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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및 자의석 해석 포함) 영화 : 몬스터콜

soulid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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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트릭 네스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 몬스터콜은 '오퍼나지 - 비밀의 계단'의 감독인 '후안 안토니오 바요나'가 각본과 연출을 맡았습니다. 이와 함께 오퍼나지의 촬영 감독을 비롯 스텝들이 합류를 함과 동시에, (국내에서는 홍보의 후유증으로 오퍼나지와 떼어내고 생각 할 수가 없는) '판의 미로'의 미술감독을 비롯한 제작진이 참여하여 이 두 영화의 연출과 미장센/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기대할 수 밖에 없는 영화였습니다.

 

 

 

 

​ 한 소년이 있습니다. 그의 이름은 '코너', 그의 매일은 평온한듯 하지만 상당히 위태롭습니다. 코너는 집에서는 건강이 좋지 않은 어머니를 걱정해야 하고, 학교에서는 같은 반 학생으로 인한 유난한 괴롭힘을 견뎌내야 합니다. 이러한 상황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여느 아이들처럼 평온한 듯 보이는 소년의 세계는, 어느 순간부터 더욱 균열이 일어나게 됩니다.

 언젠가는 나아지리라 믿었던 어머니의 건강은 조금씩 더 악화되고, 어머니와 외할머니는 앞으로 찾아오게 될 예정된 이별을 준비하며 대립을 보입니다. 그 사이에서 소년은, 어머니와의 이별도 외할머니와의 삶도 받아들일 수가 없습니다.

 

 그런 소년에게 어느날 밤 12시 07분, 집 뒤편에 있는 커다란 고목이 몬스터가 되어 나타납니다. 몬스터는 소년에게, “앞으로 너에게 찾아와 세 가지의 이야기를 해주겠다. 그리고 세 가지 이야기가 끝이 난 후에 너는 너의 한가지 이야기를 해야 한다.”며 그 기간동안 소년을 찾아올 것임을 약속합니다.

  몬스터가 소년에게 전해주는 이야기는 때로는 너무 모호하고, 이해하기 어려워 소년이 몬스터에게 그 이야기에 대해 되묻게 만듭니다. 무엇보다 몬스터의 이야기는 소년에게 당장 문제를 해결해주는 요술지팡이와 같은 존재가 되어주지 못합니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소년의 상황은 더욱 악회되어갑니다.

 

 어머니의 완연한 병세 속에, 재회한 (이혼하고 재혼한) 아버지는, 소년이 기대했던 것과 같은 버팀목이 되어주지 못합니다. (외할머니가 아버지를 싫어할만 합니다.) 친구들의 따돌림 역시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소년을 더욱 하찮게 만듭니다. 외할머니와 함께 하게 될 집에 찾아온 날, 소년의 분노는 마치 자신 안에 잠들어있던 흑염룡, 아니 몬스터와 같이 분출되어 버립니다. 겉잡을 수 없이 말입니다. 소년이 이러한 겉잡을 수 없는 감정과 그로 인한 행동들로 자신을 잃어갈때쯤, 세 가지 이야기를 모두 마친 몬스터는 다시 찾아와 소년의 이야기를 요구합니다. 외면할 수 없고, 피할 수 없으며, 아닐 수 없는 바로 그 이야기를 말입니다.

 
 
 
영화가 마친 후 많은 관객들은 '몬스터'의 존재에 대해 궁금해합니다. 혹시나 외할아버지는 아닐까? 실재일까? 등등...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저는 이 몬스터의 존재를 두 가지로 읽었습니다.

 하나는, 소년이 겪은 경험들에 본디 존재하는 앞으로에 대한 가능성의 일부. 다시 말해, 소년의 삶에서 이끌어내질 수 있는 또는 소년의 삶을 더 이해할 수 있게 하는, 소년 내면의 가능성을 이끌어내는 무형화된 자아의 힘.

 

 다른 하나는, Fairy tales, 구전 동화,와 같이 세대와 세대를 넘어 존재하는 또는 세대와 세대를 지나오며 축적되 온 어떠한 정신적인 지도. 어릴적에는 몰랐지만 살아가며 그 안에 담겨진 교훈을 깨닫게 되는,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내 안에서 나의 이후의 많은 것에 영향을 미쳤음을 알게 되는 그러한 대물림 또는 보존되어진 이야기.

 

 이 두 가지를 몬스터라는 존재로 형상화해낸 것이 아닐까 읽어보았습니다. 

 
 
 
 

 소년이 몬스터로부터 들은 세 가지 이야기는, (영화를 본 지 조금은 시간이 흘러 어렴풋하지만...) 사실 영화의 결말을 보고나서야 나름의 해석이 가능했습니다.

