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크모드
  • 목록
  • 아래로
  • 위로
  • 댓글 6
  • 쓰기
  • 검색

<리얼페인>을 보고 (스포O)

폴아트레이드
1140 5 6

IMG_9945.jpeg.jpg

제시 아이젠버그가 각본과 연출을 맡고 엠마 스톤이 제작에 참여한 <리얼 페인>을 보고 왔습니다.

 

오프닝에서부터 녹턴을 위시해서 에튀드, 화려한 대왈츠 등 쇼팽의 곡들이 전반적으로 흘러나옵니다. 극 중 배경이 폴란드인지라 폴란드 출생으로 추측되는 쇼팽의 서정적인 곡들이 사용된 것 같습니다.

 

제시 아이젠버그가 연기한 데이비드란 인물은 정작 자신의 발임에도 사느라 바빠 한 번도 유심히 본 적 없는 예쁜 발을 가지고 있는데 할머니의 그것을 닮았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유전적으로 윗세대를 닮게 되는 건데 유사점을 잊고 살던 데이비드가 이번 여행을 통해 캐치함을 은유적으로 잘 묘사해낸 셈입니다. 후반부에 데이비드가 제 발을 살펴보기도 하니까요. 

 

여행은 할머니의 고향 탐방이라는 사적인 여행과 유대인에 대한 역사 투어와 함께 진행됩니다. 그리고 본격적인 역사 투어에 앞서 가이드가 경고의 말씀을 하게 되죠. 이것은 아픔에 관한 여행이라는 겁니다. 동시에 한 민족을 기념하는 여행이라고요. 그런 즉 이 영화는 아픔에 관한 영화이며, 그 아픔은 개인의 아픔인 동시에 한 민족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영화인 겁니다.

 

영화는 내내 키에런 컬린이 연기한 벤지라는 인물을 통해 통념적이라는 이유로 아무렇지 않게 행해지는 것들에 대해 불편하다며 목소리를 냅니다. 홀로코스트 여행이면서 일등석을 탄다던가 유적지에 대한 설명이 통계적이고 사실적이라 과하다던가. 불편할지언정 그렇게 현실을 꼬집으면서 떠나간 이들을 ‘기억‘하는 이 영화만의 방법인 겁니다. 

 

그렇다고해서 마냥 불편하거나 심각하지 않게 도로 일등석에 앉게 되는 소동의 형태로 재치를 보여준다거나 장소를 햇살로 포근하게 담아 영화를 따뜻하게 만들어줍니다.  강제수용소에서 데이비드가 벤지의 어깨에 손을 올릴 때 순간 강제수용소에서 몰입한 벤지의 놀란 감정을 영화 자체의 호흡을 잠시 멎음으로써 인물과 내러티브의 충격 요법을 동일시하는 영화적 화법이 매우 인상적이기도 하고요. 

 

영화는 그렇게 역사를 경유해 배운 ’기억하는 법‘을 현실에 돌아와 일상에서도 적용합니다. 그리고  데이비드가 여행을 통해 성찰한 바를 관객에게도 전달되어 관객의 일상에도 적용되길 바라면서요. 동시에 영화 전체에는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져있는데요. 지나칠 정도로 정반대지만 사실 과거에는 퍽 닮았던 것으로 유추되는 두 인물(벤지의 대사를 통해 유추 가능하듯 데이비드 역시 감성적이었으나 현실에 치여 이성적이 됐다는 점), 끝내 알 수 없는 이유로 자살시도를 했다는 벤지, 자기 집 앞에 추모를 의미하는 행동을 하는 데이비드, 과거와 죽음과 관련된 폴란드 여행 그리고 결말까지 보노라면 어쩌면 벤지는 바쁘게 살아가느라 데이비드가 잊은, 데이비드가 두고 과거에 두고 온, 죽은 자아일지도 모르겠다는 해석의 여지도 있습니다. 벤지는 그렇게 유령이 되어 데이비드를 기다린다는 해석으로요. 모쪼록 폴란드 여행은 치유의 여정이 되어 오롯이는 아니더라도 ’기억‘할 수 있게요.

