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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극장판, '공각기동대 1기'를 봤습니다(스포)

호롱이오
2604 3 2

오시이 마모루의 '공각기동대 - Ghost in the Shell'을 봤습니다.

 

1995년 작이니깐 20년이 지난 작품이니 별로지 않을까 싶지만

 

심오하고 미래를 미리 내어다 본 내용,

 

무엇보다 당시 일본은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버블 경제 붕괴로 인해서

전처럼 애니에 돈을 갈아넣을 상황이 아니었음에도

프레임마다 살아 숨쉬는 디테일과 역동적인 표현력에 

 

감독 양반이 불후의 명작을 만들었다고 인정할 수 밖에 없겠더군요.(20년이 지나서도 덕질하는 호롱이..;ㅅ;)

 

*2029년에

네트워크 기술이 엄청나게 발달하여

사람들은 사이보그(로봇 몸), 전뇌(사이보그에 자신의 뇌를 넣는 행위, 또는 뇌에 네트워크와 연결될 장치를 하는 행위), 해킹 등이

일반화되어있는 세상이지만

아직 국가나 민족이 분리되지 않는,

즉 네트워크 혁명의 과도기에 있는 시대배경의 이야기입니다.

 

제가 가장 이해하기 힘들었던게

전뇌였습니다.

 

과연 전뇌처럼 사이보그에 자신의 뇌를 넣기만 해서 '자신'을 인식할 수만 있다면

이건 신의 영역에 들어간게 아닐까요.

 

과연 뇌만 옮긴다면, 그 안에 '내 자신'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영혼'도 딸려가는건가?

'영혼'이란게 뇌에서 발생한 하나의 화학작용이라는 '자아'라는 것인가?

만약 전뇌가 정말로 가능하다면 인간은 뇌가 죽지 않는 이상 '영생'을 얻은 것이 아닌가?

 

영리하게도

감독은 이 문제를 주인공 쿠사나기 모토코 소령에게 투사합니다.

 

모토코는 전신 사이보그로

(보통 이 시대 사람들은 특별하지 않고서야 전신 사이보그를 하지 않고, 전뇌 수준이나 몸이 망가진 곳을 교체하는

정도의 사이보그화에 그칩니다)

자신의 육체는 이미 버린지 오래고, 평생을 사이보그로 살아와서인지

자신의 고스트, 영혼의 목소리(영감과 가까움)에 귀기울이고

지금 사이보그에 갖혀 있는 자신이 과연 '온전한 자신'인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고뇌합니다.(자신이 여자인지도 불확실해합니다)

 

*쿠사나기 모토코 소령은

공안 9과라는 곳의 소속으로 여러 테러에 대응하는 수상 직속 기관인데

동료로는 바트(소령을 좋아함), 토구사(전뇌만 사이보그화, 가장 현재의 인간과 가까움)

등이 있는데

최근에 여러 테러들이 발생합니다.

 

*중심 줄거리는

그 테러의 중심엔 '인형사'라는 인물이 있고, 모토코는 '인형사'라는 인물에 집착하고 인형사를 회수했습니다.

 

알고보니 '인형사'는 인간이 아니지만, 자신이 생명체라고 인식하는, 그렇다고 지금까지 지구상에 없었던

"신종"인 네트워크에서 자체적으로 태어난 바이러스였습니다.

 

사이보그 안으로 도망쳐온 '인형사'는 자신을 생명으로 간주하고 망명을 요구하게 됩니다.

 

인형사 테러의 배후에 있던 공안 6과는

이 모든 것을 공안 9과의 책임으로 넘기고

'인형사'를 되찾기 위해서 9과 내에서 테러를 일으키고 '인형사'를 탈취합니다.

 

모토코는 '인형사'와 전뇌 접속을 하기 위해 '인형사'를 쫓습니다.

 

모토코가 자신의 고스트와 자아의 확신에 대한 대답을 줄 거라는 막연한 고스트의 외침을 들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알고보니 인형사는 모토코를 유심히 지켜봐왔으며

그녀와 융합을 하기위해 유인한 것이었죠.(간단히 말하자면, 이 모든 것은 인형사의 계략이었다! 랄까요)

 

*줄거리는 몹시 복잡한 듯 하지만,

막상 뼈대는 굵직합니다.

 

인형사는 네트워크에서 발생한 '생명'인데

과연 이것을 '생명'이라 부를 수 있는가?

 

인간이 자기 자신을 '온전한 자기 자신'이라 부를 수 있는 확신은 어디에서 오는가?

 

인간의 삶과 죽음에는 어떠한 목적이 있을까?

 

사춘기나 오춘기 때 다들 해봤음직한 상당히 심오한 철학적 의문이죠...

