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크모드
  • 목록
  • 아래로
  • 위로
  • 댓글 2
  • 쓰기
  • 검색

The beguilded (1971) 스포일러 있음.

BillEvans
526 3 2

 

 

이 영화를 보며 돈 시겔 감독의 연출 스타일이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젊었을 적 연출 스타일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 영화라고 보아도 좋을 정도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이 좀 더 감상적이고  섬세하기는 하지만.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 연출 스타일의 출발점이 어디였는지 알 수 있다.       

 

 

 

남북전쟁이 막바지에 달하는 시기에, 남부 어느 버려진 대저택에서 벌어지는 사건이니까 고딕호러 성격이 

있는 영화다. 중상을 입고 죽음 목전에까지 다다른 복군 병사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어느 여자아이에 의해 구출되어 남부 버려진 대저택에 간다. 그곳은 여자기숙사 학교로, 교장선생과 교사 그리고 여러 명의 어린 여자아이들 학생이 

있었다. 이 여자들 사이에는 위계질서가 존재한다. 그리고 규율이 존재한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오기 전까지는

이것이 잘 유지되고 있었다. 하지만 젊은 미남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이 고립된 장소에 오자, 

여자들은 성에 굶주려 왔던 자신들을 깨닫는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여자들이 자기를 남군에 넘기지 않도록

살아남으려는 절박함에서, 이 여자 저 여자 다 유혹한다. 때문에, 여자들 사이에서 성에 대한 욕망은

욕망 수준을 넘어서 갈등과 파국 수준으로 치달아간다. 

 

 

 

 

좁은 공간에서 제한된 등장인물들 간에 벌어지는 심리 스릴러다. 사건이래봤자, 외적인 사건이라기보다 

내적인 심리적 사건들이라서, 설득력 있게 표현하기가 까다롭다. 이것을 아주 선명하게 진정성 있게 그리고 

매순간 순간이 흥미진진하게 연출해낸 것은 아주 훌륭한 일이다. 여교장 역을 맡은 제랄딘 페이지가 놀라운 

연기를 보여주었는데, 여자로서는 이미 시들어가는 초로의 역할이다. 규율과 절제를 강조하는 원칙주의자로서 

가난에 시달리는 학교를 어떻게든 꾸려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억척스럽고 강인한 여성이기도 하다. 

하지만 젊어서는 친오빠와의 성에 탐닉하던 쾌락주의자였는데, 친오빠가 가출한 이후 자기를 억제하는

삶을 사는 것이다. 엄청난 성적 갈등을 내면에 품고 사는 여자이지만, 외면적으로는 

규율을 지키고 자기 억제력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이 여자만은 건드렸으면 안되었는데, 이 여자의 마음 빗장을 열어버리고 만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몰락으로 치달아가는 것은 모두 제랄딘 페이지가 하는 것이다. 

하지만 너무나 정열적이고 질투가 많아서 살인까지 저지를 정도의 여자가, 겉보기에는 냉철하고 객관적으로 

그때 그때 최선의 방법을 찾아 노력하는 것으로 위장한다. 제랄딘 페이지는 그 내면적인 에너지에서 

클린트 이스트우드나 다른 여자들을 압도하며 저택에 큰 그림자를 드리운다. 

 

영화가 굉장히 재미있다.      

사실 영화의 내적 공간이 상당히 넓은데, 그래서 이 영화를 다양한 방식으로 만들 수 있었다.

가령 전통적인 고딕 호러 방식 영화로 만들어졌을 수도 있다. 혹은, 쇠락해 가는 남부 어느 가문에 촛점을 두어서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식으로 풀어낼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 고립된 대저택에서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제랄딘 페이지 등 여러 명의 성에 굶주린 여성들 간 갈등을 그린 것이니까, 페미니즘의 요소가 들어있기도 하다. 

이 중 어떤 방식을 선택하느냐를 보면 감독 스타일을 알 수 있다. 

돈 시겔 감독 선택은, 규모를 아주 줄이고 아주 꽉 짜여진 스릴러 영화를 능수능란하게 연출해내는 것이었다. 

얘술적 야심 별로 없다. 텍스트에 대한 창조적인 해석도 별로 없다. 하지만 대신, 영화 주제의 선명성 그리고 

등장인물들의 행동을 긴장감 있게 흥미진진하게 그려내고 있으며, 이것을 영화 내내 유지해 간다. 

뻔한 장면도 뻔하지 않고 흥미진진하게 만든다. 돈 시겔 감독은 뛰어난 장인이다.