 

 어머니의 투병과 학교에서의 폭력에도 끝없이 침잠하려는 소년에게 전달된,

 첫 번째 왕자의 이야기.

 이 이야기의 핵심은, 어떠한 행복한 결말을 향해가는 길이 온전히 착하고 순수한 것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리라 생각합니다. 자신이 감히 해치울 수(없앨 수) 없을 존재 앞에서 소년의 내면에 커가는 부정적인 감정들과 억제에 대한 강박적인 괴로움을, 조금은 덜어낼것을, 넌지시 전합니다. 이와 함께 좋은 왕의 된 왕자의 모습에서, 오늘의 어떠한 상황과 선택이 무조건적인 결말로 이어지는 것이 아님을, 소년 역시 자신이 가진 '가능성'이 있음을 전해줍니다.

 

 자신이 믿어왔던 것들에 실망하게 되는, 그럼에도 믿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소년에게 전달된,

 두 번째 목사의 이야기.

 믿음으로 사람을 획책한 또 자신이 바라는 것을 위해 원래의 믿음까지 부정한(믿지 못한다 여긴 믿음으로 도피한) 못난 목사의 이야기를 외피로 하고 있지만, 이 이야기의 핵심은, 사실 믿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현실대로 흘러간다는 것이리라 여겨집니다. 나의 바람, 믿음, 간절히 바라는 기적에 빗겨나 자신의 길을 가는 운명을 두고, 소년에게 필요한 것은 약제사가 깨닫게 해준(약제사는 목사가 뭐라했든 목사의 아이들을 구할 수 없었을 겁니다.), ''자신의 믿음'이 만든 세상을 깨닫는 것'이리라 여겨집니다.

 

 끝으로 자신의 분노를 드러내는 소년의 모습에게 전달된,

 세 번째 자신이 드러나자 더욱 씁쓸해진 투명인간의 이야기.

 어떠한 삶에서 무언가 결정적인 변화 특히나 자신이라는 존재를 어떠한 감정으로 드러낸다는 것이, 사실 자신을 둘러싼 세상에서 어떠한 대단한 상승 또는 하강을 만들어내지 않으리라는, 가장 메말랐지만 지금 막 그 지점들을 연거푸 지나려하는 소년에게 가장 필요한 이야기이리라 여겨집니다.

 

 이 모든 이야기들은, 그 앞 뒤에 존재하는 소년의 상황/경험과 마주 되어 있습니다. 마치 세 가지 이야기는 소년의 경험과 생각들이 동화화된 듯 보입니다.

 
 
 
 

 이러한 세 가지 이야기 끝에, 소년은 자신의 진실을 마주 하게 됩니다. 그리고 소년이 그 진실을 마주하게 된 순간, 각각의 이야기는 소년이 그 진실을 받아들일 힘을 가지게 하는 (어쩌면 어린 시절 우리를 성장케 한 동화 같은) 성장의 밑거름으로 변화합니다. 소년은 착한 이야기를 위해 착해야만 하는 것도, 절실한 바람을 이루기 위해 당연한 것을 잃고 맹목적이 되는 것도, 완전한 자신이 되고자 자신을 표출해내는 것도, 정답이 아님을 이야기를 통해 경험하게 됩니다.

 이야기들은 역설적으로 소년이 자기 자신과 주변을 불완전하지만 온전하게 마주 하게 만듭니다.

 

 소년은, 몬스터가 늘 찾아온 바로 그 시간에, 자신만의 이야기를 시작하게 됩니다.

 

 그렇게 소년은, 자신의 삶의 주인공이 됩니다.

 

 

 

 영화 속 주인공 코너도, 그의 어머니도, 또 그 부모님, 또 그 부모님도 경험했을 바로 그 시기의 아픔과 고단함, 치열함과 침잠됨은 어쩌면 이 영화를 보는 대부분의 관객분들이 경험했을, 삶의 불가항력적인, 필연적인 무언가를 거쳐온 시기를 떠올리게 만듭니다.

 

 어쩌면 그 안에서 우리는 위로 받고, 또 누군가를 위로해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로 영화에 대한 감상을 마치고자 합니다.

 

 

 

 참고로 후안 감독은 2018년 개봉 예정인 쥬라기월드 : 폴른킹덤 의 연출 또한 맡고 있습니다. 후안 감독이 그린 쥬라기월드 또한 기대해보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P.S. 사족이지만 아역배우 연기 정말 잘 하더군요. 근데 이 아역배우 볼수록 엑소의 첸을 닮은 것 같은...

 

 P.S.2. 시고니 위버, 시간을 따라 멋지게 흘러가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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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좋은 후기 잘 보았습니다 ^^
우리들은 모두 가슴속에 몬스터를 품고 사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23:53
17.09.27.
soulidation 작성자
pink플로이드
너무 덧글이 늦었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15:02
17.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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