 

인형사의 목적은 인간인 모토코와 융합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자신이 비록 네트워크에서 발생해서 죽지도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생명이 생명답기 위해선 끊임없는 죽음과 정보의 리셋으로 새로운 상황을 부딪혀서 진화를 이루어가는 것에 있는 것이죠.

 

즉, 살기 위해선 죽음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생명체, 그 중에 인간의 삶을 보자면 일생을 먹고 자고 싸고 번식하면서 보내다가

결국 병을 얻고 죽고 맙니다(사고사 제외)

 

이런 무의미해 보이는 인생의 목적은 어디 있는 것일까요?

 

결국 생명체는 진화를 이루기 위해 살고 죽습니다.

 진화가 이루어질 때마다 인간은 더 완전해지기에 진화를 멈출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더군다나 멈추고 싶다고 멈춰지는 것도 아니고 말이죠.

 

*

더이상 새로운 종이 발생하지 않을 것만 같고

네트워크 혁명은 정말로 신의 영역에 다가간듯합니다.

 

뇌가 죽지 않는다면 영원히 살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럼 영생은 반대로 진화를 멈춘 것이기도 합니다.

 

끝없이 죽고 살고를 반복하면서 얻어낸 진화의 가능성을

영생을 얻음으로써 그 자리에 정체되고 마는 일종의 저주를 얻게 되는 것이죠.

 

죽지 않고 산다면 그 사람의 육신과 정신은 그냥 그 자리에 정체되고

새로운 병에 대한 면연력과 가능성을 없애버린거나 다름 없는 것인거죠.

 

인형사와 모토코는 그런 것을 부정합니다.

그래서

인형사는 생명적인 부분(죽음)이 필요한 진화적인 관점에서 모토코와의 융합을 원하고

모토코는 네트워크와 인간이라는 종의 융합으로써 완전하 자신을 얻는 관점에서 융합을 원합니다.

 

둘의 이해관계가 일치하여 둘은 융합하고

네트워크에서 태어난 존재와 인간이 융합한

완전히 새로운 뿌리를 내릴 종이 탄생한 것입니다.

 

*마지막 하이라이트 장면에서

기갑 탱크 사이보그가 모토코와 싸우는데

싸우는 장소가 박물관입니다.

 

중간에 탱크가 총격을 가하다가

종의 기원이 그려져 있는 생명의 나무를 쳐부수는데

 

이것은 기존의 종에서 벗어난 '전혀 새로운 종의 도래'를 알려주는 영리한 연출이었습니다.

 

총평

*모토코는

tv판이 가장 예쁜 거 같네요.

이 극장판에서는 의도적이겠지만, 완전 중성적이었습니다.

 

*공각기동대 극장판 2기는

이것보다 2배는 더 우울하고 몽환적입니다.

주인공은 바트인데

처음 볼 땐 뭔 내용인지 몰라서 욕하다가 점점 빠져들 수 밖에 없더군요.

 

애니에서 디스토피아적 미래의 선구자하면 아키라랑 공각기동대 아닐까 싶습니다.

 

*영화 공각기동대는

스칼렛 요한슨이 나온다던데

너무 cg 범벅만 아니었으면 하네요.

 

*만약 극장판이 너무 어렵다싶으시면

tv판 1기를 추천드립니다..

2기랑 3기는 전 별로였는데

1기는 정말 잘 만들었습니다. 물론 여전히 용어같은게 어렵지만 말이죠.

극장판보단 가볍습니다.

 

*밈이라는 단어가 있죠.

 도킨스가 만들어낸 용어로

유전처럼 문화적인 것들도 밈이라는 개념을 통해서 유전된다는 것이죠.

 

그럼 과연 사람의 기억과 경험들도

물론 죽으면 리셋되지만

그것을 간직한 고스트는 밈을 통해 다음 세대로 진화를 이루어나가는 밑거름이 되지 않을까요?

영혼이 영원히 이어나가서 전혀 새롭지 않지만, 끊임없는 진화를 통해 새로워지는 것이죠.

온전한 나 자신은 없는 동시에 새로워지는 겁니다.

 

*다 쓰고 보니깐

제가 왜 이걸 썼는지 모르겠군요 ㅎㅎ

그래도 읽어주신다면

읽어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

호롱이오
15 Lv. 21690/23040P

 

COWBOY BEB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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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애니가 처음 나왔을 당시엔 좀 어려웠는데...

지금은 오히려 개념들 파악하기가 쉬워졌죠.^^

시로 마사무네의 원작 코믹스가 사실 앞날을 잘 내다봤다고 봅니다.

21:14
16.11.07.
golgo

ㅎㅎ 맞아요. 요즘엔 개념이 잘 와닿는다는.

최신 극장판들이나 그런건 죽 쑤고 있어서 가슴아프네요 ㅠ

감사합니다

00:01
16.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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