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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워드 - The Ward (2010)

류상욱 류상욱
13860 1 22

theward1.jpg

 
호러의 제왕 존 카펜터의 졸작

나는 얼마 전에 태국호러영화인 <Laddaland>를 보고, 아직도 태국호러영화는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그래서 존 카펜터의 <The Ward>가 개봉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기대를 하게 되었다. 감독이 존 카펜터이니까. 당연한 것 아닌가? 아주 오래 전에 프랑스 영화잡지에서 그의 인터뷰를 읽은 적이 있는데, 거기에서 그는 프랑스에서 자신은 ‘작가’로 대접받지만 미국에서는 깡패 취급을 받는다는 불평을 하고 있었다. 그의 필모그래피 모두 훌륭하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많은 작품들이 인상적이었고 관객들의 기억에 남을 만했다. 그는 9년 만에 신작을 만들었다. 왜 그렇게 공백 기간이 길었는지는 알 수 없다. 그 9년의 시간 동안 침묵을 지킨 후 만든 신작은 어떨까? 글쎄, 과거 존 카펜터의 걸작들을 기억하는 관객들에게는 별로 만족스럽지는 못할 것 같다. 왜 그런 것일까?

영화는 한 젊은 여성이 속옷 차림으로 숲속을 달리는 것으로 시작한다. 시대는 1966년이다. 그 여성은 외딴 곳에 떨어진 집으로 가서 불을 지른다. 그 광경을 보고 경찰들이 다가 와 그 여성을 체포한다. 그리고 그 여성은 한 정신병원에 수용된다. 그 여성의 이름은 크리스틴이다. 매력적인 용모의 그 여성은 성격도 강인하게 보인다. 그녀는 젊은 여성들이 있는 곳으로 보내지는데, 그 정신병원의 풍경은 고전적으로 익숙하게 보인다. 크리스틴은 태미라는 여성이 있던 방을 배정받는다. 그녀는 아마도 누군가에 의해 살해되었다. 영화는 계속해서 흉측한 몰골의 귀신이 출몰하는 것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태미의 귀신이 크리스틴에게 보이는 것일까?

여기까지만 본다면, 매우 평범한 귀신이 등장하는 호러영화가 될 것이다. 존 카펜터가 아시안 호러를 흉내 낸 단순한 귀신영화를 만들 리는 없다. 그렇다면 무언가 깊이 있는 주제 내지 아이디어가 있어야 한다. 크리스틴은 귀신을 보는데, 그 귀신은 무엇이라는 말인가? 그녀는 간호사가 주는 약을 먹는 척하다가 버린다. 또 계속 탈출을 시도한다. 그 과정에서 같이 입원한 여성들이 하나씩 사라져 간다. 그 여성들을 납치해서 죽이는 존재는 바로 귀신이다. 아니 정말 그 존재는 귀신이라는 말인가? 크리스틴은 같이 입원해 있는 여성들에게 무슨 사연이 있는 것을 알게 된다. 그들을 다그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낸다. 크리스틴은 알리스라는 여성이 다른 여성들에 의해 살해되었다는 말을 듣는다. 그런데 그것은 사실일까? 그곳은 정신병원이고, 정신병 환자들의 말을 믿어도 되는 것일까?

이 영화의 가장 큰 문제점은 너무 평범하다는 데에 있다. 관객들의 공포감을 자극할 만한 장치가 거의 없다. 그저 흉측하게 보이는 괴물/귀신의 존재뿐이다. 정신병원에서 벌어지는 모든 사건들의 원인은 한 여성의 다중인격이라는 설정도 진부하기만 하다. 다시 한 번, 이 영화가 존 카펜터의 작품이라면, 그런 설정으로 모든 걸 해결한다는 내용은 좀 실망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크리스틴 역할을 맡은 앰버 허드는 괜찮다. 열심히 연기하는 것이 눈에 보인다. 그 외에 다른 배우들은 별로 존재감이 없다. 물론 가장 존재감이 없어 보이는 존재는 존 카펜터이다. 9년 만에 컴백을 한 영화가 이 정도라면 좀 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가장 실망스러운 것은 마지막 장면이다. 거울 속에서 갑자기 귀신이 뛰쳐나오면 관객들이 무서워할 것이라고 생각한 것일까? 그 진부한 엔딩이 실망감을 배가시켰다. 그래도 나는 존 카펜터에 대한 기대감을 완전히 버리지는 않을 것이다. 아마도 그의 걸작들을 기억하는 호러영화팬이라면 나와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믿는다.

