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 원](긴글)베를린 레이저 아이맥스에서 본 후기
예. 얼마 전 40일간의 유럽여행을 끝마치고 어제 한국으로 왔습니다.
아침에 신호가 오던 것이 저녁에만 오는 걸로 봐선 아직 시차적응도 안 된 것 같습니다. 허허...
이번 여행에서 저는 특이한 걸 시도를 하기로 했습니다.
'로그 원을 외국 아이맥스에서 보고 오자!'
예. 그렇습니다. 생각해보니 로그 원이 제가 한국에 왔을 땐 아이맥스에서 다 내려갈 각이였던 거예요. 너의 이름은.도 그런 걱정을 했지만 그건 그렇지 않았고 로그 원의 성적은 정말로 눈물이 다 납니다...ㅠㅠ
어쨌든 그렇게 유럽의 어떤 아이맥스가 좋을까 고민하던 중 위키피디아의 아이맥스 정리 문서를 찾았습니다. 제가 뽑은 후보군은 딱 세 곳이였습니다.
-영국 런던 엠파이어 레이저 아이맥스(무려 100년이 넘은 극장!)
-파리 디즈니랜드 레이저 아이맥스(따끈따끈한 신형 극장!)
-베를린 소니 센터 레이저 아이맥스(독일 최대의 아이맥스 레이저!)
이 세 곳을 두고 고민하던 중, 파리는 디즈니랜드가 너무 멀어 탈락, 영국은 그때쯤이면 다른 영화가 상영하는 것 같아 탈락. 그렇게 해서 베를린 방문일 중 1월 3일에 베를린 아이맥스에서 관람하게 됐습니다.
예약에 대해 이야기를 하자면, 우선 한국이랑은 시스템이 좀 다릅니다. 한국은 예매일도 예고 없이 한 번에 일주일 또는 3일간의 스케쥴이 뜨는 반면에 독일은 1일 1스케쥴 방식이더군요. 일주일 전에 그 날의 스케줄을 공개하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생각보다는 예매하기가 쉽습니다. 게다가 그 때는 독일에 트럭 테러가 터지고 2주일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아테네에서 로마로 이동하는 배 안에서 그 소식을 접하고 얼마나 놀랐던지요. 실제로 테러가 터진 카이저빌헬름교회 앞엔 수많은 꽃들이 놓여 있습니다. 아무튼 그런 연유로 가운데 자리도 예매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예매 오픈 당일에 들어가보니 가운데 명당이 거의 전멸 상태에 있었습니다!! 세상에, 그 때 눈이 돌아서 밀라노 가는 기차 안에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황급히 조금 뒷 열의 좌석을 예약했습니다. 그런데 결제를 영화관에 가서 하라더군요. 이 때까지만 해도 저는 예매에 실패한 줄 알고 반신반의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1월 3일이 되고 저는 독일의 초고속열차 ICE를 6시간동안 타고(빠르긴 진짜 빠릅니다.) 베를린에 도착했습니다. 그 때 베를린은 바람도 많이 불고 비도 오는 최악의 날씨였습니다. 세상에, 우산이 뒤집혔다니까요! 그 와중에도 길거리에서 커리부어스트도 먹고 사진도 찍었습니다(...) 바람이 너무 불어 사진이 죄다 흔들려 여러분께 제공해드릴 수 없는 점 양해바랍니다. 이미 형체가 없어요...
밤 6시가 되어 슬슬 소니센터로 이동했습니다. 이제부턴 사진과 함께 글을 올립니다!
아 참, 그 전에 여기 얘길 먼저 해야겠군요. 베를린에서 만난 양념치킨입니다. 이름은 ㅇㄱㄹㅊㅋ이니 알아서 구글 잘 돌려보세요! 어쨌든 이 집은 이미 베를린에서도 맛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근데 날씨가 날씨인지라 손님이 얼마 없더군요... 그래도 오랜만에 먹은 양념치킨이라 그런지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정말 강추합니다. 배고프시죠? 후후...예고 없이 위꼴 테러를 좀 해봤습니다.(물론 사진을 못 찍어 효과는...)
소니 센터로 이동 중에 찍은 옛 베를린 장벽의 터입니다. 다음 날 찰리 검문소를 방문하고 나니 이 사진이 좀 색다르게 보이더군요. 분단의 역사 뒤엔 아이폰7 광고가 떡하니(...)
그렇습니다. 여기가 바로 소니센터입니다. 아이맥스가 2층에 있고 나머진 죄다 지하에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8시 상영인데 30분전에 문을 열어줘서 약 1시간 30분 동안 기다려야 했습니다. 여기 정말 춥습니다. 바람이 장난 아니예요...
응? G열이면 꽤 좋은 자리 아니냐고요? 베를린의 경우는 특이하게 맨 뒷자리가 A열입니다. 그렇다는 것은 제가 본 자리는...어후 눈물이 앞을 가리네요...내 명당자리...ㅠㅠ 그래도 나중에 설명하겠지만 자리배치를 잘해놔서 보는 데 지장은 없었습니다.
상영작이 로그 원이라 그런지 상영관 앞에 이런 걸 만들어놨더군요. 백인 아저씨들이 특이한 포즈 많이 취했습니다. 근데 영어 상영이라 그런지 독일어보단 영어가 좀 더 많이 들리더군요(...)
