이미지는 그 안에서 남겨두는 걸로 하고, 나는 그와 별개로 이 배우가 참 좋다. 욕심도 있어보이고 그만큼 잘하는 배우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그의 작품은 모조리 다 챙겨보게 된다.
2. '선생님!…좋아해도 될까요?'는 제목부터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너무 뻔해보이는 영화였다. 그러니깐 여고생이 선생님을 좋아하는 이야기다. 뻔하기도 뻔할 뿐더러 묵을대로 묵어서 묵은지 김치찜으로도 못 쓸 소재였다(일본에서도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순전히 이 영화를 보게 된 건 히로세 스즈 때문이었다. 이야기가 얼마나 뻔하건 나름 영화 보는 비위가 나쁘지 않은 입장에서는 웬만한 오글거림도 감당할 자신이 있었다.
3. 막상 이 영화의 뚜껑을 열어보니 꽤나 할 이야기가 많은 영화 같았다. 게다가 의외로 잘 만들어서 놀라운 영화였으며 예상을 뒤엎는 전개도 신선했다. 하지만 오글거림은 나조차도 감당하기 버거울 정도로 강력했다. 영화를 보다가 극장을 뛰쳐나가고 싶은 경험은 오랜만에 한 것 같다. 오글거림이 웰메이드를 이겨버린 신선한 상황이었다.
4. 우선 이 영화의 '잘 만든 부분'은 감정에 동요돼서 급격하게 이야기를 끌고 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토(이쿠타 토마)와 시마다(히로세 스즈)의 감정이 가까워지는 과정을 꽤 차근차근 보여준다. 단 이것은 최근 JTBC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처럼 세련된 것은 아니다. 세련미로 따지면 이것은 저 옛날 MBC 드라마 '로망스'에 가까운 수준이다. 그래도 서두르지 않는 태도는 대단히 마음에 든다. 그리고 순정만화에 가까운 그림을 속속 잡아낸다. 등장인물 대부분이 이쁘고 잘 생겼다. 게다가 배경 그림도 꽤 예쁘다. 아마 이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이 아닌가 싶다.
5. 예상을 뒤엎는 부분은 스포일러라 말하기 곤란하지만 익숙한 전개는 분명 아니다. 꽤 도발적이고, 이래도 되나 싶은 전개로 흘러간다. 그러다 보니 어느 지점을 지나고부터는 이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한 치 앞도 알 수 없게 됐다. 뜻밖의 스릴러 영화가 된 기분이다. 게다가 이 영화는 멜로의 이야기 안에 갇히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조폭영화를 통해 학창시절을 추억할 수 있는 판을 깔아뒀다면 이 영화는 멜로의 방식으로 학창시절을 추억하게 된다.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에 가깝지만 '추억'과 '멜로' 사이에서 '멜로'로 무게추가 많이 기운 경우라고 볼 수 있다.
6. 장점이 많지만 이 영화는 미친듯이 오글거린다. 어떻게든 인물들의 감정을 드러내야 한다는 강박이라도 있는지 자꾸 상황을 만들어낸다. 문제는 바로 그 지점에서 손발이 오그라들기 시작한다. 감정을 드러내기 위해 꼭 배우들이 뭔가를 할 필요는 없다. 촬영과 조명, 편집, 미술, 편집, 음악 등 모든 것이 움직여서 인물의 감정을 표현해야 한다. 영화를 만든 미키 타카히로 감독은 영화를 못 찍는 사람은 아니다. 꽤 차분하게 영화를 잘 찍는다. 그런데 자꾸 오글거리는 뭔가를 만들어낸다. 이 연출자의 유일한, 매우 큰 단점이 아닐까 싶다.
7. 앞서 언급했듯이 나는 히로세 스즈의 연기를 좋아한다. 그런데 '선생님!…좋아해도 될까요?'에서는 스즈의 연기 중 마음에 안 드는 지점이 등장한다. 영화에서 시마다는 두 번 정도 오열한다. 그런데 그 우는 연기가 서글프거나 감정에 북받쳐 우는 느낌이 아니다. 마치 감독으로부터 "예쁘게 울어야 돼"라고 디렉션을 받은 느낌이다. 나는 스즈가 오열을 못하는 배우가 아니라는 건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이 영화에서 스즈의 오열 연기는 캐릭터의 틀에 갇혀서 제대로 못한 것이라고 판단하고 싶다.
8. 결론: 어쨌든 히로세 스즈는 예쁘다.
추신) 차마 대놓고 언급하기 힘든, 이 영화의 미칠 듯한 단점은 남자주인공 이토에게 안경을 씌웠다는 점이다. 그는 안경을 쓰지 않을때는 정말 잘 생겼다. 그리고 엄청나게 안경이 안 어울리는 얼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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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수 밖에 없는게 원작에선 존재감없는 노총각에 여고생인데
히로세 스즈는 실제 나이야 어떻든 여중생으로 보이죠.그야말로
평범한게 매력인 원작이라 수많은 순정만화중에서 인기를 끌었는데,
미남미녀가 캐스팅된시점에서 원작의 미덕이 사라졌죠.
요새 일본에서도
히로세 스즈 vs. 나가노 메이 이렇게 가는듯 하더라구요.
둘다 넘 이쁜데 전 요새 스즈에서 메이로 넘어감요.
스즈 소문이 하도 않좋아서요.
안경쓰면 20년 노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