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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은 외로워] 인간이 겪는 소외감을 주제로 한 영화. (스포 있음)-- 유동식 큐레이터님 해설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칸타빌레
7520 2 10

20170813_201844.jpg

 

영화 '태양은 외로워' 를 큐레이터님 해설과 함께 만나고 왔습니다. 다음은 유동식 큐레이터님의 해설을 정리한 내용입니다.

 

--- 이 영화는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감독님의 소외 3부작 중 한 작품입니다. 정사 (1960), 밤 (1961), 태양은 외로워 (1962) 이렇게 세가지 작품을 통해 그 당시 현대인들이 겪고있었던 '소외' 라는 감정을 표현하고자 하였습니다.

 

첫 장면에서 빅토리아와 리카르도는 헤어지는 상황의 연인 사이임을 단번에 알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어떠한 이유로 헤어지는지 영화는 자세히 설명해주지 않습니다. 그들이 느끼는 정서, 감정을 머리로는 이해할수 없었지만 감정적으로는 이해가 가는 부분이어서 흥미로웠습니다.

 

리카르도와 헤어진후 빅토리아가 만나는 남성은 어머니가 주식거래소에 다니며 알게된 삐에로 라는 사람입니다.

 

빅토리아와 삐에로는 서로 극단적으로 다른 인물입니다. 

 

빅토리아는 느릿느릿 걸어다니고 생각에 잠긴 채 멍하니 어딘가를 바라보는 인물인데 반해 삐에로는 주식거래소에서 행동하는걸 보았을 때 소리지르고 뛰어다니며 직설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내뱉는 인물입니다.

 

엄마는 삐에로에 가까운 인물로 묘사되며 돈을 중요시하며 주가가 떨어지자 이거 조작된거 아니냐며 은연 중에 사회주의를 비판하기도 합니다.

 

영화가 제작된 1962년은 이탈리아가 1,2차 세계대전을 겪고 난 이후 극심한 가난 속에서 급격한 경제부흥을 이룬 직후여서 국가가 주도적으로 기간산업을 발전시키며 유럽 안에서도 독보적으로 경제성장을 일으키면서 자본주의가 빠르게 도입됩니다.

 

어머니는 전쟁을 겪으며 아이들을 키워냈기 때문에 가난을 극도로 두려워합니다. 그러나 빅토리아는 가난을 직접적으로 경험한 세대가 아니며 오히려 풍요로운 환경에서 자랐기 때문에 둘 사이에 세대차이가 존재하게 됩니다.

 

이에 반해 삐에로의 집을 보면 태어날때부터 부자였음을 알수 있습니다. 어머니와 삐에로를 보면서 빅토리아는 자연스럽게 고민과 고뇌를 하게 됩니다.

 

전통에 속하는것도 아니고 현대에도 속하지 않아서 그 대안으로 이웃집 여성의 집에 놀러가서 아프리카 문화와 사진을 보며 관심을 가집니다. 

 

이웃집 여성은 케냐의 자연환경을 예찬하지만 그곳의 원주민들을 원숭이로 표현하며 전형적인 유럽 서구사회의 제국주의적 시선을 유지하는 모습입니다. 

 

반면에 빅토리아는 원주민들을 매력적인 원숭이라고 부르면서 아프리카 문화에 관심을 가지는데 이는 전통, 현대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빅토리아로써는 새로운 가능성이자 대안의 관점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또한 빅토리아는 "참 사는게 복잡하다. 심지어 사랑하는것 조차 어렵다" 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이게 바로 영화의 주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현대화되고 삶은 편리해지고 깔끔해진것 처럼 보이지만 사람들이 느끼는 고독감은 극심해지고 있고 과거에 맺어졌던 관계가 깨지고 있는 여건 속에 놓여있습니다.

 

맨 마지막 장면은 빅토리아와 삐에로가 자주 사랑을 속삭였던 사거리를 풍경으로만 보여주고 영화는 끝이 납니다.

 

약 7분 20초 동안 44개의 장면이 등장하는데 빅토리아와 삐에로는 끝내 등장하지 않습니다. 관객들로 하여금 밤 8시에 이 둘은 꼭 만날거라고 예상하며 계속 기다립니다. 공간속에서 계속 기다림을 관객에게 요구하지만 이는 의미없는 장면입니다. 이를 '죽은시간' 이라고 부릅니다.