 

신고공유스크랩

추천인 5


  • 더블샷
  • 카란
    카란

  • 이상건
  • golgo
    golgo

  • min님

댓글 6

댓글 쓰기
추천+댓글을 달면 포인트가 더 올라갑니다
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profile image 1등
제목도 그렇고 은유적인 요소가 많은 작품이네요.
리뷰 감사합니다.
08:39
25.01.28.
profile image 3등
시간이 안 맞아서 못 보고 있었는데 이젠 거의 다 내려간 거 같네요ㅠㅠ
항상 멋진 리뷰 감사히 잘 읽고 있습니다 👍
12:43
25.01.28.
카란
좋은 작품들에 대한 수요가 더 늘어나면 공급이 커질텐데 항상 아쉬워요 ㅠㅠ
저도 카란님 글 항상 챙겨 읽고 있습니다👍
12:55
25.01.28.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로데오] [아마데우스] [브릭레이어] 시사회 신청하세요 2 익무노예 익무노예 3시간 전10:38 596
공지 [케이 넘버] 시사회 당첨자입니다. 1 익무노예 익무노예 3시간 전10:27 376
HOT 한소희, 최민식과 '인턴' 리메이크 앤 해서웨이 ... 6 NeoSun NeoSun 2시간 전11:25 1341
HOT <드래곤 길들이기>의 각양각색 드래곤들 2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1시간 전12:09 457
HOT 로제 'F1' 무비 OST 공식 뮤비 공개 1 NeoSun NeoSun 1시간 전12:39 378
HOT [불금호러 No.81] 시체가 들려주는 세 가지 공포 - 보디 백 3 다크맨 다크맨 3시간 전09:55 631
HOT 제임스 폴리 감독 별세. 향년 71세 2 시작 시작 4시간 전09:00 1466
HOT 트럼프 "제임스 본드 영화에는 관세 안매긴다. 숀 코너... 10 시작 시작 5시간 전08:46 2335
HOT <썬더볼츠*> 삭제된 엘레나 분노 장면과 ‘다른 태스크... 1 카란 카란 2시간 전11:24 980
HOT 정말로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이 시리즈 최... 3 카란 카란 2시간 전11:10 1569
HOT 개봉확정 작품들 - M. 나이트 샤말란 'Remain' / ... 2 NeoSun NeoSun 4시간 전09:09 791
HOT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블러드라인즈' 홍보하는 통... 2 NeoSun NeoSun 4시간 전09:11 726
HOT <소주전쟁> 5월 30일(금) 개봉 확정 4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5시간 전08:37 1070
HOT 2025 시네마테크 친구들 영화제 상영작 목록 2 왕정문 왕정문 5시간 전08:35 669
HOT 제레미 아이언스-바네사 레드그레이브-마이클 요크,3D SF 애... 1 Tulee Tulee 5시간 전08:10 447
HOT 빨리 보고싶은 기대작들 6 Sonatine Sonatine 6시간 전07:47 1381
HOT 폼 클레멘티에프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premiere in... 2 e260 e260 6시간 전07:29 1039
HOT 썬더볼츠*’ 감독, 마블 차기 ‘엑스맨’ 연출 협상 중 4 NeoSun NeoSun 6시간 전07:02 1399
HOT [바이러스] 4 판자 8시간 전05:22 676
HOT 컨저링:마지막의식 1차 예고편 1 zdmoon 12시간 전01:05 1607
HOT 올드가드2 공식 예고편 2 zdmoon 12시간 전01:04 1583
HOT 미션임파서블8 봤어요 13 하늘위로 13시간 전00:54 5326
1175199
image
보고파아아아아 31분 전13:23 272
1175198
normal
golgo golgo 40분 전13:14 208
1175197
image
NeoSun NeoSun 44분 전13:10 367
1175196
image
시작 시작 57분 전12:57 421
1175195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12:39 378
1175194
image
GI 1시간 전12:29 321
1175193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1시간 전12:09 457
1175192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11:45 393
1175191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11:38 437
1175190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11:25 1341
1175189
image
카란 카란 2시간 전11:24 980
1175188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11:22 368
1175187
image
카란 카란 2시간 전11:10 1569
1175186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11:05 602
1175185
image
전단메니아 전단메니아 2시간 전10:58 537
1175184
normal
익무노예 익무노예 3시간 전10:38 596
1175183
image
익무노예 익무노예 3시간 전10:36 445
1175182
image
익무노예 익무노예 3시간 전10:33 487
1175181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10:30 400
1175180
normal
익무노예 익무노예 3시간 전10:27 376
1175179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10:25 433
1175178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10:16 373
1175177
image
뚠뚠는개미 3시간 전10:07 480
1175176
image
다크맨 다크맨 3시간 전09:55 631
1175175
image
NeoSun NeoSun 4시간 전09:53 670
1175174
image
NeoSun NeoSun 4시간 전09:40 841
1175173
image
NeoSun NeoSun 4시간 전09:35 660
1175172
image
zdmoon 4시간 전09:27 492
1175171
normal
NeoSun NeoSun 4시간 전09:27 721
1175170
image
essense 4시간 전09:26 515
1175169
image
NeoSun NeoSun 4시간 전09:11 726
1175168
image
NeoSun NeoSun 4시간 전09:09 791
1175167
image
NeoSun NeoSun 4시간 전09:01 643
1175166
image
NeoSun NeoSun 4시간 전09:00 861
1175165
image
시작 시작 4시간 전09:00 14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