 

(2013년 10월 16일 개봉)

 

류상욱 류상욱
16 Lv. 25501/26010P

익스트림무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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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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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1등
그 그지같던...화성의 유령들 이후
9년만이네요...
중간에 마스터오브호러에서 연출했던
담배자국은 좋았습니다..
프로라이프는 또 별로였고요..
00:47
11.06.17.
golgo님 축하합니다.^^
golgo
익무포인트 팡팡!에 당첨되셨어 ㅋㅋ.
golgo님은 50포인트를 보너스로 낼롬 챙기셨습니다.
00:47
11.06.17.
2등
원래 카펜터 옹이 좀 들쑥날쑥한 건 사실이죠.
golgo님 의견에 동감하는 게, 마스터스 오브 호러 시즌 1의 담뱃자국은 정말 좋았지만, 시즌 2의 프로라이프는 졸작들 중 하나였으니까요.
03:04
11.06.17.
3등
아무리 거장이라도 나이는 어찌 할수가 없는 법.......
괴물(THE THONG)이 벌써 30년 전이니........
06:45
11.06.17.
profile image
이빨요정
THE THONG은... 움.. 야한 속옷이 생각하는군요.. ㅋㅋㅋㅋ (농담이에요.. 심각하게 받아들이시면 안됩니다)
15:46
13.09.30.
전성기가 80년대라..자주라도 만들면 그중에 하나는 괜찮은 작품이 걸릴텐데ㅠㅠ
16:55
11.06.17.
profile image
소자본 영화에 강한 감독이라는 명성은 있지만
제 생각에 카펜터옹이 B급 영화 성향의 감독은 아니어서 고전으로 추앙받는 "괴물"이 기대한만큼 흥행에 성공을 거두어 메이저영화로의 입성이 가능했다면 카펜터옹의 지금 어떤 모습일지는 궁금합니다.

저 혼자만의 생각이겠지만, 메이저감독으로 성공하지 못하고 소자본 영화에 강한 감독이라는 명성 아닌 명성이 족쇄가 되어 그가 많은 영화를 찍을 수 없게 만들었고 결국 카펜터옹의 재능을 일찍 시들게 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22:34
11.06.17.
90년대 중반 매드니스라는 영화도 만들지 않았나요? 이영화는 꽤나 잘만든 영화죠..블루레이 발매가 안되네요..
03:50
11.06.18.
profile image
ㅁㅁ
저도 매드니스 좋아하는데..
국내엔 DVD조차 안 나와 아쉬웠죠.
10:14
11.06.18.
profile image
golgo
DVD 발매 햇엇어요!!
http://www.yes24.com/24/goods/6354932?scode=032&OzSrank=9
13:20
13.09.30.
profile image
Anderson
가격 싸군.. 사야지 했는데
품절이네요..T_T
13:25
13.09.30.
profile image
ㅁㅁ
저도 '매드니스' 꽤나 좋아하는데요.
예전에 SBS 에서 방영 해 줬을때,
보고나서 몇일을 악몽에 시달렸었죠.

공중파 방송까지 한 영화가 DVD 도 안 나왔군요...
17:01
11.06.19.
졸작이라니...슬퍼요 ㅠㅜ 빨리 좋은 작품 다시 만들어주길~~!
13:26
11.06.21.
여배우 엠버허드의 매력은 최근작품인 '드라이브 앵그리'에서 니콜라스케이지와의 연기호흡을 보면 더욱 더 잘 감상하실수 있습죠
11:32
11.06.22.
profile image

고 류상욱님이 지난 2011년에 올리신 리뷰입니다.

영화가 뒤늦게 국내 개봉됨에 따라 다시 메인화면에 띄웁니다.

10:49
13.09.30.
profile image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글에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좀 있는 건 아닌지...

주의문이 있으면 좋겠네요 ㅎㅎ

12:29
13.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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