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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수다 '바람에 젖은 여자' 초간단 리뷰(휴먼조님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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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화 상영 전 '로망포르노리부트프로젝트'라며 5개 작품을 소개하는데 '바람에 젖은 여자'를 보면 이 다섯 작품 중 3개를 본 것이다('암고양이들', '안티포르노'). 이쯤되니 오기가 생겨서 보지 못한 두 작품('사랑과 욕망의 짐노페디', '화이트릴리')도 마저 보고 싶어졌다. "왜 이들은 로망포르노를 리부트하는가"에 대한 해답이라도 찾아야 직성이 풀릴 것 같았다. 이 '해답'에 대한 갈망은 '바람에 젖은 여자'를 보고 더욱 커졌다. 그 정도로 이 영화는 독특했다. 지금까지 본 3개의 '로망포르노' 중 가장 난해한 것이 '안티포르노'라면 가장 개성 강한 것이 '바람에 젖은 여자'다(가장 공허한게 '암고양이들'이다). 

 

2. 일단 '바람에 젖은 여자'는 알 수 없는 바닷가에서 알 수 없는 삶을 사는 남자가 알 수 없는 여자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어느 일본의 숲 속에서 벌어진 이야기같지만 이 공간과 이 사람들은 철저하게 낯선 세계관의 산물이다. 영화는 이처럼 공간을 낯설게 만든 다음 자기 마음대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시종일관 엉뚱하게 야한 여자 시오리(마미야 유키)는 코스케(나가오카 타스쿠)를 '아주 이상한 방법'으로 유혹한다. 그리고 시오리의 유혹은 마치 전염이라도 되는 것처럼 영화 속 모든 인물을 '에로틱'하게 만든다. 그리고 기어이 '광란의 섹스파티'가 벌어지게 된다.

 

3. '바람에 젖은 여자'는 대단히 웃긴 영화다. 이 영화가 웃기는 방식은 흡사 공개 코미디처럼 '엉뚱함'에 기반을 두고 있다. 그리고 관객은 빵 터지고 행동은 웃기지만 연기하는 이들은 세상 진지하다. 아주 작정하고 코미디 영화를 만들겠다는 심보다. 그리고 그 효과는 굉장했다. 이 영화는 대단히 웃기다.

 

4. 하지만 이 영화의 정체성은 '로망포르노'다. 10분에 한번씩 흥에 겨워야(야해야) 하며 그 흥겨움을 표현하는데 전력을 다해야 한다. '로망포르노'의 룰에서 이 영화가 얼마나 충실했는지 분명 따져봐야 할 일이다. 먼저 "10분 간격이었는가"에 대해 초시계를 들고 재보진 않았지만 몇 번 건너 뛴 기분이긴 하다. 물론 감독이 "이것도 흥겨움이었다"라며 설명을 해준다면 나는 수긍을 할지도 모르겠다. 

 

5. 이제 "흥겨울때 얼마나 최선을 다했는가?"라는 물음에도 답을 해야 할 것 같다. 사실, 이전에 봤던 두 편의 로망포르노('암고양이들', '안티포르노')는 흥겨움(야함)과는 별 상관이 없는 영화다. '암고양이들'은 건조하고 서글펐다. '안티포르노'는 공격적이고 강렬했다. 그렇다면 '바람에 젖은 여자'는? 저돌적이고 유니크하다. 그리고 뒤에 가서는 기어이 흥겹다. 마치 UFC를 하듯 남녀가 격렬하게 치고 받으며 에너지를 발산하다가 나중에는 흥이라는 것이 폭발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순간에 영화는 다른 것에 눈을 돌리지 않고 오로지 이 흥겨움에만 집중한다. 아마 지금까지 본 로망포르노 중에서 제일 야하지 않았나 싶다. 

 

6. '바람에 젖은 여자'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워낙 독특하고 신선한 이야기인 탓에 섣불리 덤볐다가는 적응 못하고 나올 수 있다. 그리고 특이한 거 좋아하고 흥에 넘치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는 맞춤양복처럼 몸에 잘 맞을 수 있다. 관객은 자신의 영화 성향이 어떤지 이 영화를 보고 판가름할 수 있을 것이다. 

 

7. 결론: 야한 영화다. 그 점 알아두고 극장에 가는 것이 좋다. 

수위아저씨
72 Lv. 1158625/120000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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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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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1등 라차가 17.05.20. 12:32
후기 잘 읽었습니다~
+ 만족하셨군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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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 이안커티스 17.05.20. 14:12
부산영화제에서 3편다 했었죠.. 화이트릴리백합은 여성동성애백합물, 짐노페디..은 그런대로 저는 재밌게봤었는데 바람에젖은여자가 그중 반응이 제일좋던 로망포르노 3편중 하나 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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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등 휴먼조 17.05.20. 14:42
리뷰 잘 보았습니다.(초간단.......은 아닌 것 같지만요....ㅋㅋ)
약속 때문에 양도했고 사실 별로 볼 마음이 그닥 땡디지는 않았는데 리뷰 읽고 23(화) 메박GV 예매했습니다.
사실 80년대 한국 에로영화를 그리워하는1인이기도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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