그리고 무려!!! 아이맥스 포스터를 줬습니다!!! 사진 뒤에 보이는 건 호텔 침대입니다. 비즈니스 호텔이라 그런지 정말 좁아요(...) 아무튼 선착순 증정 이런 게 아니고 그냥 아이맥스만 보면 줍니다!! 독일이 이런 건 참 세심해요.
그리고 아이맥스관에 들어가서 앉자마자 제가 마주한 풍경은 이렇습니다.
...맞습니다. 그냥 천호 정도 크기입니다. 형형색색 레이저를 비췄을 뿐 크기나 분위기나 그냥 천호였어요. 근데 의자가 가죽으로 돼 있습니다. 이게 참...가죽인건 좋은데 너무 더워요;;;
이 뒤론 사진을 찍을 수가 없어 그냥 글로 설명합니다.
광고가 나옵니다. 수십 가지의 광고가 독일어로 나옵니다. 쏼라쏼라 거리는 와중에 제가 놀란 게 있습니다.
광고가 아이맥스 크기로 나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요. 거짓말 안 하고 아이맥스 크기로 나옵니다.
그렇게 약 15분간의 광고 시간이 있은 후에 예고편...이 나오기 전에, 대피 장소와 아이맥스 설명 시간이 있어야겠죠? 그런데 이 아이맥스를 설명하면서 화면이 투명해집니다. 그러더니 뒤에 있던 상영 장비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나선 보통의 아이맥스 화면으로 복귀합니다. 이거 되게 신기하더라고요. 그와 함께 이 아이맥스관에 대한 설명을 덧붙입니다. '독일 최대의 아이맥스', '유럽에서 몇 안 되는 크기의 아이맥스' 등등...
그리고 예고편을 틀어줬습니다. 로건 아이맥스 예고편이 나오더라고요. 울버린 시리즈에 큰 관심이 없었지만 아이맥스 예고편을 보고는 관심이 조금 생겼습니다. 사실 미녀와 야수 또는 가오갤 2 예고편이 나와 주길 바랬지만 뭐...이 정도면 만족이였습니다.
그런데 또 예고편이 나왔습니다!! 게다가 이번엔 미녀와 야수 예고편입니다!! 세상에, 예고편을 두 개나 틀어주다니...근데 이건 아이맥스 상영작은 아니더군요(...) 물론 예고편의 비주얼은 야수 빼고 전부 다 훌륭했습니다.
그리고 로그원을 봤냐고요? 아뇨, 또 예고편이 나왔습니다. 그것도 개봉 6달 남은 스파이더맨 홈커밍의 예고편이 나왔습니다!!! 그 때부턴 정신을 놓아버렸습니다. 아이맥스로 보여주는 스파이더맨의 활강씬은 정말 예술이더군요. 마블 이자식들...
이쯤 되면 예상하셨겠지만 예고편이 또 나왔습니다. 이번엔 그레이트 월의 예고편이였습니다. 이건 좀...보기만 해도 CG티가 나는 군단이 몰려와서 실망했습니다. 실제로 평도 좀 그렇더군요.
이제 영화 보여주겠구나 싶을 때쯤...그렇습니다. 또. 근데 다행히도 이게 마지막이였어요. 무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의 예고편이 나왔습니다!! 앞의 구린(...) 그레이트 월 예고편을 봐서 그런지 아이맥스로 보는 가오갤 2 예고편은 아름다웠습니다. 사람들이 많이들 웃더군요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이제 로그원...이 나오기 전에, 이 때는 전 세계 아이맥스관에서 덩케르크의 5분 선행 상영이 있었던 때였습니다. 그러니까 따지자면 총 6개의 예고편을 보여준 셈이 됩니다. 우와...베를린의 인심이 이리 후했나요? 어쨌든 이 5분 상영된 덩케르크는 기대만큼 나왔습니다. 한스 짐머 이 사람이 또 엄청난 음악 효과를 냈더군요. 네...자세한 건 반년 뒤에 만나도록 하죠.
어쨌더나 인생 처음으로 자막 없이 영화를 봤습니다. 그게 하필이면 또 로그 원...그래도 반 정도는 알아들을 수 있었습니다. 반을 못 알아들어서 그런지 영화 자체는 평범하게 잘 만들어진 영화로 느껴졌습니다. 그 와중에 여기서도 드로이드를 개그 캐릭터로 쓰더군요ㅋㅋㅋㅋㅋㅋ 요약하자면 하나의 장대한 교과서를 보고 온 느낌이였습니다.
영화 얘기는 여기까지 하고 아이맥스 효과 관련 이야기를 하자면...화질이 끝내줍니다. 천호에서 여태까지 본 건 아이맥스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았어요. (과장 좀 보태자면 견자단 모공까지 보일 정도였습니다.) 사운드는 거의 M2관 수준이였습니다. 제가 여태껏 간 사운드 전용관들과 비교해도 여기가 결코 뒤쳐지지 않았어요.
어쨌든 이렇게 아이맥스 관람을 마치고 호텔에 와서 잠을 자는 걸로 하루 일과를 마쳤습니다. 어떠신가요? 여러분도 혹시 유럽의 아이맥스 레이저를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개인적으로 다음에 아이맥스 레이저관을 간다면 영국의 엠파이어 관을 한 번 가보고 싶네요. 그 전에 천호에 다시 익숙해질 수 있을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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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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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케르크 프롤로그까지... 시기 진짜 잘잡으셨네요 ㅋㅋ 부럽습니다 ㅜ
저는 얼른 용산에 뉴 아이맥스가 들어오기만 기다리네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