 

 

신고공유스크랩

추천인 3

  • golgo
    golgo

댓글 2

댓글 쓰기
추천+댓글을 달면 포인트가 더 올라갑니다
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profile image 1등
영화 내용이 상당히 파격적이네요. 리메이크판보다 이걸 먼저 봐야겠습니다.
08:20
22.04.14.
BillEvans 작성자
golgo
리메이크판은 좀 말이 많더군요. 그냥 소피아 코폴라 감독 영화라고.
10:23
22.04.14.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도뷔시] 시사회에 초대합니다. 2 익무노예 익무노예 18시간 전22:17 542
공지 [디피컬트] 시사회에 초대합니다. 9 익무노예 익무노예 3일 전20:46 1373
HOT ‘가여운 것들’ 디플 5월16일 업 2 NeoSun NeoSun 54분 전16:05 203
HOT <메이즈 러너> 리부트 결정 2 카란 카란 1시간 전15:47 308
HOT 혹성탈출 새로운시대 아트카드 실물 2 전단메니아 전단메니아 1시간 전15:18 305
HOT 나를 울리는 영화들 2 Sonachine Sonachine 40분 전16:19 168
HOT <분노의 질주> 완결편, 2026년 6월 미국 개봉 예정 4 카란 카란 2시간 전14:48 374
HOT "범죄도시4, 해도 해도 너무한다"…전주국제영화제... 9 시작 시작 2시간 전14:19 1164
HOT '고질라 마이너스 원' 일본 아마존 프라임 1위! 3 하드보일드느와르 1시간 전15:02 287
HOT 로튼 선정 역대 최고의 수퍼히어로 무비 10 3 NeoSun NeoSun 3시간 전13:59 760
HOT 역대 최고 수준으로 망한 코메디 영화 10 totalrecall 2시간 전14:15 1626
HOT 마틴 프리먼, 제나 오르테가와의 성적 장면 비판에 반응 4 카란 카란 6시간 전10:41 1867
HOT Brimstone (2017) 걸작 서부극. 스포일러 없음. 3 BillEvans 6시간 전10:26 557
HOT <젠 V> 제작진, 사망한 챈스 퍼도모 대역 배우 없이 간다 6 카란 카란 3시간 전13:39 773
HOT 콜라이더 편집장이 올린 CCXP ‘인사이드 아웃 2’ 전시 모습 2 NeoSun NeoSun 3시간 전13:38 261
HOT <다음 소희>를 보고 나서 (스포 O) - 김시은, 배두나 ... 6 톰행크스 톰행크스 4시간 전12:44 273
HOT 스타워즈 시리즈 박스오피스 랭크 탑12 1 NeoSun NeoSun 5시간 전11:10 572
HOT 장쯔이, 진가신 감독 새 영화 "장원롱(酱园弄)" ... 2 손별이 손별이 4시간 전12:16 659
HOT 마동석이 올린 어린이날 기념 마블리 변천사 2 NeoSun NeoSun 6시간 전10:49 978
HOT 전주영화제)배두나배우님의 관객팬들 대하는 모습들은 참 감... 6 이안커티스 이안커티스 8시간 전08:02 1796
HOT ‘데드풀 & 울버린’ 뉴 푸티지 4 NeoSun NeoSun 7시간 전09:37 987
HOT 아카데미상을 놓친 에단 호크에게 덴젤 워싱턴이 한 조언 11 카란 카란 6시간 전10:01 1916
1135404
image
NeoSun NeoSun 24분 전16:35 99
1135403
image
카란 카란 37분 전16:22 135
1135402
image
NeoSun NeoSun 37분 전16:22 156
1135401
image
NeoSun NeoSun 38분 전16:21 130
1135400
image
Sonachine Sonachine 40분 전16:19 168
1135399
image
NeoSun NeoSun 45분 전16:14 118
1135398
image
NeoSun NeoSun 54분 전16:05 203
1135397
image
카란 카란 56분 전16:03 143
1135396
image
카란 카란 1시간 전15:47 308
1135395
image
전단메니아 전단메니아 1시간 전15:18 305
1135394
image
하드보일드느와르 1시간 전15:02 287
1135393
image
카란 카란 2시간 전14:48 374
1135392
image
시작 시작 2시간 전14:19 1164
1135391
normal
totalrecall 2시간 전14:15 1626
1135390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2시간 전14:14 263
1135389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2시간 전14:13 260
1135388
image
Sonachine Sonachine 2시간 전14:02 200
1135387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13:59 760
1135386
normal
미래영화감독 3시간 전13:55 451
1135385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13:54 337
1135384
image
카란 카란 3시간 전13:39 773
1135383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13:38 261
1135382
image
ranxiu427 ranxiu427 3시간 전13:02 740
1135381
image
톰행크스 톰행크스 4시간 전12:44 273
1135380
normal
dkfjdjdjsjw 4시간 전12:22 314
1135379
image
손별이 손별이 4시간 전12:16 659
1135378
image
전단메니아 전단메니아 5시간 전11:37 1281
1135377
image
전단메니아 전단메니아 5시간 전11:34 921
1135376
image
호러블맨 호러블맨 5시간 전11:17 268
1135375
image
NeoSun NeoSun 5시간 전11:10 572
1135374
image
호러블맨 호러블맨 5시간 전11:03 415
1135373
image
호러블맨 호러블맨 5시간 전11:02 223
1135372
image
호러블맨 호러블맨 5시간 전11:01 537
1135371
image
NeoSun NeoSun 6시간 전10:58 257
1135370
image
NeoSun NeoSun 6시간 전10:53 400