 

상업영화에서는 주로 편집하면서 많이 삭제되는 장면인데 이런 장면을 안토니오니 감독님은 중요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현실이며 때로는 의미없이 흘러가고 잉여의 시간도 있지만 이러한 시간까지 포함해야 그게 진짜 사실주의라는 생각을 가지고 계신것 같습니다. 

 

두 주인공이 끝끝내 나오지 않는 기다림은 마치 쓸쓸함을 체험하게끔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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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찬욱 감독님이 사랑하는 영화인 이번 특별전을 통해 영화 '태양은 외로워' 를 처음 감상했는데 형식미를 매우 간결하면서 인상깊게 드러내며 자신이 이야기하고자하는 주제의식을 극명히 보여주는 안토니오니 감독님의 면모를 볼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영화의 원제는 L' eclisse 로 이탈리아어로 일식 이라는 의미입니다. 두 남녀주인공이 마지막 장면에서 끝끝내 약속장소에 나타나지 않게 되자 때마침 일식이 시작되면서 영화는 끝이 나게 되는데 이는 달에 의해 태양이 가려지게 되는 현상을 일식이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는 태양이 마치 외로워보이는 것처럼 느껴져서 한국어 제목으로는 '태양은 외로워'로 지었을거란 생각이 듭니다.

 

태양이 외로운것처럼 빅토리아와 삐에로 사이에는 알수 없는 간극이 보였고 이러한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헤어짐으로써 둘은 여전히 외로움, 그리고 고독에 젖어있는 상황을 묘사하여 이 영화의 주제의식을 나타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당대 최고의 미남배우로 손꼽혔던 알랭드롱의 모습과 매력적이면서 관능적인 모습으로 등장한 모니카 비티의 연기를 스크린으로 볼수 있어서 너무 좋았고 기회가 된다면 2회차 관람을 하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인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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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1등
'태양은 외로워'라는 제목은 알랭 틀롱의 히트작인 '태양은 가득히'를 다분히 염두에 둔 작명이였겠죠. 르네 클레망의 영화를 생각하고 극장에 갔다가 낚였을 당시 관객들이 상상이 됩니다. ^^
21:19
17.08.13.
플라시보

 앗! 알랭 드롱의 히트작을 고려한 제목이군요! 아직 고전영화를 접한지 얼마 안되서 모르는부분이 많네요.ㅜㅜ 자세한 정보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21:51
17.08.13.
2등
TV로는 여러번 봤지만 극장 스크린으로 보고 싶어 예매는
해뒀는데,취소안할 수 있기를.
21:26
17.08.13.
해피독

이미 여러번 보셨군요! 두 주연배우의 빛나는 외모와 뛰어난 연기를 스크린으로 볼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21:54
17.08.13.
3등
오늘 관람하고 뒤늦게 검색해서 글을 읽었는데 정리 내용이 정말 좋습니다. 오늘 이상용 평론가의 토크와 안겹치는 부분이 많아 더 많은것을 알아가게 되네요.
23:23
17.08.17.
SASN

앗! 오늘 이상용 평론가님 토크에 참석하셨군요! 평론가님께서는 어떤식으로 해설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00:33
17.08.18.
칸타빌레

일단 ppt를 준비해오셨고 줄거리를 복기해나가는 방법으로 진행하셨어요.

엄마를 비롯한 여러 인물과의 관계를 통해 소통의 부재를 이야기 하셨고, 초반부 빅토리아가 창밖의 자연(나무들)을 바라보는 장면이 인상깊었다고 했네요.

죽은시간에 대해서는 의미없어보이는 인서트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 우리가 일상속에서 한눈을 팔거나 잡생각을 하듯 지극히 현실적인 쇼트들이라는 이야기도 하셨네요.

또한 모험에 대한 갈망은 있지만 실현하지 못하는 그녀의 모습을 '모르겠어'라는 대사 및 케냐씬과 비행기씬 등을 통해서 볼 수 있다 하였습니다.

평론가님의 의견은 전체적으로 공감이 갔어요.

 

추가로 제목에 대한 이야기는 첫댓글 작성자 분의 이야기를 똑같이 하셨습니다. 본인의 추측이라고 하네요.

 

부족할 수 있지만 급하게 적었네요.. 여기까지가 제 요약입니다.

 

01:47
17.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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